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도 아스팔트와 사투…열섬현상 완화 ‘안간힘’

[폭염 속 도심 누비는 8t 살수차 타보니]
도로 식히는 물줄기…30㎞/h 속도 1시간30분 주행
3~5도 낮추는 단기 처방…"차량 부족해 체감 한계"

엄재용 기자 djawodyd0316@gwangnam.co.kr
2026년 08월 26일(수) 17:30
26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남구 포충사 인근 급수장에서 살수차에 물을 채워 넣는 작업을 하고 있다. 엄재용 기자 djawodyd0316@gwangnam.co.kr
26일 오전 10시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남구 노대동 일대에서 이민규씨가 살수 작업을 하고 있다. 엄재용 기자 djawodyd0316@gwangnam.co.kr
26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남구 노대동 일대에서 이민규씨가 살수 작업을 하고 있다. 엄재용 기자 djawodyd0316@gwangnam.co.kr
“불볕더위에 숨이 턱턱 막히지만, 살수차가 지나간 곳에서는 잠시나마 열기가 약해진 걸 느낄 수 있습니다.”

26일 오전 10시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남구 노대동 물빛근린공원 주변 도로. 체감온도가 40도에 육박하는 폭염 속에서 8t 살수차 한 대가 도로를 천천히 주행하고 있었다. 시속 30㎞ 안팎으로 움직이는 차량 뒤편에서는 굵은 물줄기가 쉼 없이 쏟아졌다.

달궈진 아스팔트에 물이 닿자 순간적으로 수증기가 피어올랐고, 살수차가 지나간 도로에서는 한동안 노면의 뜨거운 기운이 누그러지는 듯했다.

하지만 효과는 오래가지 않았다.

반대편 차선을 따라 살수를 마치고 되돌아오자 조금 전 물을 뿌렸던 도로는 어느새 대부분 말라 있었다. 뜨거운 햇볕 아래 달궈진 아스팔트는 다시 열기를 내뿜었다.

5년째 살수차를 운전하고 있는 이민규씨(51)는 “폭염이 심한 날에는 한 번 물을 뿌렸다고 끝나는 게 아니다”며 “금세 다시 뜨거워지기 때문에 같은 길을 계속 돌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남구가 지난달부터 운영하고 있는 살수차는 폭염 속 도심의 열기를 낮추는 ‘현장 처방’이다.

도로에 물을 뿌리면 노면 온도와 주변 기온을 일시적으로 낮추고, 아스팔트가 흡수한 열을 다시 내뿜는 복사열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폭염이 이어질 때 도로의 열기를 식히고 시민들이 느끼는 체감온도를 낮추는 데 도움을 주는 방식이다.

이씨는 “가끔 ‘물을 뿌린다고 얼마나 시원해지겠느냐’고 묻는 분들도 있다”며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지만 도심 열기를 낮추고 시민들이 느끼는 더위를 덜어주는 데는 분명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살수차 운행은 생각보다 고된 일이다.

이날 약 1시간30분 동안 30㎞가량을 주행한 살수차는 포충사 인근 급수장으로 이동해 다시 물을 채웠다. 급수에 걸리는 시간은 15분 남짓.

하지만 운전자에게는 이마저도 휴식시간이 아니었다.

급수장에 도착하자 엔진이 꺼지고 에어컨 바람도 멈췄다. 이씨는 연신 땀을 훔치며 급수 호스를 차량에 연결했다.

“기름값을 조금이라도 아끼려고 물을 채우는 동안에는 에어컨도 켜지 않습니다. 경유값도 많이 올라 마음껏 틀기가 부담스럽죠.”

무엇보다 운전 내내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일반 승용차보다 차체가 높고 차량 규모도 큰 탓에 운전석에서는 차량 바로 앞과 아래쪽이 잘 보이지 않는 구간이 있기 때문이다. 좁은 도로를 지나거나 차량과 보행자가 많은 구간에서는 더욱 신경을 곤두세워야 한다.

시민들 반응도 제각각이다.

이씨는 “예전에는 느리게 간다고 경적을 울리거나 항의하는 일이 많았다”며 “요즘은 ‘고생한다’며 격려해주시는 분들이 훨씬 많지만 아직 불편해하는 분들도 가끔 있다”고 말했다.

현재 남구에서 운행 중인 살수차는 4대에 불과하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주요 간선도로를 중심으로 노선별 하루 한 차례씩 운행한다. 남구 전체 도로를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규모다.

이씨는 “살수차 4대로 남구 전체를 커버하기에는 사실 많이 부족하다”며 “더 넓은 지역을 더 자주 돌면서 물을 뿌려드리고 싶은데 그러지 못해 늘 죄송한 마음”이라고 했다.

남구 관계자는 “살수차 운영은 폭염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지만 시민들이 체감하는 열기를 줄이는 현실적인 대응책 중 하나”라며 “폭염이 이어지는 동안 주요 도로를 중심으로 살수 작업을 지속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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