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무등둥둥’이 건네는 기억과 연대의 노래

김선철 작곡가, 펠리체오페리단과 6년째 선봬
‘기억의 자리’ 2일 광주예술의전당 소극장서
동학~해방광주 김준태·문병란 등 시 무대화

정채경 기자 view2018@gwangnam.co.kr
2026년 06월 30일(화) 18:25
펠리체오페라단은 2일 오후 7시30분 광주예술의전당 소극장에서 제19회 정기공연으로 5·18 46주년 기념 창작오페라 ‘무등둥둥26-기억의 자리’를 선보인다. 사진은 지난 ‘무등둥둥’ 공연 모습.
펠리체오페라단의 ‘무등둥둥’ 무대 모습.
“오페라 무등둥둥이 펠리체오페리단과 벌써 6년째 무대에 오르고 있다는 사실이, 한 사람의 작곡가로서도, 한 시대를 살아가는 시민으로서도 깊은 감회를 줍니다.”

펠리체오페라단(대표 김미옥)이 제19회 정기공연으로 5·18 46주년 기념 창작오페라 ‘무등둥둥26-기억의 자리’를 갖는 가운데 김선철 작곡가는 이처럼 소감을 밝혔다.

이번 무대는 5·18민주화운동의 아픔과 광주 정신을 음악극으로 되새겨온 펠리체오페라단이 올해도 김선철 작곡가의 창작오페라 ‘무등둥둥’을 중심으로 광주의 역사와 공동체의 기억을 성악과 연기, 무용으로 풀어낸다.

그는 “5·18민주화운동 정신을 예술로 되새기고 전하고자 했던 작은 의도가, 다양한 연출과 해석을 통해 꾸준히 관객과 호흡할 수 있었던 것은 기억해야 할 것을 잊지 않으려는 모두의 의지 덕분”이라며 “시간은 흘러가지만 작품에 담긴 정신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는 믿음으로 무대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무등둥둥’은 2021년 콘서트 오페라 형식으로 처음 관객과 만난 뒤 5·18기념공연으로 꾸준히 이어져 왔다. 2022년 42주년 기념공연을 시작으로 2023년과 2024년 ‘오페라로 기억하다’, 지난해 45주년 기념공연까지 거치며 올해 여섯 번째 무대를 맞는다. 같은 작품을 해마다 다른 연출과 해석으로 되새기며 광주의 오월을 현재의 관객에게 건네온 셈이다.

올해 공연의 부제는 ‘기억의 자리’다. 김하정 연출은 프로그램 글에서 “기억은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오늘을 살아가게 하며, 또 다른 누군가에게 건네져 내일을 지켜내는 힘이 된다”고 밝혔다. 사건을 단순히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날을 살아낸 이들의 숨결과 떨림, 사람들의 마음속에 남은 흔적을 무대 위에서 마주하겠다는 뜻이다.

작품은 한 가족의 삶을 중심으로 동학혁명과 5·18민주화운동, 시민군의 항쟁과 해방광주, 비극적 결말 이후 이어지는 광주 정신을 따라간다. 1막에서는 동학혁명과 5·18을 잇는 역사의 흐름 속에서 민요 편곡 ‘새야새야 파랑새야’, 이은복의 시 ‘우금치 흙’, 김지하의 시 ‘황톳길’을 들려준다.

이어 1980년 5월 18일 아침을 배경으로 계엄군의 노래‘전라도 광주는 우리의 타겟’과 시민들의 목소리가 교차한다. 신경림의 시 ‘갈길’, 김준태의 시 ‘아아, 광주여’ 등이 아리아와 합창으로 선사된다.

2막은 시민군의 항쟁과 해방광주, 그리고 다시 찾아온 비극을 담아낸다. 김준태의 시 ‘금남로의 사랑’, 곽재구의 시 ‘대동세상-진도 아리랑’ 등을 통해 공동체를 지키려 했던 시민들의 마음을 드러내고, 마지막에는 ‘풀씨’와 문병란의 시 ‘광주여 영원하리’ 등을 통해 광주 정신의 부활과 기억의 계승을 노래한다.

무대에는 소프라노 홍선희·구희진·최미정·박선경·나혜숙, 메조소프라노 신은정·고은비, 테너 선연석·김백호·나영오, 바리톤 김종권·김희영, 베이스 김일동 등 지역 성악가들이 참여한다. 피아노 김한나와 일렉톤 장희경, 타악 오미정이 음악을 함께하며, 배우와 무용수들도 무대에 올라 드라마적 흐름을 더한다.

김하정 연출은 “과거를 추모하기 위한 무대가 아니라 기억을 통해 미래를 비추는 무대”라면서 “여러분의 마음 속에 작은 울림으로 남아 우리가 함께 지켜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공연은 2일 오후 7시30분 광주예술의전당 소극장에서 열린다.

한편, 광주시 문화예술민간단체 보조사업의 지원을 받아 제작됐다. 공연을 선보일 펠리체오페라단은 2018년 클래식 전문단체 펠리체 솔리스트로 출발했다. ‘행복’이라는 뜻의 이탈리아어 ‘펠리체’처럼, 음악인들이 함께 연구하고 연주하며 시민과 소통하는 전문 예술단체를 지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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