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특별시 출범 전 곳곳서 파열음…조정 기능 절실

[기획]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성공하려면 ‘이것부터’
<5>갈등 관리 시스템 구축
주청사·행정청 신설·호남고속도로 등 문제 두고 대립각
군공항·공공기관 2차 이전 등 이슈도…리더십 시험대

이산하 기자 goback@gwangnam.co.kr
2026년 06월 29일(월) 10:04
지난 8일 전남 나주시 빛가람복합문화체육센터에서 열린 전남광주대전환기획위원회 출범식에서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당선인과 정은승 위원장을 비롯한 기획위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최기남 기자 bluesky@gwangnam.co.kr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주청사 입지 문제부터 광주행정청 신설, 호남고속도로 확장 등 현안에 두고 마찰이 커지고 있다.

40년 만에 광주와 전남이 하나가 되는 큰 변화를 앞두고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히고 설키며 군공항 이전, 공공기관 2차 이전 등 이슈들을 원만하게 풀어낼 갈등 관리 능력이 필요해 보인다.

28일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당선인 인수위원회인 전남광주대전환기획위원회 등에 따르면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청사진을 그리기 위한 활동이 4주째에 접어들었다.

민 당선인과 대전환기획위는 지역의 권역별, 현안별 해법을 풀어나가고 있으나 이해관계에 따른 갈등이 하나둘씩 표출되고 있다.

가장 뜨거운 감자는 주청사 문제로, 민 당선인이 제시한 3개 청사 균형 운영 방안에 지역사회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민 당선인과 대전환기획위 측은 전남 동부청사에 주소지를, 무안 남악청사는 시민주권 중심청사를, 광주청사는 조정과 정무 기능을 배치하겠다는 구상을 밝혔으나, 전남 서부권에서 “행정 중심지로서의 지위를 강탈하는 행위”라며 강력한 반발이 터져 나오고 있다. ‘주소지가 힘이 실리는 것 아니냐’ ‘광주가 실질적 주청사 아니냐’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동부권 소외론도 여전히 그대로다. 동부권 시장·군수 당선인들이 수십년간 이어진 인프라 불균형을 문제 삼으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으며, 중부권인 나주에서는 ‘전략청사’ 신설을 공식 제안하며 주도권 경쟁에 참전했다.

민 당선인이 직접 나서 “정치적 소외가 아닌 행정서비스의 문제”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주청사를 둘러싼 지자체 간 입장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이처럼 수면 아래 있던 권역별 이해관계가 한꺼번에 분출되면서 청사 문제를 원만히 해결하는 게 초대 통합특별시장의 첫 정치적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광주권 행정체계 개편을 둘러싼 갈등도 수면 위에 떠올랐다.

민 당선인이 광주권의 광역 행정 수요를 전담할 가칭 ‘광주행정청’ 신설 구상을 밝히자 광주 5개 구청장 당선인들이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명해서다.

임택 동구청장 당선인 등은 “자치구 위에 또 다른 행정단위를 만드는 옥상옥(屋上屋) 구조”라며 “자치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반면 민 당선인은 “광역행정 수요를 효율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필수기구”라고 맞서 향후 설계 과정에서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지역 정가에서는 이번 논쟁이 단순 조직 명칭 문제가 아닌 통합특별시 출범 이후 시와 자치구 간 권한 배분, 재정 분담, 정책 결정 구조를 둘러싼 본격적 논의의 시작으로 보고 있다.

호남고속도로 확장사업도 재정 부담이라는 현실적 벽에 부딪혔다.

8000억원에 육박하는 총사업비 중 절반을 통합특별시 예산으로 부담해야 하는 상황으로, 민 당선인은 “재정 여력이 없다”며 “이 사업을 우선순위로 두고 추진하는 것이 맞는지 고민이 필요하며, 분담 비율 재조정을 정부에 건의해둔 상태다”고 국비 지원 확대를 위한 재협상을 예고했다.

반면 신수정 북구청장 당선인은 “30년 해묵은 주민 숙원으로, 재정 문제는 정부와 한국도로공사가 함께 풀어가야 할 과제”라며 “재정 부담을 이유로 사업 자체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전진숙 국회의원도 “예산의 효율성이나 정치적 이해득실로 사업을 판단해서는 안된다”며 “교통혼잡과 정체로 주민들이 겪는 불편을 해소해야 한다”고 힘을 실었다.

이에 특별시 출범과 동시에 중앙정부를 상대로 한 치열한 예산 전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공직 사회 심리적 불안도 적잖다. 광주시청 공무원 노조는 ‘종전 근무지 보장’ 원칙을 내세워 투쟁을 예고했고, 공공기관 통폐합 과정에서 불거진 기관장 임기 논란도 법적 공방으로 번질 조짐도 일고 있다.

여기에 군공항 이전, SRF(고형 폐기물연료) 처리, 공공기관 2차 이전, 국립의대 입지 등도 통합특별시가 출범 이후 마주할 난제로 떠오르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현재의 의견대립이 단순한 마찰을 넘어설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통합과 포용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다양한 이해관계를 원만하게 해결할 갈등관리 시스템이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한 지역 정가 관계자는 “미래에 대한 정확한 비전과 갈등 대응 능력 없이 외형 확장에만 신경 쓴다면 100년 대계가 무너질 수 있다”며 “통합특별시의 성공적 연착륙을 위해선 단순한 구역 합병을 넘어서는 명확한 비전 제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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