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번지는 시국선언…집계 사이트까지 등장

성명·선언문 집계 온라인 사이트 ‘한 표의 기록’ 개설
광주·전남 12개 대학 참여…재발 방지책 요구 ‘최다’

임영진 기자 looks@gwangnam.co.kr
2026년 06월 14일(일) 17:41
‘한 표의 기록’ 사이트
6·3 지방선거 당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둘러싸고 전국 대학가의 시국선언이 확산하는 가운데, 관련 성명과 선언문을 집계한 인터넷 사이트까지 등장하며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14일 인터넷 등에 따르면 ‘한 표의 기록’ 사이트에는 현재까지 전국 212개 대학(241개 캠퍼스)에서 발표한 성명과 시국선언문 391건이 수집·게시됐다.

지난 4일 개설된 이 사이트는 “참정권이 멈춘 자리를 기록한다”는 취지로 전국 대학 학생회와 학생단체, 개인이 발표한 성명과 대자보 등을 모아 공개하고 있다. 개설자는 “누군가의 한 표가 행사되지 못했다”며 “사라진 한 표를 기록하기 위해 사이트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광주·전남 지역에서도 대학가의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광주에서는 전남대와 조선대, 호남대, 광주대, 송원대, 남부대가 성명에 참여했고, 전남에서는 세한대, 국립목포대, 국립목포해양대, 동신대, 한국에너지공대, 국립순천대 등이 이름을 올렸다.

사이트 분석 결과 대학가에서 가장 많이 요구한 사항은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이었다. 전체 성명 가운데 251건(64%)이 재발 방지 대책 수립을 촉구했으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관계 당국을 규탄하는 내용은 190건(49%)으로 집계됐다.

성명문에서 가장 자주 언급된 단어는 ‘민주주의’였고, 이어 ‘참정권’, ‘신뢰’, ‘공정성’ 순으로 나타났다. 대학생들은 이번 사태를 특정 정당이나 진영의 문제가 아닌 국민 기본권인 참정권 침해 문제로 규정하며 정쟁의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광주지역에서는 지난 11일 전남대 총학생회 등이 시국선언을 했다.

윤동규 전남대 총학생회장은 선언문을 통해 “서울을 비롯한 여러 지역 투표소에서 투표용지 부족으로 유권자들이 장시간 대기하거나 투표하지 못하는 혼란이 발생했다”며 “국민의 참정권을 보장해야 할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기본적인 선거 관리에 실패해 선거에 대한 국민 신뢰를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참정권 보장을 위해 부여된 독립적 지위가 오히려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못한 결과로 이어졌다”고 비판했다.

학생들은 이날 5·18민주화운동과 6·10민주항쟁의 역사적 의미를 언급하며 이번 사태를 민주주의 가치와 연결해 해석했다.

이들은 “5·18민주화운동과 6·10민주항쟁은 모두 대학생들의 참여와 열정에서 시작됐다”며 “오월 광주의 정신이 살아 있는 전남대학교 5·18광장에서 국가에 의한 참정권 침해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책임을 묻는다”고 강조했다.

또 공동 요구안으로 △국정조사 및 특별검사를 통한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 △참정권 침해 피해자에 대한 실효성 있는 구제 방안 마련 △정부와 국회의 재발 방지 대책 수립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구조 개혁 △청년과 시민이 참여하는 독립적 감시기구 설치 등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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