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기 ‘강간살인’ 사형 구형…"계획 범행·반성 의문"

검찰, 케이블타이 등 성범죄 목적…추가 범죄 가능성도
유족, 엄벌 촉구 1인 시위…시민 6만8000명 탄원 동참

임영진 기자 looks@gwangnam.co.kr
2026년 08월 31일(월) 18:55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의 1심 4차공판이 열린 31일 오전 광주지방법원에서 고 이채원양 부모와 변호인이 엄벌 탄원서를 들고 민원실로 향하고 있다. 최기남 기자 bluesky@gwangnam.co.kr
성범죄를 목적으로 여고생 고(故) 이채원양(17)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장윤기(23)에게 검찰이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장윤기가 범행 전 이양을 약 15분간 차량으로 미행하고, 피해자를 납치·결박하기 위한 케이블타이를 미리 준비하는 등 성범죄를 목적으로 범행을 계획한 정황이 뚜렷하다고 주장했다.

또 범행 과정에서 피해자의 저항과 제3자의 개입 등 범행을 중단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흉기를 휘둘렀고, 범행 이후에도 태연하게 행동하는 등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며 사형 선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장윤기 측은 평범한 가정에서 성장했고 전과가 없으며 범행을 후회하고 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재판이 열린 법원 밖에서는 이양의 유족이 장윤기에 대한 사형 선고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으며, 시민 6만8000여명이 엄벌을 요구하는 탄원에 동참했다.



△검찰 “성범죄 목적 계획적 범행”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형사13부(이정호 부장판사)는 이날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강간 등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장윤기의 4차 공판을 열고 변론 절차를 종결했다.

이날 검찰은 장윤기에게 사형을 구형하고, 신상정보 공개·고지와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3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및 보호관찰 명령도 요청했다.

검찰은 장윤기가 이번 살인 범행에 앞서 불법촬영 성범죄와 스토킹, 강간 등 범죄를 저지른 전력이 있는 점을 지적했다.

특히 장윤기가 일면식도 없는 이양을 약 15분간 차량으로 미행한 뒤 범행 장소에서 피해자를 기다렸고, 범행 전 차량 뒷문을 미리 열어두는 등 납치와 성범죄를 염두에 둔 계획적 범행을 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앞서 공소장 변경을 통해 장윤기가 피해자를 차량에 태운 뒤 결박하기 위해 케이블타이를 미리 준비했다는 내용을 공소사실에 추가했다.

검찰은 차량에서 발견된 케이블타이 25개에서 장윤기의 DNA가 확인됐고, 장윤기가 범행 약 5개월 전 이를 구입해 차량에 보관해온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검찰은 “피고인이 납치를 용이하게 하기 위한 수단으로 케이블타이를 미리 준비했다”며 “이는 성범죄를 목적으로 범행을 준비했다는 점을 더욱 명확하게 보여주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채원양이 저항하며 비명을 지르고, 피해자를 돕기 위해 나선 남학생이 나타나는 등 범행을 중단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장윤기가 흉기를 휘둘렀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이 현장을 벗어나기까지 걸린 시간은 고작 140초”라며 “2분 남짓한 시간 동안 일면식도 없는 고등학생 2명을 상대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범행 이후의 행동도 언급했다. 장윤기는 범행 현장을 벗어난 뒤 세탁방에서 피가 묻은 점퍼를 세탁하고 미용실에서 머리를 손질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과거 성범죄를 저지른 직장 동료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검색하고, 날이 밝은 뒤에는 해당 피해자가 일하는 식당을 다시 찾아간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를 근거로 “검거되지 않았다면 추가 범행을 계획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특히 “피해자는 자신이 늘 집에 갈 때 걷던 인도를 걷고 있었다”며 “범죄 피해를 전혀 예상할 수 없는 일상의 공간에서 자신이 왜 그런 고통을 겪어야 하는지도 모른 채 생을 마감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딸을 잃은 부모와 누나를 잃은 남동생, 피해자의 친구들, 이양을 돕다 다친 남학생 등이 겪고 있는 고통을 언급하며 “상상하기조차 힘든 정도의 고통일 것”이라고 했다.

검찰은 장윤기가 수사 과정에서 범행 동기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른 주장을 반복했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장윤기가 여러 차례 조사에서 ‘자살 전 길동무를 데려가려 했다’는 취지로 주장했지만, 실제 범행 과정과 사전 준비 정황 등을 종합하면 성범죄 목적의 계획적인 범행이었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범행에 상응하는 책임의 정도와 응보, 범죄 예방 및 사회 보호 등을 고려할 때 극형의 선고가 정당화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며 사형을 구형했다.

반면 장윤기 측은 최후변론에서 선처를 호소했다.

장윤기 측은 “피고인은 평범한 가정에서 성장했고 전과가 없으며 범행을 진심으로 후회하고 있다”며 “범행이 누적되고 심리적 저항선이 희미해지면서 중대한 범죄에 이르게 된 배경을 참작해달라”고 요청했다.

장윤기도 최후진술에서 “한 가정에 지워지지 않는 아픔을 남겼다”며 “평생 죗값을 가져가겠다.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오는 30일 오후 2시께 장윤기에 대한 선고공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유족 “17살 딸은 죽고 가해자는 살아”

이날 이채원양 유족들은 광주지법 정문 앞에서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진행, 재판부에 법정 최고형인 사형 선고를 요구했다.

유족들은 ‘17살 내 딸, 이채원은 죽었습니다. 가해자는 살아 있습니다. 판결문 한 줄에 한 가족의 생사가 걸려 있습니다. 재판장님 살인범 장윤기에게 사형으로 답해주십시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재판부의 엄중한 판결을 호소했다.

이날 이채원양 추모모임도 광주지법을 찾아 장윤기의 엄벌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뜻이 담긴 탄원서 2100여장을 재판부에 제출했다.

추모모임에 따르면 1차 탄원에는 오프라인 종이 서명 6151명과 구글폼을 통한 개인·단체 서명 4만4998명이 참여했다.

여기에 청원24 5271명, 네이버폼 1만1827명 등 추가 온라인 서명까지 합산하면 현재까지 장윤기에 대한 엄벌을 요구한 시민은 6만8247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추모모임 측은 현재 추가로 접수되고 있는 서명과 탄원서를 모아 오는 9월 말 2차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할 계획이다.

유족과 추모모임은 장윤기에 대한 엄중한 처벌과 함께 피해자와 유족들이 겪은 고통에 상응하는 사법적 판단이 내려져야 한다고 거듭 촉구하고 있다.

특히 이번 사건을 단순히 한 피해자의 비극으로 끝내서는 안 된다며, 범행의 경위와 수법, 피해자와 유족이 겪은 고통 등을 재판부가 종합적으로 고려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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