정용진 ‘맹탕’ 사과에 들끓는 광주, 규탄 여론 확산

시민사회·정치권, 실질적 책임·재발 방지 대책 촉구

임영진 기자 looks@gwangnam.co.kr
2026년 05월 26일(화) 18:42
26일 오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5·18기념재단과 공법3단체(부상자회·공로자회·유족회)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5·18 폄훼 표현으로 물의를 일으킨 스타벅스 코리아와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을 규탄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최기남 기자 bluesky@gwangnam.co.kr
26일 오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5·18기념재단과 공법3단체(부상자회·공로자회·유족회)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5·18 폄훼 표현으로 물의를 일으킨 스타벅스 코리아와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을 규탄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최기남 기자 bluesky@gwangnam.co.kr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스타벅스 코리아의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에 대해 9일 만에 공개 사과했지만 광주 지역사회의 분노는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정용진 회장과 신세계그룹은 26일 오전 서울 조선팰리스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스타벅스 코리아의 ‘탱크데이’ 마케팅에 대해 대국민 사과했다.

정 회장은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며 재발 방지와 내부 시스템 전면 점검을 약속했지만 뒤이어 공개된 그룹 차원의 자체 조사 결과에서는 임직원들의 역사 인식 부재 정황이 잇따라 드러났다.

신세계그룹은 자체 조사 과정에서 일부 실무진이 휴대전화 제출을 거부해 정확한 경위 파악에 한계가 있었다고 밝혔다.

또 문제의 문구와 이미지 사용 과정에 대해 “고의성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결재 라인 전반에서 해당 표현의 역사적 맥락과 사회적 파장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던 사실도 확인됐다.

이에 대해 오월단체와 광주 정치권, 시민사회는 “문제 인식이 결여된 알맹이, 진정성 없는 사과”라고 규탄했다.

5·18 공법3단체와 5·18기념재단은 이날 오후 광주 동구 5·18 민주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 회장의 사과에 대해 “진정성 없는 사과문 몇 줄로 넘어갈 문제가 아니라”고 일축하는 한편, 정 회장을 향한 추가 고발과 상경 투쟁도 검토키로 했다.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는 “정 회장의 대국민 사과는 일말의 진정성도 찾아볼 수 없는 맹탕 회견이라고 비판하며 철저한 진상 규명과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했다.

전남광주 지역구 국회의원들은 “안 하느만 못한 회견”, “변명일 뿐”, “제시한 프레임은 거짓”이라며 한목소리로 미흡했다고 평가했다.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은 “꼬리 자르기가 아닌 실질적 책임을 요구한다”며 “정 회장의 대국민 사과는 책임을 축소하고 진실을 덮으려는 전형적인 ‘반쪽짜리 해명’”이라고 비판했다.

광주시민단체협의회(협의회)도 이날 성명을 내고 정 회장과 신세계그룹을 규탄했으며, 광주YMCA도 “정 회장의 사과만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며 규탄 목소리를 더했다.

앞서 스타벅스 코리아는 지난 18일 5·18민주화운동 46주기 당일 텀블러 판매 광고에서 ‘탱크데이’와 ‘책상에 탁!’ 등의 표현을 사용해 논란을 빚었다.

5·18 당시 계엄군의 군 장비 투입과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연상시킨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시민사회와 정치권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정 회장의 사과 이후에도 광주지역 스타벅스 매장 곳곳에서는 불매 여파가 감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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