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믹스’ 완벽…송·변전 인프라 구축도 ‘속도’

[호남 반도체 팹 핵심은 ‘인수전지(人水電地)’] <2>전력
최대 6.3GW 전력수요…고품질 전력 공급체계 구축 시급
신장성변전소 2027년 가압…2029년 1단계 전력망 구축
주민 수용성·계통 안정성 확보가 사업 성공 핵심 변수로

송대웅 기자 sdw0918@gwangnam.co.kr
2026년 07월 30일(목) 18:38
정부가 800조원 규모의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추진하면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망 구축이 가능 하느냐가 최대 관건이다.

반도체 공장의 핵심 경쟁력은 안정적이고 신속한 인프라 확보다. 그중에서도 전력은 필수적이다.

‘전력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일부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당장 내일 가동하더라도 반도체 메인 팹 2기를 돌릴 정도로 풍부하고 안정적인 전력을 갖추고 있다”고 자신한다.

전남광주 반도체 생산시설의 전력 수요는 최대 6.3GW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필요한 전기 확보는 물론 고품질 전력을 끊김 없이 공급할 수 있는 송전망을 조속히 구축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30일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전력 등에 따르면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력 수요는 생산시설 가동이 본격화되는 2031년 1.57GW에서 2034년 6.28GW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1.4GW급 원전 4기 이상이 생산하는 전력과 맞먹는 규모다.

현재 전남광주지역의 총 전력 공급능력은 기저전력인 한빛원전 6기(5.9GW)와 화력발전(3.5GW), 여기에 재생에너지(7.3GW) 등 약 16~17GW에 달한다. 이 가운데 지역 내 실질 전력소비량은 평균 5GW 안팎이다.

정부와 한전은 2030년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가동에 맞춰 2029년 말까지 1단계 전력 공급망을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초기에는 345kV 신장성∼신광주 송전선로에서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까지 신규 공급선로를 연결해 생산시설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할 계획이다. 이후 공장 증설과 전력 수요 증가에 맞춰 변전소와 송전선로 등 관련 설비를 단계적으로 확충한다는 구상이다.

전력 공급망의 주요 거점 가운데 하나는 장성군 동화면에 건설 중인 345kV 신장성변전소다. 신장성변전소는 전남지역 발전원에서 생산된 전력을 광주권으로 보내는 핵심 전력시설로, 2027년 9월 가압을 목표로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다만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 공급을 위한 최종 송전선로 노선과 세부 설비계획은 관계기관과 수요기업 간 협의가 진행 중이다. 정부는 황룡강과 49번 지방도 부지를 활용해 신규 공급선로를 구축하는 방안을 우선 검토 중이며, 주민 밀집지역에는 선로를 지중화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하고 있다. 최종 노선은 관계 부처와 입주기업 간 협의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전남광주는 한빛원전과 대규모 태양광·풍력 발전단지 등을 기반으로 전력자급률이 170% 안팎에 달한다.

전력 생산량 자체는 충분하지만 반도체 공장은 24시간 중단 없이 가동되는 시설인 만큼 안정적으로 전력을 전달할 송전망과 계통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

반도체 공장은 일반 제조시설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전력 품질을 요구한다. 순간적인 정전이나 미세한 전압 변동만 발생해도 생산라인이 멈추고 제조 중인 웨이퍼가 손상되는 등 막대한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필요한 전력량을 공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24시간 일정한 전압과 주파수를 유지하는 고품질 전력 공급체계를 갖춰야 하는 이유다.

이에 따라 특정 송전선로나 변전소에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다른 경로를 통해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복수의 공급망을 구축하고, 재생에너지 발전량 변동에도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에너지저장장치(ESS)와 무정전전원장치(UPS) 등 계통 안정화 설비를 함께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주민 수용성 확보도 전력망 적기 구축을 좌우할 핵심 변수다.

변전소와 송전선로는 사업 특성상 주민 반발이 발생할 가능성이 큰 만큼 충분한 협의와 설명 절차를 통해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송전선로 건설은 노선 선정부터 주민 협의, 환경·도로·하천 관련 인허가, 설계와 시공까지 장기간이 소요된다. 기술적인 전력 공급계획이 마련되더라도 노선 주변 주민들과의 협의가 늦어질 경우 2029년 말로 예정된 1단계 공급망 구축 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특히 송전선로가 통과하는 지역의 환경과 재산권 영향을 최소화하고 사업 추진 과정과 안전성, 지원 대책을 주민들에게 투명하게 설명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주민 동의 없이 속도만 앞세울 경우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전체 사업 일정까지 늦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중장기 전력 공급 방안은 정부가 수립 중인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도 반영될 전망이다.

정부는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등 대규모 신규 전력 수요를 고려해 원전과 재생에너지, 에너지저장장치 등을 연계한 공급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전남연구원 관계자는 “반도체 팹은 일반 제조시설과 달리 24시간 중단 없이 가동되는 시설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순간적인 정전은 물론 짧은 전압 강하나 전력 품질 저하만으로도 생산 중인 웨이퍼의 수율이 떨어질 수 있어 단순히 전력 공급량을 확보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전남광주는 한빛원전과 대규모 재생에너지 발전단지 등을 기반으로 충분한 발전원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며 “다만 생산된 전력을 반도체 클러스터에 필요한 시점에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송전망을 적기에 구축하고 계통 안정성을 높이는 것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 원전과 재생에너지의 장점을 연계한 안정적인 전력 공급 체계를 구축하고 송전 인프라를 확충하는 것이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의 성공을 좌우할 핵심 과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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