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시 연주하고 싶다는 마음, 아르헨티나까지 데려갔죠" [남도예술인] 김태은 반도네온 연주자
정채경 기자 view2018@gwangnam.co.kr |
| 2026년 08월 27일(목) 17: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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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은 반도네온 연주자는 “많은 사람들이 반도네온의 매력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도록 좋은 연주를 들려줄 것”이라며 “사람들에게 감동과 행복을 전하는 연주자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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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은 군이 아르헨티나에서 연주자들과 합을 맞춰보는 모습. |
광주에서 태어나 현재 전남 담양에 거주하는 반도네온 연주자 김태은(18)군이 최근 아르헨티나 국제 콩쿠르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김 군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체 반도네온(Che Bandoneon) 국제 콩쿠르’에서 주니어 부문 특별상 1위에 올랐다.
아르헨티나 국제 탱고 재단을 비롯해 MAPABE, Taller Galvan, Fuelles del Sur 등이 공동 주최한 이번 대회는 전 세계 반도네온 연주자들에게 상징적인 무대다. 반도네온과 탱고의 본산에서 한국 청소년 연주자가 음악성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김 군의 수상은 더욱 특별하다.
김 군이 반도네온을 처음 만난 것은 초등학교 4학년 때다. 어머니의 권유로 접한 낯선 악기는 어린 그에게 새로운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처음에는 어려운 악기라는 부담보다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즐거움이 더 컸다.
“당시에는 새로운 악기를 배운다는 것 자체가 무척 흥미롭게 느꼈고, 반도네온을 직접 연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린 시절의 작은 호기심이 지금까지 음악을 이어오게 한 소중한 시작이 된거죠.”
음악가 부모 사이에서 자란 김 군은 어릴 때부터 다양한 악기를 접했다. 아버지는 베이시스트 김성광씨, 어머니는 재즈피아니스트 강윤숙씨다. 콘트라베이스와 색소폰, 피아노, 바이올린 등 여러 악기를 경험했지만, 그의 마음을 가장 오래 붙든 것은 반도네온이었다.
반도네온은 ‘악마의 악기’로 불릴 정도로 연주가 어려운 악기로 꼽힌다. 양손으로 악기를 쥐고 버튼을 누른 상태에서 주름상자를 밀고 당기며 소리를 낸다. 같은 버튼이라도 악기를 여닫는 방향에 따라 다른 음이 나는 구조여서 연주자의 집중력과 감각이 요구된다. 악기 무게도 상당해 체력 역시 중요하다.
하지만 김 군은 반도네온의 어려움보다 그 안에 담긴 표현력에 먼저 매료됐다. 그는 반도네온의 가장 큰 매력으로 “사람의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악기”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따뜻하고 깊은 음색부터 애틋함과 열정까지 다양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어요. 벨로우즈의 움직임을 통해 만들어지는 독특한 호흡 또한 반도네온만의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에게 반도네온은 단순히 연주하는 악기를 넘어 음악을 통해 제 마음과 감정을 이야기하게 해주는 특별한 악기예요.”
배움의 길은 쉽지 않았다. 국내에는 반도네온 전문 연주자가 많지 않고, 정식으로 반도네온을 전공할 수 있는 교육 기반도 충분하지 않다. 그는 광주에서 활동하는 반도네온 연주자 김국주씨에게 지도를 받았고, 양평에 거주하는 아르헨티나 출신 반도네온 연주자 JP 호프레를 매달 찾아가 수업을 들었다. 유튜브를 통해 다양한 연주를 찾아 듣고, 좋아하는 연주를 직접 카피하며 혼자 연구하는 시간도 이어갔다.
김 군의 이번 수상이 더 깊게 다가오는 데는 그가 지나온 시간이 있어서다. 그는 열 번 가까운 큰 수술을 받고 중환자실에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 담낭과 비장을 절제하는 등 어린 시절부터 입원과 수술이 반복됐다. 긴 회복의 시간 속에서도 마음 한쪽에는 늘 음악이 남아 있었다. 그에게 반도네온은 단순한 악기가 아니었다. 힘든 시간을 견디게 해주고, 다시 음악을 향해 나아가게 한 존재였다.
“여러 악기를 접해왔지만 그중에서도 저에게 가장 큰 행복을 주는 것은 반도네온을 연주하는 일이었죠. 반도네온은 단순한 악기를 넘어 힘든 시간을 견디게 해주고, 다시 음악을 향해 나아갈 수 있게 해준 아주 특별한 존재입니다.”
이번 아르헨티나 방문은 콩쿠르 이상의 의미도 있었다. 세계적인 반도네온 거장 네스토르 마르코니를 만나 가르침을 받을 기회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현지에서 그의 연주를 들은 이들의 소개와 도움으로 이뤄진 만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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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군이 세계적 반도네오니스트 네스트로 마르코니의 이름을 딴 오케스트라와 함께한 무대를 마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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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은 군이 세계적인 반도네온 거장 네스토르 마르코니를 만나 연주하는 모습. |
그는 앞으로 반도네온 연주자로서 더 깊이 있는 음악을 만들어가고 싶다고 했다. 단순히 곡을 연주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이 느끼고 경험한 감정을 음악으로 전달하는 연주자가 되는 것이 목표다. 국내에서 아직 생소한 반도네온의 저변을 넓히는 일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한국에서는 반도네온을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는 전공과나 교육 과정이 거의 없고, 악기 자체를 접할 기회도 많지 않아요. 아직 반도네온이 많이 알려지지 않은 만큼 다양한 공연과 활동을 통해 반도네온의 매력과 탱고 음악의 아름다움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죠.”
그는 올해 반도네온 독주회를 준비하고 있다. 그동안 배우고 연구해 온 음악을 무대에서 선보이며 반도네온의 다양한 매력을 관객에게 들려주고 싶다는 생각이다. 또 담양에서 주최하는 공연에도 참여해 다양한 무대 경험을 쌓을 계획이다.
내년에는 국내에서 다양한 공연과 연주 활동을 이어가면서 반도네온 연주자로서 한 단계 더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다양한 연주자들과의 협업, 새로운 레퍼토리 개발에도 도전하고, 기회가 된다면 해외 무대에도 참여해 음악적 경험을 넓혀가고 싶다는 바람이다.
“반도네온으로 표현할 수 있는 세계가 넓거든요. 꾸준히 배우고 연구하면서 저만의 음악과 색깔을 가진 반도네온 연주자로 성장해야죠. 궁극적으로는 많은 사람들이 반도네온의 매력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도록 좋은 연주를 들려줄 거예요. 저만의 음악으로 사람들에게 감동과 행복을 전하는 연주자가 되고 싶습니다.”
정채경 기자 view2018@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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