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성공의 핵심은 ‘정주여건’

전남연구원, 반도체 팹 종사자 주택소요량·공급 여건 분석
"단계별 주거지원…교육·의료·문화 갖춘 복합단지 구축을"

이승홍 기자 photo25@gwangnam.co.kr
2026년 08월 06일(목) 15:12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가 조성될 광주 군공항 부지
정부가 서남권을 제2 반도체 생산기지로 육성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를 예고한 가운데 산업 경쟁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공장 건설뿐 아니라 인력 정착을 위한 주거·생활 기반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남연구원은 6일 발간한 JNI 이슈리포트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과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대응:정주여건 지원을 중심으로’를 통해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따른 주택 수요와 정주 여건을 분석하고 단계별 대응 전략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정부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앰코테크놀로지 등 대규모 투자를 기반으로 서남권을 제2 반도체 생산기지로 육성하고 있으며, 광주 군공항 부지를 중심으로 반도체 팹과 AI 반도체 생산 클러스터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단지 지정 절차 단축, 기업형 첨단도시 조성, 교통·물류 인프라 확충 등 지원 정책도 함께 추진되면서 향후 관련 인력의 대규모 유입이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전남연구원이 국내외 주요 반도체 팹 사례를 분석한 결과, 팹 1기당 직접 종사자는 평균 약 2000명, 간접 종사자는 약 1만4000명 수준으로 추산됐다.

지역 내 간접 종사자 비율을 50%로 적용하면 신규 주택 수요 산정 기준이 되는 총 종사자는 약 9000명으로 예상되며, 팹 4기가 들어설 경우 약 3만6000명 규모의 인력 유입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연구진은 주택 부족 문제는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 팹 인근 지역의 주택 공급 여건을 분석한 결과 2030년 이전 약 1만호, 이후 약 4만2000호 등 총 5만2000호 규모의 공급 여력이 있는 것으로 추정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순한 주택 공급을 넘어 ‘살고 싶은 도시’를 만드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단계에 맞춘 맞춤형 주거 지원 방안을 제안했다. 착공·건설 단계에서는 ‘반도체 정주수요 협의체’를 구성하고 공공주택과 민간임대주택, 빈집 등을 활용한 정주주택 예비 목록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후 팹 가동 초기에는 공공임대주택과 산업단지 공동기숙사, 단기 임대주택 등을 탄력적으로 공급해 초기 인력 유입에 대응하고, 장기적으로는 가족 단위 정착을 위한 주거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반도체 인력 확보를 위해서는 주거뿐 아니라 교육·의료·문화 기능을 갖춘 자족형 반도체 특화도시 조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국제 수준의 교육시설과 전문 의료서비스, 문화·여가시설을 확충하고 반도체 인재 양성과 취업, 재교육이 연계되는 산학연 교육 거점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대근무가 많은 반도체 산업 특성을 고려해 의료서비스와 생활편의시설, 문화시설을 도보권에 배치하고 산업단지와 주요 정주 거점을 30분 통근권으로 연결하는 광역생활권 조성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기존 도심과 산업단지를 연결하는 다핵형 정주 거점을 구축하고, 유휴부지와 공실주택, 노후 주거지를 활용한 단계적 개발 전략도 제시했다.

주거·업무·교육·문화 기능을 한 공간에 담는 직주락 복합단지를 조성해 반도체 인력이 지역에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나강열 전남연구원 선임연구위원과 장석길 연구위원은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경쟁력은 종사자와 가족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정주 환경을 얼마나 체계적으로 마련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사업 초기에는 기존 재고주택을 활용하고, 팹 운영 단계에서는 주거·교육·의료·문화가 결합된 자족형 반도체 특화도시를 단계적으로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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