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발위] 풍부한 문화자산 품고도 활용은 ‘걸음마’ 수준

[국가유산, 지역의 미래 잇다] <2>연계 사업 현주소
국가 콘텐츠 확대 기조 속 지역 산업 연계 부족
"보존 넘어 창업·체험 결합한 생태계 구축 필요"

임영진 기자 looks@gwangnam.co.kr 송태영 기자 sty1235@gwangnam.co.kr
2026년 05월 28일(목) 18:34
밤에 만나는 광주 ‘시간 위를 걷다’를 주제로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과 광주읍성, 서석초 일원에서 열린 ‘2026 광주국가유산야행’을 찾은 시민들이 광주읍성가는길을 표현한 ‘빛터널’을 걷고 있다. 최기남 기자 bluesky@gwangnam.co.kr
광주·전남이 다양한 국가유산 자원을 보유하고도 이를 활용한 사회적경제·관광산업 기반은 여전히 취약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풍부한 역사·문화 자산이 지역의 미래 먹거리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국가유산을 지역 산업과 연계하려는 체계적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2024년 12월 누적 기준 전국 국가유산형 사회적기업은 31개소, 예비사회적기업은 72개소로 집계됐다. 국가유산을 기반으로 한 사회적경제 조직은 총 103개소 규모다.

이들 기업은 국가유산을 활용한 교육·체험, 전통공예 상품 개발, 공연·행사, 콘텐츠 제작, 도시재생, 보존·관리 사업 등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동시에 문화서비스 확대와 일자리 창출 등 공공적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국가유산청은 국가유산형 사회적경제 지정과 창업·경영 지원 정책을 통해 관련 산업 생태계 확대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2021~2024년 사업개발비를 지원받은 50개 기업의 매출은 총 67억4100만원에서 120억3200만원으로 증가했고, 245명의 신규 일자리도 창출됐다.

그러나 지역별 편차는 뚜렷하다. 수도권은 서울 34개소(사회적기업 9개·예비사회적기업 25개), 경기 12개소(4개·8개), 인천 4개소(2개·2개) 등 전국 절반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했다.

영남권 역시 경북 12개소(3개·9개), 경남 5개소(2개·3개), 부산 3개소(1개·2개), 대구 3개소(1개·2개), 울산 2개소(1개·1개) 등 비교적 탄탄한 산업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반면 광주는 3개소(사회적기업 1개·예비사회적기업 2개), 전남은 예비사회적기업 2개소에 그쳤다. 광주·전남 전체를 합쳐도 전국의 4.8% 수준이다.

하지만 국가유산 규모 자체는 다른 지역에 뒤지지 않는다. 지난 3월 기준 광주·전남의 국가지정·등록유산(국보·보물·사적·천연기념물 등)은 총 464개로 집계됐다. 광주 32개, 전남 432개다. 이는 부산·경남 451개, 인천·경기 435개, 대전·충남 290개보다 많은 수준이다.

그럼에도 지역에서는 국가유산을 활용한 체험 프로그램과 관광 브랜드, 디지털 콘텐츠, 지역 연계 상품 개발 등이 아직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 곳곳에 역사성과 주민 삶의 기억이 녹아 있는 문화유산이 산재해 있지만, 산업적 활용과 연결되는 사례는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어린이 문화해설사가 지난 4월 열린 광주 국가유산 야행 프로그램의 참가자에게 광주유형문화유산 ‘광주재명석등’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광주 동구청
지난 4월25일 막을 내린 ‘2026 광주 국가유산 야행’은 이틀간 3만4000여명이 찾으며 큰 호응을 얻었다. 사진제공=광주 동구청


최근에는 변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광주 동구는 스마트관광 플랫폼 ‘광주 아트패스’를 활용해 지난달 ‘광주 국가유산 야행’ 참여자를 모집했다. 관광객들은 5·18민주광장과 광주읍성 유허 일원에서 ‘흑백미식가’, ‘사또의 하루’, ‘옛날 교실 체험’ 등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지역 역사와 문화를 체험했다.

전남에서는 순천 선암사 원통전과 송광사 응진당, 여수 흥국사 제석천·천룡도 등이 최근 국가유산청의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 지정 예고 대상에 포함되면서 지역 문화유산의 역사·예술적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국가유산 사업은 단순한 수익사업이 아니라 문화·역사적 가치를 기반으로 공공성과 경제성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분야”라며 “일반 산업군과 차별화된 국가유산 분야 맞춤형 창업 지원 체계를 강화하고, 국가유산 보호와 활용을 연계한 창업 모델 육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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