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반도체 국가산단, 팹 부지 ‘선착공’ 추진

LH, 9월까지 측량·토질·환경·재해평가 등 5개 용역 추진
전체 산단 46개월 공사…전력·용수 확보 구역부터 개발

이승홍 기자 photo25@gwangnam.co.kr
2026년 08월 25일(화) 17:34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가 조성될 광주 군공항 부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호남권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전체를 완성한 뒤 반도체 생산시설을 짓는 방식에서 벗어나 팹(Fab) 부지부터 먼저 공사에 들어가는 방안을 마련한다.

25일 LH에 따르면 이달 들어 호남권 반도체 국가산단 개발을 위한 조사·설계용역을 비롯해 재해영향평가, 환경·기후변화 영향평가, 토질조사, 드론을 활용한 지형측량 등 모두 5건의 용역을 잇따라 발주했다.

산단 개발의 기본 밑그림을 마련하는 조사·설계용역은 다음달 입찰 절차를 거쳐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재해영향평가와 환경영향평가, 토질조사 등 관련 용역도 9월 중 대부분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용역 발주가 잇따르는 것은 산단 조성 일정을 최대한 앞당기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LH가 제시한 산단 조성공사 규모는 약 820만㎡로, 공사기간은 46개월이다. 추정 공사비는 4455억원이다. 이는 반도체 팹 건설비와 외부 전력·용수시설 등을 제외한 산업단지 조성공사 기준이다.

산단 전체가 완성되기를 기다렸다가 팹 공사에 들어갈 경우 2030년 양산 목표를 맞추기 어려울 수 있는 만큼 LH는 ‘선착공’ 방식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실제 조사·설계용역에는 반도체 팹 조기착공을 위한 별도 검토사항이 담겼다. 송전선로와 광역상수도 확보 여부를 비롯해 연약지반, 토양오염, 문화재, 기존 도로와 지장물 등이 팹 착공을 늦출 수 있는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이 가운데 전력과 용수 공급 여건은 팹 부지 선정을 좌우할 핵심 변수다. LH는 기반시설 공급 가능성과 현장 조건을 종합해 산단을 여러 구역으로 나눈 뒤 산업용지를 먼저 착공할 수 있는 구간을 찾아내도록 했다.

기존에 거론됐던 약 208만㎡ 규모의 우선 공급 구상 역시 이 과정에서 구체화될 전망이다. 어느 구역을 먼저 공사할지는 전력·용수 공급 시기와 지반 상태 등을 확인한 뒤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땅속 사정도 변수다.

LH는 토질조사를 통해 산단 예정지에 평균 2m 안팎, 최대 6.5m 정도의 연약층이 있을 가능성을 확인하고 실제 분포와 처리 방안을 조사한다. 전체 토질조사에는 상당한 기간이 필요하지만 팹 선착공이 가능한 구역은 우선 조사해 시험 결과 등을 먼저 확보하는 방식으로 시간을 줄일 계획이다.

각종 영향평가도 착공 시점을 늦추는 요인이 되지 않도록 설계와 맞물려 진행한다.

재해영향평가 과정에서 토질조사와 기본계획 등의 결과를 공유해 저류지와 배수시설 같은 재해 예방시설을 설계에 바로 반영하고, 환경 분야에서는 전략환경영향평가와 환경영향평가 협의를 함께 추진한다.

군공항 부지를 활용하는 사업인 만큼 토양오염 여부도 조사 대상이다. 지형측량에는 드론을 활용해 수치지형도와 3차원 자료를 확보하고 향후 산단 설계에 활용할 예정이다.

국토교통부도 올해 안에 국가산단 후보지를 공식 사업부지로 지정하는 절차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LH는 군공항 기능의 임시 이전·배치와 별개로 개발이 가능한 구역부터 용도와 형질 변경 등을 추진하면서 기본계획과 실시설계를 구체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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