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시의 융합…시행착오 과정 속 보완 필요"

<2>시전문 문예지 ‘시와사람’ 여름호
현시대 태동한 장르 ‘디카시’ 현주소와 양상 집중 해부
강 발행인 ‘상호 텍스트적 관점에서 디카시 읽기’ 눈길
창작 접근성은 좋은데 깊이없는 내용 남발은 경계해야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2026년 07월 30일(목)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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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사람’ 내부 전경




계간 ‘문학들’ 여름호에서 가장 주목되는 꼭지 중 하나가 지역 독립서점의 현재를 살펴본 것이었다면, ‘시와사람’ 여름호에서는 디카시에 대한 언급 부분이었다.

디카시는 생물로 비교하자면 지금 현재 생존해 있는 장르라고 볼 수 있다. 누구나 쉽게 쓸 수 있다는 개방성을 지니면서도, 기존의 시 창작과는 다른 형식적 특성을 보여준다. 전통적인 시가 내면의 정조를 언어로 압축한 형식이라면, 디카시는 내면의 정조가 먼저 렌즈를 통해 세계의 표면을 선택하고, 그 선택된 표면에 언어를 덧붙이는 형식으로 창작된다. 다만 가장 후발 주자여서 인지도나 영향력은 자유시 등 기존 문학 장르들보다는 그 위상이 굳건하지는 않다. 신생장르이기 때문이다. ‘시와사람’ 여름호는 창간 30주년호로 이미 지난달 소개했지만 30주년호라는 풀네임에 묻혀 꼭지를 세밀하게 읽어내지 못한 대목이 있다.

그래서 눈에 들어온 것이 디카시 부분이었다. 가장 현대적 장르로 안착한 디카시에 대한 강경호 발행인(시인)의 글이 그것이다. 문학 안 다른 장르는 역사적 기록을 통해 그 역사를 들여다 볼 수 밖에 없으나 디카시는 요즘의 장르여서 그 명암을 직접 조망할 수 있다는 점이 다른 장르와 차별화된다고 할 수 있다. 근래에는 디카시의 아킬레스건은 무엇이고, 디카시인들의 분열 혹은 분화 양상까지 포착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디카시는 현시대 살아있는 장르로서 점차 그 보폭을 넓히고 있는 지점에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이는 처음 기존 고정된 문학장르에 포섭되지 못해 겉도는 초창기를 보내고 이제 장르로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문단 안에서 디카시에 대한 거부감이나 배타의식이 무뎌져 가고 있는 등 자연스럽게 문예지 디카시 또는 디카시집을 접하는데는 그리 어렵지 않다. 이번 여름호의 디카시 조명은 이런 추세에 대한 반응으로 읽힌다

특집으로 집중 조명된 ‘상호 텍스트적 관점에서 디카시 읽기’는 지난달 창간 30주년 기념호인 통권 120권을 조명하는 기사에서 이 꼭지에 대해 2000년대 이후 디지털 문명의 발호 속에서 서정의 새로운 형식으로 자리 잡은 디카시의 현재와 미래에 관한 내밀한 담론을 펼치는 동시에 무분별하게 디카시를 쓰는 디카시인들에게 경종을 울리고, 좋은 디카시가 어떤 것인지 사례를 들어 디카시의 올바른 방향을 제시한다고 다룬 바 있다.

이런 점에서 ‘상호 텍스트적 관점에서 디카시 읽기’는 오늘날 디카시의 양상들을 조망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강 발행인은 디카시가 이른바 ‘시의 위기’ 시대라고 하는, 염려되는 시점에 나타난 예술현상으로 인식한다. 이전까지의 문학은 철저히 작가가 손으로 글을 쓰고 문예지나 작품집을 통해 이를 수용하는 방식으로 창작되고 소비된 반면, 디카시는 문명의 발달로 인한 창작 방식은 물론 소비 방식까지 여태까지 보지 못한 매우 혁신적인 양상으로 변화돼 나타났다는 시각이다. 디카시가 기성 시인은 물론 문학의 외연에 머물던 사람들까지 관심을 보이게 하면서, 기존 문학에 대한 성찰과 더불어 문학의 미래에 대한 여러 질문을 던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매일 글 창작으로 보내는 강경호 발행인
디카시 운동은 매우 활성화돼 유행처럼 번지고 있으나 디카시가 기존에 우리가 보아 왔던 시가 주는 감흥에는 아직 이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강 발행인의 생각이다.

여기다 쉽게 사진을 찍고 짧은 시를 쓸 수 있다는 점에서 접근성이 좋아진 탓에 디카시가 함부로 쓰여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관계로 진정한 디카시의 모습이 무엇이며, 앞으로 극복해 나가야 할 과제가 무엇인지를 점검하는 일이야말로 문학인의 당연한 책무라는 생각을 내비친다.

특히 강 발행인은 언제든지 사진을 찍고 5행 이내의 시를 결합해 부담 없이 창작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는 간편성 때문에 질적 역량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창작자의 한계가 작품 속에 드러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전제한 뒤 대부분의 역량 있는 시인들이 디카시 쓰기를 기피하는 까닭에 대해 기존 서정시가 지닌 깊고 넓은 시적 세계를 디카시 형식으로는 충분히 표현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현재 디카시 시론에 대해서는 이상옥의 평론집 ‘디카詩를 말한다’(시와에세이 刊, 2007)와 ‘앙코르 디카시’(국학자료원 刊, 2010)에 주로 근거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 또한 잊지 않았다.

강 발행인은 디카시가 극복해야 할 현실로 직접 사진을 촬영해야 한다는 기본 원칙에도 불구하고 누군가의 사진을 마치 자신이 찍은 것처럼 사용해 디카시를 쓰는 경우나 짧은 시를 써놓고 인터넷에서 사진을 가져와 한 권의 시집을 디카시집으로 둔갑시키는 가짜 시인까지 나타나는 창작 현실은 반드시 경계해야 할 점으로 꼽았다.

강 발행인은 “디카시에 대한 논의는 앞으로 더욱 다양하고 합리적인 방식으로 전개돼야 한다. 2004년 이후 본격적으로 출현한 디카시는 여전히 시행착오의 과정 속에 있으므로, 이를 보완하는 일은 디카시의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디카시를 쓰는 시인들도 디카시에 대한 이해를 더욱 확장한 뒤 창작에 임해야 함은 당연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이 글이 디카시 시론 정착과 창작 현장에서 활동하는 시인들에게 유익한 메시지가 되길 바란다”면서 “따라서 사진과 시의 융합이라는 특성을 지닌 좋은 디카시를 상호텍스트적 관점에서 살펴보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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