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해방문학 지평 넓힌 고정희 시인 추모

고정희기념사업회, ‘고정희 문화제’ 4∼6일 해남
영화제·북콘서트·추모제·시그림전시회 등 다채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2026년 06월 03일(수) 15:24
‘2026 고정희 문화제’ 표지
‘누가 홀로 술틀을 밟고 있는가’와 ‘실락원기행’, ‘초혼제’ 등의 시집을 남긴 고정희 시인의 삶과 시정신을 기리는 기념행사가 마련된다,

고정희기념사업회(회장 강순이)는 올해 35주기를 맞은 전남 해남 출생 고정희 시인(1948∼1991·본명 고성애)의 삶과 시정신을 기릴 ‘2026 고정희 문화제’를 4일부터 6일까지 시인의 고향 해남에서 갖는다고 3일 밝혔다.

이번 문화제는 영화제와 북콘서트를 비롯해 추모제와 전시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고정희 영화제 영화상영이 4일 오후 7시 해남시네마에서 문화제 서막을 연다. 영화 ‘나무의 노래’ 상영을 통해 시인의 삶과 문학정신을 되새기자는 취지다.

이어 김이듬 시인을 초청해 북콘서트와 ‘미워하고 슬퍼하고 사랑하며 명작 쓰기’ 행사는 5일 전라남도교육청 해남도서관에서 열린다. 김 시인의 강연을 위시로 시노래 공연과 시 낭독극 및 고정희 시노래 합창, 관객과 함께 부르는 노래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또 문화제 메인 행사인 제35주기 추모제는 마지막 날인 6일 해남군 삼산면 송정길 45번지 소재 시인의 묘역에서 ‘뜨락에서 함께하는 노래와 시’를 주제로 거행된다.

이밖에 문학과 영상을 통해 고정희 시인의 작품세계를 접할 ‘학교로 찾아가는 해남문학’ 프로그램은 6월 한 달 동안 우수영중학교와 해남서초등학교에서 진행되고, 고정희 시그림 전시회는 30일까지 전라남도교육청해남도서관 3층 갤러리에서 열린다.

강순이 회장은 고정희 문화제에 대해 “시대의 고통과 희망을 끌어안은 시인의 문학정신을 기리고, 그가 남긴 시와 사유를 오늘의 언어로 다시 만나기 위한 자리”라면서 “동시에 지역과 세대가 함께 어우러져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데 그 의미가 있다. 시인의 시를 다시 읽고 나누는 시간이 과거를 기리는데 머무르지 않고 오늘의 사회를 비추는, 살아있는 문화적 실천이 되고자 한다”고 전했다.

고정희 시인은 1975년 ‘현대시학’을 통해 등단했으며, 생전 시작 활동은 물론이고 사회적 실천에 노력을 기울였다. 한국 여성 해방 문학의 지평을 넓히는 데 한몫을 담당했으며, 여성들의 자발적인 출연으로 창간된 여성 정론지 ‘여성신문’의 초대 주간을 맡아 1년간 그 기틀을 다지는 데 기여했다. 고 시인은 ‘이 시대의 아벨’과 ‘상한 영혼을 위하여’, ‘여성해방출사표’ 등 작품집을 통해 여성과 민중 및 시대의 아픔을 노래하며, 한국 여성주의 문학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1988년 여성신문 초대 편집주간을 맡아 여성언론의 새로운 길을 여는데도 온힘을 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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