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K한류’ 대세 됐지만 광주는 기대치 없나

고선주 문화체육부장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2026년 07월 10일(금) 18:11
고선주 문화체육부장
드라마 ‘참교육’과 ‘멋진 신세계’가 넷플릭스에서 1, 2위를 달리고 있고, ‘김부장’은 새로운 대세가 됐다고 한다. 전세계 콘서트 중인 BTS는 요즘 다시 전성기가 온 듯하다. 어떤 나라들은 제발 자기 나라에 와서 콘서트를 열어달라고 요청하는 정도다. 또 2025년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서 루미 역의 이재는 국내 오디션에서는 빛을 보지 못했지만 세계적 슈퍼스타가 됐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할리우드를 지운 형국이다. 아메리카를 상징하던 할리우드는 이제 K팝 스타들에게 자리를 내주고 있는 듯하다.

할리우드로 대표되던 미국의 대중문화가 K문화로 빠르게 대체되고 있는 듯 보인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OST인 ‘골든’은 지난해 미국은 물론 전지구촌을 뜨겁게 달궜다. ‘골든’의 광풍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미국의 아이들마저 K팝을 보며 자라는 세상이 됐다. 이재는 북중미 월드컵 개막식에서 한국어 가사가 들어간 노래까지 불렀다. 인지도가 없던 코리아의 존재는 이제 한층 더 묵직해졌다.

도무지 믿을 수 없는 세상이 우리 앞에 펼쳐지고 있다. 김구 선생은 일찌기 ‘백범일지’에서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라고 예언한 바 있다. 오늘날 백범의 예언이 현실이 됐다고 말한다. 지구촌 최고 빈곤국가로 하루 하루 연명하기도 어려운 시절, 백범의 문화에 대한 예언은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백범의 예언을 실감하며 살고 있는 요즘이다. 기적적으로 최고 빈곤국가로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최초의 나라가 됐다. G7에 초청국가로 참여할 만큼 부강한 나라가 됐다. K한류는 대체불가 대세가 됐다.

아울러 잠깐 부는 바람이겠거니 했으나 “향후 20, 30년은 꿈쩍 없겠다”는 말이 나온다. 전세계인을 잠깐 홀린 것이 아니라 미국까지 호령하는 주류문화의 하나로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진단이다. 전세계가 한류를 연구하고 한국처럼 되고 싶어서 그대로 벤치마킹하는 나라들까지 생겨나고 있다고 하니,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는 않는 일이다. 격변이라고 밖에 할 말이 따로 없다.

이처럼 두번 다시 못올 문화강국의 시대가 도래한 마당에 광주의 현실은 매우 흐리다. 최근 지인으로부터 그런 이야기를 들었다. 외국인들이 동해안 쪽으로는 경주, 부산까지 스스럼없이 찾아가고 있고, 서해안 쪽으로는 전주까지 찾는다는 것이다. 한옥마을 등이 자리하고 있어서인 듯하다. 전주 하면 전통문화와 음식이 크게 떠오르는 상징단어이기는 하다.

그렇지만 광주 역시 남도 음식의 중심 중 하나다. 전주와 광주는 전라도 음식을 대표하는 공간들이다. 그런데 외국인들이 전주까지만 방문한다는 것이다. 광주는 타지인들로부터 “가볼 만한 곳이 없다”는 반응을 많이 들어온 터다.

전통을 지우는 작업으로 인한 결과물을 목도하는 듯하다. 오히려 조금 비용이 들어가더라도 보존해서 핫플로 만들 생각은 하지 않았다.

조선 시대를 관통해온 도심 수리문화의 결정체였던 경양호수는 주택단지로 탈바꿈, 그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복합쇼핑몰을 구실로 가장 강력하게 예술특구 후보지로 거론되던 임동 방직공장 역시 철거돼 버리는 비운을 맞았다. 전통과 현대가 조화되는 도시야말로 현시대 도시경쟁력의 조건인데도 말이다. 누군가 이런 중심을 잡고 나아갔다면 광주의 도시 색깔은 완전 바뀌지 않았을까 싶다.

전통을 지우는데만 혈안이 되다보니 ‘문화가 없는 문화도시’가 된 것은 아닌지 자성할 때다. 돌아다니다 보면 “문화가 있기는 해” 하고 푸념을 하는 사람들이 제법 많다. 방직공장이 저 지경이 돼 가는 동안 시민사회단체들은 뭐했나. 성명서 한 장 내놓지 않았다. 방직공장 철거에 모두 그 책임을 방기하고 있었던 셈이다.

전통을 헐어버린 도시에 디자인도, 건축철학도 없는 획일적 마천루를 쌓아올린다고 해서 ‘없던 매력’이 갑자기 생기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가 마천루를 쌓는 동안 다른 도시들은 그대로 멈춰서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외국인들이 안 오면 어때” 하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만 찾아오지 않는다면 문제가 아닐까 여겨진다. 새로운 통합특별시장은 이를 가볍게 보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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