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쏘임에 목숨까지…휴가철·야외활동 ‘비상’

벌집 출동 80% 여름 집중…보성서 50대 여성 사망
전남광주소방본부 "긴소매 옷 착용…신속히 대피"

엄재용 기자 djawodyd0316@gwangnam.co.kr
2026년 08월 23일(일) 18:12
지난 14일 오전 10시58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보성군 회천면에서 A씨(54·여)가 벌에 쏘여 쓰러져 소방당국이 출동했다. 사진제공=전남광주통합특별시소방본부
여름철 벌의 활동이 왕성해지면서 전남·광주에서 벌쏘임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에는 벌에 쏘인 50대 여성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숨지는 사고까지 발생하면서 막바지 휴가철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23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전 10시58분 보성군 회천면 한 주거지에서 A씨(54·여)가 벌에 쏘인 뒤 쓰러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A씨는 벌에 쏘인 뒤 통증을 호소했으며, 화장실로 이동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쓰러진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 도착한 소방대원들은 A씨가 심정지 상태인 것을 확인하고 응급처치를 하며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결국 숨졌다.

광주·전남에서는 매년 여름철 벌쏘임 사고가 집중되고 있다.

광주에서 벌쏘임으로 병원에 이송된 환자는 2023년 68명에서 2024년 110명으로 늘었다가 지난해 83명으로 집계됐다. 전남은 2023년 451명, 2024년 830명, 지난해 663명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도 벌쏘임 사고가 이어졌다. 지난달 12일 화순군 백아읍의 한 주택 텃밭에서 가지를 따던 70대 여성이 벌에 쏘여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이달 2일에는 광주 서구 세하동에서 운동하던 30대가 말벌에 쏘여 응급처치를 받은 뒤 병원으로 옮겨졌다.

특히 벌의 활동이 왕성해지는 7~9월에는 벌집 제거를 위한 소방 출동도 급증한다.

전남에서 지난해 벌집 제거 출동은 1만2882건으로, 이 가운데 1만353건(80.4%)이 7~9월에 집중됐다. 2023년에도 전체 1만1689건 가운데 9426건(80.6%)이 여름철에 발생했으며, 2024년에는 2만299건 중 1만7338건(85.4%)이 7~9월에 몰렸다.

질병관리청 조사에서도 벌쏘임 사고는 여름철에 집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2020~2024년) 응급실손상환자심층조사에서 확인된 벌쏘임 사고 3664건 가운데 70.5%가 7~9월에 발생했으며, 13명이 숨졌다. 사고는 정오부터 오후 6시 사이에 가장 많이 발생했다.

벌에 쏘였을 때 단순한 통증이나 부종에 그치지 않고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인 아나필락시스가 나타날 수 있다. 호흡곤란과 어지럼증, 의식저하, 전신 두드러기 등이 발생할 경우 생명을 위협할 수 있어 신속한 응급조치가 필요하다.

벌쏘임을 예방하려면 야외활동 때 향수나 강한 향이 나는 화장품 사용을 피하고 밝은색의 긴소매 옷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밭일이나 제초작업을 할 때는 긴 옷과 장화 등을 착용해 피부 노출을 최소화해야 한다.

벌집을 발견했을 때는 직접 제거하려 하지 말고 자극하지 않은 채 안전한 곳으로 신속히 이동해야 한다. 벌에 쏘였다면 피부에 벌침이 남아 있는 경우 카드를 이용해 밀어내듯 제거하고, 호흡곤란이나 어지럼증 등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119에 신고해 의료기관의 처치를 받아야 한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여름철에는 벌의 활동이 활발해지고 야외활동도 늘면서 벌쏘임 사고 위험도 커진다”며 “벌집을 발견하면 가까이 다가가거나 건드리지 말고 즉시 안전한 장소로 이동하고, 벌에 쏘인 뒤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지체하지 말고 119에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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