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도 사치…고물가에 광주·전남 직장인들 ‘여행 포기’

제주 가족여행 300만원 육박…비용 줄줄이 상승
‘스테이케이션’·근거리 여행 확산…소비 패턴 변화
"일정 줄이는 고객 증가"…지역 관광업계도 긴장

윤용성 기자 yo1404@gwangnam.co.kr
2026년 07월 05일(일) 06:12
“올해 여름휴가 계획을 아예 접었습니다.”

고물가 장기화가 광주·전남지역 직장인들의 여름휴가 풍경도 달라지고 있다.

항공료와 숙박비, 외식비 등이 일제히 오르면서 해외여행은 물론 국내여행까지 부담이 커지자 휴가를 포기하거나 ‘짧고 가까운 여행’을 선택하는 이른바 ‘스테이케이션’(Staycation)이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5일 여행시장 조사기관 피앰아이(PMI)가 발표한 ‘2026 여름휴가 계획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5.7%는 올해 휴가 비용이 부담스럽다고 답했다.

비용 부담의 가장 큰 이유로는 성수기 숙박요금 인상(53.4%)이 꼽혔고, 이어 개인 소득 감소 및 경제적 불안(19.7%), 항공 유류할증료 인상(16.2%) 순이었다.

실제 올여름 성수기 기준 광주에서 출발하는 4인 가족의 제주도 3박4일 여행 비용은 260만~380만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왕복 항공료 90만~120만원, 숙박비 80만~120만원, 렌터카 25만~40만원, 식비 40만~60만원, 관광·기타 비용 20만~40만원 등을 합한 금액이다.

여행업계는 항공료와 숙박비, 렌터카 요금 등이 지난해보다 일제히 오르면서 가족 단위 여행객들의 부담이 수십만원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남지역 여행 역시 부담은 만만치 않다.

광주에서 여수나 완도, 목포 등 전남권으로 2박 3일 가족여행을 떠날 경우 숙박비 35만~60만원, 식비 20만~30만원, 교통비와 관광비 등을 포함하면 80만~120만원이 필요하다.

때문에 휴가를 아예 포기하거나 여행 일정을 줄이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또 해외여행 대신 가까운 인근 관광지로 발길을 돌리거나 숙박 일수를 줄이고 당일치기 여행을 선택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서구 직장인 김모씨(36)는 지난해 여름 가족과 제주도로 3박 4일 여행을 다녀오며 약 190만원을 지출했다.

하지만 올해는 항공료와 숙박비가 크게 오르면서 예상 비용이 250만~270만원에 이를 것으로 계산되자 휴가를 포기했다.

김 씨는 “휴가 한 번 다녀오면 카드값 부담이 커질 것 같아 올해는 집에서 쉬거나 근교 해수욕장을 당일치기로 다녀올 계획이다”며 “예전에는 여름휴가를 당연하게 생각했는데 이제는 비용부터 계산하게 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휴가 소비 위축이 단순히 여행 방식의 변화에 그치지 않고 지역경기 회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휴가철 소비는 숙박업과 음식점, 카페, 관광지, 전통시장 등으로 이어지는 대표적인 소비인 만큼 여행을 미루거나 규모를 줄이는 사례가 늘어나면 지역 관광산업과 소상공인 매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역 여행업계 관계자는 “과거 여름휴가 예약이 2~3달 전부터 이뤄졌지만 올해는 출발 직전 특가상품을 문의하거나 여행 기간을 줄이는 고객이 많아졌다“며 ”여행을 포기하는 가정이 늘어날수록 지역 관광산업과 자영업 매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 지역 내 소비를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전했다.
윤용성 기자 yo1404@gwangnam.co.kr         윤용성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이 기사는 광남일보 홈페이지(gwangnam.co.kr)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URL : http://www.gwangnam.co.kr/article.php?aid=1783199574541466000
프린트 시간 : 2026년 07월 03일 21:1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