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그늘, 공동체가 답하다]<2>광주 동구 복지정책

이웃 정 넘치는 공동체 실현…‘사람 중심 인문도시’ 도약
‘동구 마을복지.zip’, 전문기관과 협업 복지서비스 강화
유품 정리사업 ‘나눔과 비움 활동’, 복지 사각지대 발굴
쪽방민 지원계획 수립…"민관 협력 상시 모니터링 진행"

송태영 기자 sty1235@gwangnam.co.kr
2026년 06월 25일(목) 18:17
동구마을복지.zip 찾아가는 마을복지관프로그램 ‘원데이클래스 모루공예-도어벨리스 만들기’에 참가한 주민. 사진제공=광주 동구청
고독사와 사회적 고립, 주거 빈곤 등 도시의 그늘이 깊어지는 가운데 광주 동구가 주민 중심의 촘촘한 복지 안전망 구축에 나서고 있다. 행정기관 주도의 일회성 지원을 넘어 주민 스스로 이웃을 돌보고 위기 징후를 함께 살피는 ‘마을공동체형 복지모델’을 통해 사람 냄새 나는 공동체 회복에 힘을 쏟는 모습이다. 특히 생활밀착형 복지사업과 민관 협력 체계를 기반으로 복지 사각지대를 줄이며 ‘사람 중심 인문도시’ 구현에 속도를 내고 있다.

25일 동구에 따르면 마을복지사업인 ‘동구 마을복지.zip’은 주민 간 소통을 바탕으로 정이 넘치는 공동체 조성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주요 사업은 ‘주민이 주인이 되는 복지학당’, ‘찾아가는 마을복지관’, ‘우리동네 복지 홍반장’, ‘이웃간 정나눔·고샅길 안부인사 캠페인’ 등이다.

지난 3월 한 달간 운영된 ‘주민이 주인이 되는 복지학당’에는 주민 120여명이 참여하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올해 프로그램은 스마트폰·인공지능(AI)을 활용한 복지서비스 안내, 자살 예방 생명지킴이 교육, 금융사기 예방과 합리적 소비를 위한 금융 안심 교육 등 실생활 중심 내용으로 구성됐다. 특히 자살 예방과 금융 교육은 전문기관과 협업해 위기 대응과 금융사기 예방 방법 등 실제 생활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사례 중심으로 진행됐다.

복지관 방문이 어려운 주민들을 위한 ‘찾아가는 마을복지관’도 운영 중이다. 동구는 마을사랑채 등 주민 생활공간을 직접 찾아가 캘리그라피, 모루공예 등 문화체험 프로그램을 총 6회 진행했다.



쪽방촌 거주 어르신들이 들랑날랑커뮤니티센터에서 점심을 먹고 있다. 사진제공=광주 동구청
광주 산수2동 마을사랑채에서 신용회복위원회에 초빙된 강사가 금융교육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광주 동구청
지난 2022년부터 추진 중인 ‘우리동네 복지 홍반장’ 사업은 13개 동 희망나눔실천단과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 등이 참여해 전등·수도 고장 수리, 보일러 점검 등 소규모 집수리를 지원하며 저소득층 주거환경 개선에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해에는 50가구를 대상으로 가스타이머·장판 교체 등을 지원했다. 봉사 참여자에게는 1회당 5000점의 주민참여점수모아제 인센티브가 제공되며, 1만점 이상 적립 시 문화상품권으로 교환할 수 있다.

‘이웃간 정나눔·고샅길 안부인사 캠페인’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마을사랑채와 골목길 등 주민들이 자주 모이는 공간에서 서로 안부를 묻고 살피며 사회적 고립 예방에 나서고 있다.

동구는 고독사 예방을 위한 통합 보호체계 구축에도 힘을 쏟고 있다. 2024년 3월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사회적 고립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관련 조례를 제정하고 전국 최초로 ‘유품정리사업 나눔과 비움 활동’을 추진했다.

이 사업은 유품 정리 전문 교육을 받은 주민 봉사자인 ‘나비(나눔과 비움) 활동가’를 양성해 유품 정리가 필요한 청년·중장년 1인 가구와 저소득층 가구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무연고 고독사 가구에 대해서는 사후 현장 정리와 특수청소도 지원한다.

동행정복지센터와 나비 활동가는 2024년부터 올해까지 총 8가구를 발굴해 방치된 옷과 책, 오래된 가구 등을 정리했으며, 이후에도 지속적인 사후 모니터링을 이어가고 있다.

결식 없는 마을 조성을 위한 사업도 추진 중이다. 동구는 2022년 6월 계림1동에 ‘동구 푸드마켓’을 개소해 기업·단체 후원 물품을 저소득 주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긴급 끼니 돌봄 등 취약계층 식사 지원 사업도 함께 운영 중이다.

쪽방 거주민 자립 지원을 위한 ‘2026년 쪽방 거주민 지원 종합계획’도 마련했다. ‘행복이 싹트는 공동체 마을 조성’을 비전으로, 쪽방촌 지원 거버넌스 구축과 주거 안정, 건강·생활 지원, 사회적 관계망 강화, 소득 안정 지원 등 5대 추진 전략 아래 28개 중점사업을 추진한다.



광주 동구정신건강복지센터에 초빙된 강사가 생명지킴이 교육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광주 동구청


소소한 집수리 홍반장이 한 주민의 집을 수리하고 있다. 사진제공=광주 동구청


동구는 쪽방 거주민 지원 거점인 ‘쪽빛상담소’와 ‘들랑날랑 커뮤니티센터’를 운영하며 상담, 식사 지원, 건강관리, 문화·여가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고 있다. 공공임대주택 이전을 돕는 주거 상향 지원과 이사비 지원, 화재 예방 교육 등도 단계적으로 추진해 안전한 생활환경 조성에 나설 계획이다.

또 자활역량 강화 교육과 치과 의료지원, 마음건강 상담, 착한나눔 바우처 지원 등을 통해 주민들의 삶의 회복과 건강 증진을 돕고 있다. 문화체험과 인문학 프로그램 등 정서지원 사업도 함께 운영하며 사회적 관계망 형성을 지원할 방침이다.

지난 3월에는 쪽방 거주민 생활 안정을 위한 나눔 공간 ‘온(溫)드림(Dream) 곳간’이 문을 열었다. 이곳은 라면, 햇반, 화장지, 세제 등 생활 필수품을 비치해 주민들이 필요할 때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 나눔 펜트리 사업이다. 해당 사업은 대한불교조계종 복암사와 사단법인 자비신행회의 후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동구는 앞으로 마을사랑채를 중심으로 주민주도형 마을복지 모델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동구 관계자는 “생활 밀착형 거점을 활용한 민관 협력 상시 모니터링을 통해 위기 징후를 조기에 발견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인적 안전망을 구축하겠다”며 “사람 중심 인문도시 기조에 맞춰 더욱 세심하고 촘촘한 통합복지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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