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유가 안정세…중기 체감경기는 ‘제자리’

지역 산업계, 원자재·물류비 부담 등 완화 기대감
인건비 등 고정비 가중…"정부 정책적 지원 필요"

윤용성 기자 yo1404@gwangnam.co.kr
2026년 06월 18일(목) 18:02
미국과 이란 간 긴장 완화로 국제 유가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맞춰 광주·전남지역 중소 제조업계에서는 “원료와 물류비 등 부담 완화”에 대한 기대감과 “수요 회복 지연, 고정비 부담 등으로 인해 체감 경기는 크게 나아지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교차하고 있다.

18일 산업계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간) 공개된 미·이란 종전 MOU에서 미국은 이란에 대한 해상봉쇄를 즉시 해제하고 원유 및 석유화학 제품 수출을 허용하기로 했다.

원유 판매와 관련된 금융결제, 보험, 해상운송 등 제재도 함께 완화된다.

이에 따라 미국의 제재로 수출이 제한됐던 이란산 원유가 다시 국제시장에 공급될 전망이다.

이 같은 합의 속 전쟁이 격화되던 시기 배럴당 125달러까지 치솟았던 브렌트유는 80달러대로 내려왔다.

또 골드만삭스는 내년 브렌트유 연평균 가격 전망치를 기존 배럴당 80달러에서 75달러(약 11만 4330원)로 낮췄다.

이에 따라 원유를 기반으로 한 석유화학 원료와 물류비 부담이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지역 산업계에 확산되는 분위기다.

실제 중소 제조업체들은 그동안 원자재 가격 급등과 물류비 상승의 이중 부담에 직면해왔다.

특히 자동차 부품과 금속 가공 업종은 원재료비가 전체 제조원가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경우도 많아 유가 변동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플라스틱 가공업체 대표 김승남씨는 “지난해와 비교하면 원자재 가격이 많게는 10~20% 이상 오른 상태에서 버텨왔다. 석유화학 원료 가격이 안정되면 생산 단가를 5~10% 정도 낮출 여지는 있다”며 “그동안 원가 부담이 커서 마진이 거의 남지 않았던 상황에서 긍정적인 신호다”고 설명했다.

반면,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에너지 비용 하락이 단기적으로 숨통을 틔워줄 수는 있으나 경영 환경 개선으로 이어지기에는 수요 회복 지연, 고정비 부담 등 변수가 많아서다.

글로벌 경기 둔화 영향으로 제품 주문이 줄면서 생산량 자체가 늘지 않고 있어 유가 하락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고, 기름값이 조금 내려도 매달 나가는 비용이 크게 줄지 않기 때문에 경영 부담이 쉽게 완화되지는 않는 상황이다.

이밖에도 원자재 가격과 환율 변동까지 이어지면서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금속 가공업체 관계자는 “비용이 조금 내려가도 주문이 늘지 않으면 큰 의미가 없다”며 “최근 거래처 발주량이 지난해보다 10% 이상 줄어든 상태라 체감 경기는 여전히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유가가 안정되더라도 전기료와 인건비 등 고정비 비중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며 “전체 비용 구조에서 차지하는 부담을 고려하면 체감 개선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유가 안정이 긍정적인 신호인 것은 맞지만, 기업들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경영 개선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도 함께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윤상용 경제학박사는 “기름값이 내려가면서 기업들의 부담이 일부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처럼 수요가 부족한 상황에서는 기업 스스로 버티는 데 한계가 있다”며 “이럴 때는 정부가 금융이나 세제 측면에서 부담을 덜어주는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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