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단속 피하는 ‘술타기’…처벌 근거 마련한다

대법원, 음주측정방해범죄 양형기준 신설논의 본격화
광주 첫 적발 사례 나와 "고의 법질서 훼손" 엄벌 기류

임영진 기자 looks@gwangnam.co.kr
2026년 06월 23일(화) 18:17
대법원
대법원이 음주운전 단속을 피하기 위해 사고 후 추가로 술을 마시는 이른바 ‘술타기’ 범죄에 대한 별도 양형기준 마련에 착수하면서 음주운전 범죄 전반에 대한 사법부의 처벌 기조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광주에서도 올해 처음으로 관련 사례가 적발되면서 지역 법조계 역시 양형기준 정비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최근 제146차 전체회의를 열고 교통범죄 및 대부업법·채권추심법 위반 범죄 양형기준 수정안을 심의했다.

양형위는 이번 회의에서 ‘10년 내 음주운전·음주측정거부·음주측정방해 재범’을 새로운 양형기준 설정 범위에 포함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음주운전 전력 횟수를 중심으로 가중처벌이 이뤄졌지만,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 이후 개정된 도로교통법 취지를 반영해 재범 기간을 10년으로 설정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특히 음주운전 단속이나 사고 직후 추가로 술을 마셔 실제 운전 당시 혈중알코올농도 측정을 어렵게 만드는 ‘술타기’ 범죄가 처음으로 양형기준 논의 대상에 포함됐다.

술타기는 음주 사실을 은폐하거나 처벌 수위를 낮추기 위해 경찰의 음주측정을 방해하는 수법이다. 지난해 이른바 ‘김호중법’ 시행으로 음주측정방해죄가 신설되면서 처벌 근거가 마련됐고, 최근 관련 판례가 축적되면서 독자적인 양형기준 마련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풀이된다.

광주에서도 개정 법률 적용 사례가 이미 나왔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지난 3월 음주운전 의심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을 본 뒤 인근 편의점에서 맥주를 추가로 마신 20대 운전자에게 음주측정방해 혐의를 적용했다.

당시 운전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정지 수준으로 측정됐지만 경찰은 운전 당시 상태와 현장 정황 등을 종합해 고의적인 측정 방해 행위로 판단했다. 이는 광주지역에서 음주측정방해죄가 적용된 첫 사례로 알려졌다.

법원의 음주운전 범죄에 대한 엄벌 기조도 이어지고 있다.

광주지법 제1-1형사부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치사) 및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60대 A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찰과 피고인 측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의 징역 3년을 유지했다.

A씨는 지난해 3월 전남 완도군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215%의 만취 상태로 화물차를 운전하다 자전거를 타고 가던 60대 남성을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집행유예 기간 중 다시 음주운전을 해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혈중알코올농도 수치가 매우 높고 유족과 합의하지 못하는 등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고 판시했다.

지역 법조계는 이번 양형기준 마련이 음주운전 범죄 억제와 양형의 일관성 확보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음주운전 재범과 술타기 범죄가 단순 교통법규 위반을 넘어 법질서를 훼손하는 행위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향후 법원의 판단도 더욱 엄격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광주의 한 변호사는 “음주측정방해 범죄는 사회적 위험성이 매우 크지만 지금까지는 명확한 양형기준이 없어 법원별 형량 편차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기준을 마련하면 처벌 수위의 예측 가능성과 양형의 통일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술타기는 단속을 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증거를 훼손하는 행위라는 점에서 일반 음주운전보다 비난 가능성이 크다”며 “향후 양형기준이 마련되면 실형 선고가 증가하는 등 처벌 수위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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