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빈 점포부터 판로까지"…골목경제 생존 해법 찾는다 공실 관리·상권 재생 등 소상공인 생태계 회복 나서
윤용성 기자 yo1404@gwangnam.co.kr |
| 2026년 09월 01일(화) 17: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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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태연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 |
고물가와 고금리, 소비 패턴 변화, 온라인 중심 유통 구조 확산 등으로 개별 사업자의 노력만으로는 극복하기 어려운 구조적 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상가 공실 증가와 생활밀착형 점포 감소, 지역 내 소비 순환 약화는 단순한 자영업자의 경영 문제가 아닌 지역경제 전체의 경쟁력과 연결되는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맞춰 소상공인 정책 역시 변화하고 있다.
생계 안정과 경영 부담 완화 중심에서 벗어나 상권 자체를 관리하고, 소상공인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해외 선진 사례 벤치마킹부터 민관 협력 상품 개발, 소상공인 가치 측정 연구까지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며 골목경제 회복 방안을 찾고 있다.
본보는 소진공이 추진하고 있는 주요 정책 사례를 통해 변화하는 소상공인 지원 방향과 지역경제 활성화 가능성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상권 관리 패러다임 바꾼다
지역 곳곳에서 상권의 모습이 달라지고 있다.
과거 사람들로 붐볐던 거리에는 빈 점포가 늘어나고 있고, 오랜 기간 지역 주민들의 생활 공간 역할을 해왔던 가게들도 하나둘 자취를 감추고 있다.
경기 둔화와 소비 위축, 온라인 쇼핑 확대 등으로 오프라인 상권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나타난 변화다.
특히 최근 상권 위기는 단순히 매출 감소에 그치지 않는다.
한 점포의 폐업은 주변 유동인구 감소로 이어지고, 다시 다른 점포의 매출 감소와 추가 폐업으로 연결되는 악순환을 만든다.
결국 공실 증가는 상권 경쟁력 약화와 지역 공동화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쇠퇴한 상권을 되살리는 것보다 상권이 무너지기 전부터 변화 흐름을 분석하고 관리하는 체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해외 선진 상권 관리 사례를 연구하며 새로운 정책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프랑스 파리의 상업 활성화 전문기관인 ‘Paris Commerces’다.
소진공은 최근 Paris Commerces를 방문해 파리시의 공실 점포 대응 방식과 생활상권 관리 정책 운영 현황을 살펴봤다.
Paris Commerces는 파리시 산하 공공기관으로 상권 공동화 지역의 근린 상업 유지와 발전을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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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진공은 해외 선진 상권 관리 사례를 연구하며 새로운 정책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프랑스 Paris Commerces 선진사례 벤치마킹을 진행했다. 간담회 종료 후 단체사진 촬영하는 참석자들. |
특히 이 기관은 공실 점포를 단순히 비어 있는 공간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지역 주민에게 필요한 업종을 분석하고, 부족한 생활 서비스 업종을 유치하는 등 상권을 재구성하는 전략적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파리시는 식료품점, 의료 서비스, 건강 관련 시설, 친환경 이동수단 관련 업종 등 주민 생활과 밀접한 분야는 유지하고 확대하는 반면, 특정 업종 과밀화 현상은 조정하는 방식으로 상권 균형을 관리하고 있다.
Paris Commerces의 특징은 점포 정보 제공부터 창업 상담, 계약 지원, 입점 절차 안내까지 한 번에 지원하는 원스톱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
예비 창업자 입장에서는 안정적으로 사업 입지를 찾을 수 있고, 지역 입장에서는 필요한 업종을 유치할 수 있는 구조다.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공공의 적극적인 역할이다.
파리시는 필요한 경우 상가를 확보하고 지역 특성에 맞는 업종을 배치하는 등 상권 변화 과정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
이는 국내 상권 정책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전남광주 역시 상권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광주 충장로와 금남로 등 기존 중심 상권은 소비층 변화와 온라인 소비 확대 등의 영향을 받고 있으며, 신도심 역시 업종 경쟁 심화와 공실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또 카페와 음식점 중심으로 업종이 집중되는 반면 세탁소, 철물점, 식료품점 등 생활밀착형 업종은 감소하면서 지역 주민들이 체감하는 상권 변화도 커지고 있다.
빈 점포를 어떻게 바라보고 관리하느냐가 앞으로 골목경제 회복의 중요한 기준이 될 전망이다.
소진공은 이번 해외 사례 연구를 기반으로 국내 상권 실태 조사와 공실 대응 체계 개선, 생활상권 재생 정책 연계 방안을 지속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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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전국골목상권연합회 준비위원회 발족식에 참가했다. 연합회는 전국 각지의 골목상권 상인들이 모여 골목상권의 연대와 협력을 기반으로 지속 가능한 상권 생태계를 만들어가기 위한 첫걸음으로 마련됐다. |
△소상공인 판로 확대 위한 상생 모델 구축
소상공인이 현장에서 가장 크게 체감하는 어려움 중 하나는 ‘판매 공간 확보’다.
좋은 상품과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도 소비자와 만날 수 있는 유통망을 확보하지 못하면 성장으로 이어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대형마트와 온라인 플랫폼 중심으로 소비가 이동하면서 지역 소상공인이 직접 소비자를 만날 수 있는 기회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제품을 생산하는 소상공인 입장에서는 온라인 시장 진입을 위해 광고와 마케팅 비용을 부담해야 하고, 오프라인 유통망 입점은 높은 진입 장벽으로 작용한다.
