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과 감정 속 끊임없는 새로운 풍경"

정순이 개인전 29일부터 서울 인사아트센터
존재감 표출…100호 대작 등 최근작 30여점
"작업 결과물 작가의 정성 캔 빛을 발한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2026년 07월 27일(월) 17:33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정순이 작가
‘시간으로의 여행’
“시간은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기억과 감정 속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낸다. 내가 반복해서 사용하는 푸른색은 특정한 하늘이나 바다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기억이 가장 고요하게 머무는 시간의 색이다. 화면 위에 남겨진 풍경들은 서로 다른 시간들이 만나고 겹쳐지며 만들어진 시간의 풍경이다.”

이는 화력 50년을 넘어선 정순이 작가(전 광주미협 회장)가 개인전을 앞두고 소도록 자서에서 밝힌 내용이다. 그는 시간이 존재 위에 새겨지고 존재를 통한 사유가 색을 통해 형상화되는 측면을 이처럼 설명한 것이다. 정 작가는 청색조의 화면이 소풍을 나온 것처럼 꽃과 나무, 나비와 새 등 구상적 물상들을 자신만의 색채로 표현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정 작가가 2024년 우제길미술관 개인전 이후 3년여만에 제9회 개인전을 서울에서 갖는다. 전시는 29일부터 오는 8월 3일까지 ‘시간으로의 여행’을 주제로 서울 종로구 인사아트센터에서 진행된다. 오는 10월께 전시를 하려 했으나 조금 앞당겨진 이번 전시에는 작가가 그동안 천착해 온 블루톤의 색감과 조형적 이미지를 독창적인 표현으로 풀어낸 100호 대작 등 최근작 30여점을 선보인다.

예전 작품에서는 물상들이 무채색으로 입혀져 물상의 존재감이 또렷이 드러나지 않았으나 이번 작업에서는 화폭에 표현된 물상들이 저마다 자신의 존재감을 과감하게 표출되는 흐름이 포착된다.

그는 구상적 언어를 통한 화면 구성에도 보는 이로 하여금 신비감을 획득한 추상언어로 읽히는 느낌을 펼쳐낸다. 아울러 기존 옴니버스 형식의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하나의 화면 위에 얹어놓고 파노라마처럼 연결해 구성한 회화 작품들을 통해 새로운 영역 확장을 시도하고 있는 한편, 화면 속 청색조는 손끝 뿐 아니라 머리와 가슴을 기반으로 한 사유로 읽힌다.

특히 이번 전시작들에서는 화폭에 표현된 물상들이 저마다 자신의 존재감을 과감하게 표출한다는 점이 돋보인다. 그는 이번 작업에서 화폭에 표현한 물상들이 저마다 자신의 사유는 물론이고 존재감을 과감하게 드러날 수 있도록 청색톤을 기반으로 한 채색을 구사하고 있다.

정 작가는 “시간이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기억과 감정 속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낸다”며 “내가 반복해서 사용하는 푸른색은 하늘이나 바다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기억이 가장 고요하게 머무는 시간의 색이자 풍경”이라고 말했다.

김영순씨(미술학박사·전남광주특별시 광주 동구문화관광재단 사무처장)는 이번 전시에 대해 “혹독한 작업의 결과물을 전시장에 내놓는 작가의 정성이 캔버스마다 빛을 발한다”면서 “예전 그림에서 꽃이 청색조로 도드라지지 않은 채 신비한 존재로 남아 있었다면 이젠 꽃이 화려한 채색으로 빛을 발하며 존재를 확연히 드러낸다”고 평했다.

정순이 작가는 조선대 미술교육과와 동 대학원 순수미술과를 졸업, 개인전 8회와 다수 단체전에 출품했으며, 광주문화예술미래위원회 위원을 비롯해 제40회 대한민국미술대전 운영위원장, 광주국제아트페어 집행위원장 등을 두루 역임했다. 한국미술협회 부이사장 및 고문, 광주비엔날레 이사, 조선대 겸임 및 외래교수, 광주·전남 여성작가회 회장 등을 맡아 활동했다. 현재 국제 여성미술교류협회 대표를 맡고 있으며, 전업작가회와 한국미술협회, 광주미술협회 등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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