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산업 덮친 ‘기온 리스크’…업종별 대응력 높여야

[한국은행 '지역 산업에 대한 기온 리스크 영향분석']
제조업, 폭염보다 예측 어려운 기후에 민감
도소매·금융보험업 등은 고온환경 부정적
변동성 확대…손실 위험 반영한 관리 필요

김은지 기자 eunzy@gwangnam.co.kr
2026년 08월 10일(월) 17:04
평균기온이 광주·전남 지역내총생산(GRDP)에 미치는 영향. 자료제공=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
최근 급격한 기후변화로 인한 ‘기온 리스크’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서도 업종마다 엇갈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가운데 제조업은 단순한 기온 상승보다 기온을 예측하기 어려워지는 불확실성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서비스업에서도 도매·소매업과 금융·보험업 등이 고온 리스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등 산업별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가 10일 발표한 ‘광주전남지역 산업에 대한 사전적 기온리스크 영향분석’에 따르면 광주·전남지역의 기온 변동성은 최근 중기적으로 확대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연구진은 광주와 전남 22개 시군 등 23개 지역의 2005~2022년 경제·기후 자료를 활용해 평균기온과 최고·최저기온의 ‘수준 충격’과 ‘사전적 기온 리스크’를 구분해 분석했다. 사전적 기온 리스크는 실제로 기온이 크게 변한 뒤의 변동성이 아니라 경제주체가 앞으로의 기온을 얼마나 예측하기 어려운지를 나타내는 불확실성으로 정의했다.

분석 결과 가장 눈에 띄는 업종은 제조업이다.

제조업은 기온 충격에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특히 최저기온 리스크가 확대될 경우 제조업 생산이 뚜렷하게 감소했다. 최저기온 리스크가 1℃ 상승하는 충격이 발생하면 제조업 생산 성장률은 충격 당기 약 2%포인트, 1년 뒤 약 3%포인트 감소하는 방향으로 반응했다. 5년 누적으로는 성장률이 약 3%포인트 낮아지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제조업이 단순히 ‘더워지는 기후’보다 ‘예측하기 어려운 기후’에 더욱 민감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제조업의 경우 자본집약적이고 생산공정이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특성 때문에 기온 불확실성이 커지면 냉난방 등 에너지 비용, 설비 가동, 공급망 일정 등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기온 변화에 맞춰 생산계획과 현장 운영을 조정해야 하는 비용이 생산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서비스업도 업종별로 희비가 갈렸다.

서비스업 전체만 보면 기온 수준과 기온 리스크 충격에 대체로 양(+)의 반응이 나타났지만, 연구진은 이를 서비스업 전반이 기온 변화로 이익을 얻는 것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도매·소매업과 금융·보험업 등 세부 업종에서 뚜렷한 부정적 영향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도매 및 소매업은 평균기온과 최고기온 리스크가 각각 1℃ 상승할 경우 5년 누적 성장률이 약 2%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기온 변동성이 커지면 소비자의 외부활동과 구매 시점이 달라지고, 유통업체의 재고관리와 물류비용 부담도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 및 보험업 역시 고온에 민감했다. 평균기온과 최고기온 리스크가 각각 1℃ 상승하면 5년 누적 성장률이 약 2%포인트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 관련 손실 위험과 보험금 청구 가능성 증가, 지역 기업·가계의 경제활동 위축, 자산가치 및 신용위험 변화 등이 간접적인 경로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시됐다.

운수·창고업은 기온 리스크의 종류에 따라 반응이 엇갈렸다. 최고기온 리스크에는 양(+)의 반응을 보인 반면 최저기온 리스크에는 음(-)의 반응을 나타냈다. 같은 기온 리스크라도 고온과 저온의 불확실성이 물류·운송 활동에 서로 다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농수산업에서는 다소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전체적으로 기온 리스크에 대해 음(-)의 생산 위축보다는 양(+)의 반응이 상대적으로 우세했다. 평균기온 리스크와 최고기온 리스크가 확대될 때 생산이 증가하는 방향의 반응도 나타났다.

하지만 이를 기후변화의 수혜 산업으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농수산업은 품목별 반응이 크게 다른 데다 생산량 감소에도 가격 상승으로 명목 매출이 늘어나는 가격효과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세부 분석에서도 채소류는 평균기온 수준 충격에는 양(+)의 반응을 보였지만 평균기온 및 최고기온 리스크에는 음(-)의 반응을 나타냈다.

광업도 평균기온 리스크 충격에 한해 제한적인 음(-)의 반응이 확인됐다. 다만 최저·최고기온을 활용한 추가 분석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반응이 나타나지 않아 기온 충격 전반에 취약하다고 확대해석하기는 어렵다.

주목할 점은 이 같은 산업별 충격이 지역경제 전체 지표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광주특별시 지역 GRDP는 기온 수준과 기온 리스크 충격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받지 않거나 일부 제한적인 양(+)의 반응을 보였다. 제조업 등 취약 산업의 부정적 효과가 농수산업이나 일부 서비스업의 양(+) 효과와 상쇄되면서 총량 지표에서는 기후 충격이 희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지역의 기후환경 자체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광주특별시에서는 폭염과 열대야가 증가하고 있으며, 2024년에는 폭염일수 33.1일, 열대야일수 37.8일로 1973년 관측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전남 남부지역은 태풍 위험에도 노출돼 있다.

더욱이 지역별 기온 리스크 역시 동일하지 않았다. 일부 시군에서는 최근으로 갈수록 중기적인 기온 변동성이 확대된 반면, 다른 지역에서는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는 등 지역 간 차이가 확인됐다. 평균기온이 상승하면서 리스크도 함께 커지는 지역이 있는 반면, 기온 수준은 올라도 리스크는 감소하는 지역도 나타났다.

연구진은 기온 리스크에 대한 지역 산업의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산업별·지역별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특히 제조업의 경우 최저기온 리스크에 대응할 수 있는 생산·공정관리 역량을 강화하고, 도소매업은 폭염 등 기온 변화에 따른 소비·유통 환경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금융·보험업 역시 기후 관련 손실 위험을 반영한 리스크 관리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광주·전남지역의 기온 충격은 지역경제 전체보다 산업별로 살펴봤을 때 서로 다른 영향이 보다 뚜렷하게 나타난다”며 “기후변화에 따른 산업별 취약성을 세밀하게 파악하고, 각 산업의 특성에 맞는 대응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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