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고]‘거안사위(居安思危)’ 마음으로 여름 맞이하자 최정식 광주서부소방서장
최정식 gn@gwangnam.co.kr |
| 2026년 06월 24일(수) 17:29 |
![]() |
| 최정식 광주서부소방서장 |
2026년 우리나라 기상청과 미국 해양대기청(NOAA)은 올여름 한반도 기상의 최대 변수로 ‘엘니뇨(EI Nino)’를 지목했다, 특히 전 세계 해양 열용량이 관측 이래 최고치를 기록함에 따라, 해수면 온도가 급격히 높아지는 ‘수퍼 엘니뇨’로 발달할 확률이 80%를 상회한다는 분석이다.
많은 이들이 “올해 비가 많이 오는가?”를 묻지만, 기상청의 전망은 조금 다르다. 전체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할 것(50% 확률)으로 예상되지만, 진짜 문제는 ‘양’이 아니라 비가 내리는 ‘형태’다. 북서태평양의 뜨거운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유입된 엄청난 수증기가 북쪽의 차가운 공기와 격렬하게 충돌하며 좁은 지역에 짧은 시간 동안 폭발적으로 비를 쏟아붓는 현상이 잦아질 전망이다. 최근 집중호우 빈도가 과거보다 크게 급증한 만큼, 우리는 ‘소나기성 물폭탄’을 각별히 경계해야 한다.
지난 2025년 7월 17일 광주에는 하루 누적 강수량 426.4㎜라는 관측 이래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당시 북구와 남구를 중심으로 시간당 최대 105㎜의 폭우가 집중돼 하수구 역류·복개천 범람·지하차도 침수 등 시설 전반에 큰 영향을 줬다.
이처럼 ‘국지성 극한호우’는 저지대 침수와 산사태 등 생명과 직결된 위험을 초래하는 만큼, 안전한 여름나기를 위해 지금 당장 우리가 선제적으로 할 수 있는 핵심 안전관리에 대해 알아보자.
우선 주택에서는 장마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베란다 배수구와 집 주변 하수구에 쌓인 낙엽, 쓰레기 등을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 배수 능력이 저하되면 순식간에 저지대 주택의 마당이나 지하층이 물에 잠길 수 있기 때문이다.
강한 바람을 동반한 비바람에 대비하여 창문은 완전히 닫고 잠금장치를 걸어둬야 한다. 노후화된 창틀이나 외벽 실리콘 균열 사이로 빗물이 스며들면 누전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사전 보수가 필요하다.
침수 우려가 있을 때는 가장 먼저 가전제품의 플러그를 뽑고, 메인 차단기(두꺼비집)을 내려야 한다. 물은 전기를 잘 전도하기 때문에 감전 사고로 인한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빗길에서는 타이어와 도로 사이에 수막 현상으로 인해 차량이 미끄러지기 쉽다. 규정 속도보다 20%에서 최대 50%까지 감속 운행하고, 앞차와의 거리는 평소의 2배 이상 유지 해야 한다.
타이어 높이의 3분의1이상, 자동차 배기구가 물에 잠길 만한 깊이로 물이 차오른 도로와 지하차도는 절대로 진입해서는 안된다. 차량 엔진에 물이 유입되면 시동이 꺼져 고립될 수 있으며, 외부 수압으로 인해 차량 문이 열리지 않아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폭우 속에서 지하 주차장에 물이 고이기 시작한다면 이미 차를 밖으로 빼기에는 늦은 상태다. 과감하게 차량을 포기하고 즉시 계단을 통해 지상으로 대피하는 것이 소중한 ‘생명’을 지키는 유일한 선택일 것이다.
하천 주변, 산간 계곡 등은 장마철에 가장 위험한 장소로, 집중호우로 인해 지반이 약해지면 산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경사지에서 갑자기 물이 솟구치거나, 바람이 없는데도 나무가 흔들리고 흙이 무너져 내리는 징후가 보이면 즉시 안전한 공터나 대피장소로 이동해야 한다.
산간 계곡이나 도심 하천은 상류에 내린 비로 인해 순식간에 물이 불어난다.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 하천변 산책로 이용을 즉시 중단하고, 징검다리나 낮은 교량을 건너는 행위는 삼가야 한다.
침수가 돼 긴급 대피해야 할 경우에는 먼저 신호등, 가로등, 전신주 등 전기시설물에서 멀리 떨어져 이동하고, 즉시 가까운 건물의 2층 이상 높은 곳으로 대피해야 한다. 또한, 대피시에는 물의 소용돌이가 있는 곳, 맨홀, 하수도 근처는 추락 및 휩쓸림 위험이 있으므로 피하고 가능하다면 긴 막대기로 바닥을 짚어 확인하며 천천히 이동하는 것이 좋다.
재난은 소리 없이 찾아오지만, 그 흔적은 깊고 참혹하다. 많은 사람들이 기상청의 예보를 들으면서도 “설마 내가 사는 곳에 문제가 생기겠어?”라는 안일한 마음으로 대수롭지 않게 넘기곤 한다. 그러나 자연재해 앞에서는 과도할 만큼 철저하게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거안사위(居安思危)’, 편안히 살 때 위태로움을 생각하자는 말이다.
다가오는 장마철, “이 정도면 괜찮겠지”라는 방심을 버리고 우리 모두가 ‘거안사위’의 마음가짐으로 철저히 준비하자. 지역 사회가 함께 노력할 때, 이번 여름은 재난의 계절이 아닌 안전하고 평온한 계절로 기억될 것이다.
최정식 gn@gwangnam.co.kr
최정식 gn@gwangnam.co.kr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