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민주화 넘어선 인간 존엄의 역사"

[옛전남도청복원추진단, 옛전남도청 복원 의미 강좌]
김동춘 성공회대 명예교수 "국가폭력 맞선 시민 저항"
발포 명령자·암매장 의혹 핵심 진실 아직 미해결 강조

글·사진=송태영 기자 sty1235@gwangnam.co.kr
2026년 06월 24일(수) 18:28
옛전남도청복원추진단은 24일 옛 전남도청 별관 3층 세미나실에서 ‘다시 돌아온 옛 전남도청, 복원의 의미’ 강좌를 개최했다. 김동춘 성공회대 명예교수가 ‘우리에게 5·18은 무엇이었나?’란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김동춘 성공회대 명예교수는 24일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별관 3층 세미나실에서 열린 ‘다시 돌아온 옛 전남도청, 복원 의미’ 강좌에서 “1980년 5월, 광주에서 벌어진 사건은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가장 격렬하고 비극적인 장면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5·18의 진실을 끝까지 밝히고 기억을 공공의 자산으로 되살려 민주주의와 인권 신장의 동력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김동춘 성공회대 명예교수는 24일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별관 세미나실에서 열린 ‘다시 돌아온 옛 전남도청, 복원 의미’ 강좌에서 “1980년 5월 광주에서 벌어진 일은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가장 격렬하고 비극적인 사건 중 하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옛전남도청복원추진단이 마련한 이날 강연에서 김 교수는 5·18민주화운동을 단순한 민주화운동의 범주를 넘어 인간의 존엄을 지키기 위한 시민 저항과 공동체 정신의 역사로 해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민들이 총을 들게 된 이유는 민주주의라는 추상적 가치보다 눈앞에서 벌어진 국가폭력 때문이었다”며 “공수부대의 무차별 폭력과 발포, 시민들에 대한 모욕과 학살이 평범한 사람들을 거리로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계엄군이 철수한 5월 22일부터 27일까지 광주는 국가 공권력이 사실상 부재한 상태였지만 은행 약탈이나 무질서가 발생하지 않았다”며 “시민들은 스스로 치안을 유지했고 부상자를 위한 헌혈과 주먹밥 나눔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5·18은 특정 정치세력의 운동이 아니라 국가폭력에 맞서 인간의 존엄을 지키려 했던 시민들의 저항이었다”며 “항쟁 과정에서 형성된 공동체 정신은 지금도 큰 울림을 준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5·18 이후 진상규명 과정의 한계도 지적했다.

그는 “1987년 민주화 이후 5·18 진상규명은 한국 사회 과거사 청산의 시험대가 됐지만 출발부터 굴절됐다”며 “전두환 신군부의 범죄가 국가폭력보다 내란행위 중심으로 다뤄진 점은 중요한 한계였다”고 말했다.

또 “진상규명보다 보상이 먼저 진행되면서 사건의 공공적 의미가 약화됐다”며 “발포 명령자 규명, 행방불명자 문제, 암매장 의혹 등 핵심 진실은 여전히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진실보다 보상이 앞선 과거 청산은 기억의 왜곡과 사회적 갈등을 낳았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화려한 기념행사가 아니라 진실을 끝까지 규명하고 기억을 공공의 영역으로 되돌리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최근 논란이 된 스타벅스코리아 ‘탱크데이’ 사례를 언급하며 왜곡된 역사 인식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그는 “청소년들이 유튜브나 SNS를 통해 잘못된 정보를 접하는 경우가 많다”며 “기업이 혐오와 조롱의 메시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일은 상상하기 어려웠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1980년 5월 광주 시민들이 남긴 가장 큰 유산은 민주주의라는 단어 자체가 아니라 불의를 외면하지 않는 시민의 양심”이라며 “그 정신이 살아 있는 한 5·18은 과거의 사건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의 역사”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1987년 6월항쟁은 5·18을 기억하려는 투쟁이자 미완의 ‘광주 5·18의 전국화’ 과정이었다”며 “기억과 기념 사업은 민주화 세대에 머무르지 않고 젊은 세대가 주역이 돼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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