결국 많은 소상공인이 ‘제품은 있지만 판매할 곳이 없다’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소진공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상공인의 판로 확대와 지역 내 소비 연결 구조를 만드는 다양한 상생 모델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착한소주’ 사업과 ‘만땅맥주’ 프로젝트로 고물가 상황 속에서 소비자의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동네슈퍼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이 사업의 핵심은 단순한 가격 인하가 아니다.
대형마트나 온라인 쇼핑몰이 아닌 지역 생활권 안에 있는 동네슈퍼를 중심으로 상품을 공급함으로써 소비자의 방문을 유도하고, 골목상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구조를 만드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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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진공은 소상공인의 판로 확대와 지역 내 소비 연결 구조를 만드는 다양한 상생 모델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진열된 만땅맥주 |
소진공은 동네슈퍼가 단순한 판매 공간이 아니라 지역 주민의 일상과 연결된 생활 기반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가격 경쟁력을 갖춘 상품을 공급하고 소비자를 다시 골목으로 유도함으로써 동네슈퍼의 역할을 회복시키겠다는 전략이다.
그동안 우수한 품질을 갖추고도 대형 유통망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던 전통시장과 소상공인 제품이 새로운 소비자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 것이다.
이는 단순히 하나의 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생산자와 유통망, 소비자를 연결하는 새로운 상생 구조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지역 소상공인은 안정적인 판매 채널을 확보하고, 동네슈퍼는 차별화된 상품 경쟁력을 갖출 수 있으며, 소비자는 지역에서 생산된 우수 상품을 접할 수 있는 구조다.
과거 소상공인 지원 정책이 경영 비용 부담 완화와 생존 지원에 집중됐다면, 최근에는 성장 기반 마련과 시장 연결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소진공도 지원 방식의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정책자금이나 컨설팅뿐 아니라 유통망 확보, 소비 촉진, 민간기업과 협업 등 소상공인이 실제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전남광주지역 역시 이러한 판로 확대 정책의 필요성이 큰 지역이다.
지역 곳곳에는 전통시장 상품과 지역 특색을 담은 식품·제조 제품들이 있지만, 안정적인 판매 채널 부족으로 성장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적지 않다.
특히 소규모 제조업체와 전통시장 상인은 제품 개발부터 홍보, 유통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해결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소진공은 앞으로도 민간기업과 유통업계, 소상공인이 함께 참여하는 협력 모델을 지속적으로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데이터 기반 정책 전환 나선다
우리 경제에서 소상공인이 차지하는 역할은 결코 작지 않다.
하지만 경영난을 겪는 자영업자, 보호해야 할 취약 계층이라는 이미지가 강했고, 지역경제에서 창출하는 생산과 부가가치, 고용 효과 등 경제적 역할은 상대적으로 충분히 조명받지 못했다.
소진공은 이러한 인식을 바꾸기 위한 새로운 정책 기반 마련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이 ‘소상공인 총생산지표(S-GDP)’ 구축이다.
소진공은 최근 ‘소상공인 경제적 가치 측정 체계 구축 전문가 자문단’을 출범하고 S-GDP 구축 연구를 본격화했다.
S-GDP는 소상공인이 경제 활동 과정에서 만들어내는 생산과 부가가치를 체계적으로 측정하기 위한 지표다.
기존 국내 경제 지표에서는 대기업과 중견기업 중심의 경제 활동은 비교적 명확하게 측정돼 왔지만, 지역 곳곳에서 경제 활동을 이어가는 소상공인의 기여도는 상대적으로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어려웠다.
소진공은 소상공인이 창출하는 경제적 가치를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하고, 향후 정책 수립과 효과 분석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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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진공은 가격 경쟁력을 갖춘 상품을 공급하고 소비자를 다시 골목으로 유도함으로써 동네슈퍼의 역할을 회복시키겠다는 전략을 추진 중에 있다. 사진은 진열돼 있는 착한소주 |
이를 위해 한국은행, 국가데이터처,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 관련 학회 등 전문가들이 참여해 측정 방식과 활용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통계 구축을 넘어 소상공인 정책의 방향성을 바꾸는 중요한 시도라는 평가다.
단순히 일회성 지원금을 제공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성장 가능성이 있는 분야를 발굴하고, 지역 특성에 맞는 맞춤형 지원 체계를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남광주지역에서도 소상공인은 지역경제의 핵심 축이다.
광주지역 주요 상권과 전통시장, 생활 서비스업, 음식점업 등은 지역 주민들의 소비와 일상을 연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또 전남지역 역시 관광·농수산물·지역 특산품과 연계한 소규모 사업체들이 지역 경제 기반을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 소상공인은 수도권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시장 규모와 판로 부족, 인력 확보 어려움 등 다양한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
소진공은 S-GDP 구축을 시작으로 소상공인이 가진 다양한 가치를 단계적으로 연구한다는 방침이다.
인태연 소진공 이사장은 “소상공인은 우리 경제와 지역 사회를 움직이는 하나의 생태계다”며 “소상공인이 창출하는 경제적 가치를 객관적으로 측정하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 기반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현장 중심의 다양한 지원사업을 통해 소상공인의 가치를 발굴하고 널리 알려,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실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윤용성 기자 yo1404@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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