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특수 기대 안 했는데"…외식업계 ‘활짝’

평일 오전 킥오프에도 음식점·카페 등 주문 급증
소상공인 "예상 밖 매출 효과…회복 계기 되길"

김은지 기자 eunzy@gwangnam.co.kr
2026년 06월 14일(일) 18:01
평일 오전에 열린 월드컵 경기에도 광주지역 외식업계가 모처럼 활기를 띠었다. 경기 시간대 특수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우려와 달리 단체 예약과 배달 주문이 잇따르면서 일부 자영업자들은 예상 밖 매출 증가를 체감했다. 특히 직장과 가정에서 경기를 시청하는 이른바 ‘집관족’이 늘면서 배달·포장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광주지역 외식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전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한국 대표팀 조별리그 첫 경기를 전후해 식당과 주점, 치킨·분식 업종 등을 중심으로 예약 문의와 주문량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대회는 미국·캐나다·멕시코에서 개최되면서 한국 경기가 주로 오전 시간대에 편성됐다. 이에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과거 월드컵처럼 야간 응원 수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적지 않았다. 평일 오전 경기인 데다 직장인과 학생 대부분이 일상생활을 이어가는 시간인 만큼 소비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그러나 실제 현장 분위기는 달랐다. 광주 북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섭씨(38)는 주요 스포츠 대회가 열릴 때마다 손님들이 함께 경기를 즐길 수 있도록 매장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은 경기 시간이 오전으로 편성되면서 활용 기회가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김섭씨는 “스포츠 국제 경기가 있을 때 손님이 몰릴 것을 대비해 대형 스크린을 구비해뒀는데 올해 월드컵은 쓰지 못할 것 같아 아쉬움이 컸다”며 “그런데 예선 첫 경기를 일주일 정도 앞두고부터 단체 예약이 잡히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보통 저녁 장사가 주를 이루기 때문에 점심시간대 큰 매출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경기 당일에는 오전 일찍부터 배달 주문이 연속으로 들어왔고 점심 손님도 평소보다 유독 많았다”고 설명했다.

김씨가 운영하는 업소뿐 아니라 다른 외식업체들도 비슷한 변화를 체감했다. 광주 서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이수연씨(37)도 예상치 못한 월드컵 효과를 경험했다.

이 씨는 “오전 경기라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경기 시작 전부터 커피와 샌드위치, 베이커리류 단체 주문이 잇따랐다”며 “아무래도 금요일이 다른 평일에 비해 매출이 적게 나오는 편인데, 회사에서 함께 경기를 보려는 직장인들의 주문도 많았고 평소보다 이른 시간부터 배달이 몰렸다”고 밝혔다.

이처럼 이번 월드컵은 경기 시간이 오전으로 편성됐음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높은 관심을 끌며 외식업계 전반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업계에서는 응원 문화의 변화가 이 같은 소비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월드컵이 식당이나 주점에 모여 단체 응원을 펼치는 형태가 주를 이뤘다면, 이번에는 직장 휴게공간이나 사무실, 가정에서 경기를 시청하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배달과 포장 중심의 소비가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특히, 최근 고물가와 경기 침체 여파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월드컵 특수는 지역 소상공인들에게 반가운 호재가 되고 있다. 특히 점심시간 매출 비중이 크지 않은 업소들까지 매출 증가 효과를 체감하면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외식업계는 대표팀 성적이 좋아질수록 응원 수요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남은 조별리그 경기에서도 시민들의 관심이 이어질 경우 관련 소비가 추가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다.

광주지역 한 자영업자는 “처음에는 경기 시간이 너무 일러 월드컵 효과가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생각보다 응원 열기가 높았고 배달 주문도 꾸준히 들어와 오랜만에 활기를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대표팀이 좋은 흐름을 이어간다면 응원 수요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며 “침체된 경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월드컵이 소상공인들에게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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