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특별시 더 쪼개졌다…‘3청사 균형’의 역설

동부청사 몸집 키우기 속도전…공간 없어 민간건물 임대
순천시내 3~4곳 분산 근무…사실상 ‘다청사 체제’ 운영
임대료·전산망에 청사 간 출장까지 ‘균형 아닌 혼란’ 가중

박정렬 기자 holbul@gwangnam.co.kr
2026년 09월 06일(일) 14:18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동부청사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주청사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무안청사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출범 후 첫 조직개편부터 ‘3청사 균형 운영’ 구호와 달리 행정조직을 곳곳으로 쪼개는 기형적으로 분산하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광주·무안·동부 3개 청사의 균형을 맞추겠다며 출장소 규모에서 출발했던 동부청사 조직과 인력을 대폭 확대했지만 정작 이를 수용할 공간이 부족해 민간건물까지 임대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전산망 추가 구축에 따른 비용 낭비와 분산으로 인한 행정 비효율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6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따르면 시는 현행 4실·7본부·24국을 4실·8본부·27국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행정기구 설치 조례 전부개정안 등을 지난달 입법예고했다.

광주청사는 행정문화부시장과 함께 2실 3본부 12국 64과, 무안청사는 균형발전부시장·기본사회부시장과 1실 4본부 9국 56과, 동부청사는 산업경제부시장과 1본부 5국 22과 체제로 재편될 예정이다.

기존 1본부 4국 13개 부서(과/담당관) 320여명 규모였던 동부청사는 1국 9~10과가 증가하면서 광주청사와 무안청사에서 상당수 인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동부청사에는 추가되는 조직과 인력을 수용할 공간이 없다. 더욱이 부시장이 배치되면서 기존 사무실을 부시장실로 만들어야 해 기존 인력도 외부에 내보내야 할 상황이다.

이 때문에 통합특별시는 순천시내에 있는 민간건물 임대를 추진하고 있다. 동부청사가 위치한 순천 신대지구 건물임대가 어려워 다소 거리가 떨어진 곳을 임대할 수밖에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시청 안팎에서는 조례동에 위치한 빌딩을 임대해 2~3개 국을 배치하고, 연향동 옛 동부청사에는 감사위원회를, 해룡면 여순10·19트라우마치유센터가 입주한 건물에 여순사건지원단을 분산해 배치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대로라면 동부청사 기능을 강화한다면서 정작 같은 동부권에 배치된 조직들조차 한 건물에서 근무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조직이 여러 건물로 흩어지면 가장 먼저 문제가 되는 것은 업무 효율성이다.

같은 부시장 산하 실·국 간 회의와 업무협의를 위해서도 차량 이동이 불가피하고, 광주·무안·동부청사, 의회까지 오가는 출장도 반복될 수밖에 없다.

추가 비용도 문제다. 민간건물 임대료뿐만 아니라 행정전산망, 보안시스템, 통신망, 사무집기 등 별도의 업무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통합으로 중복 행정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여야 할 시점에 오히려 ‘분산을 위한 비용’을 추가로 지불하는 셈이다.

최우선 돼야 할 시민 편의성도 의문이다. 어느 업무를 어느 청사, 어느 건물에서 처리하는지 시민들이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가까운 청사에서 편리하게 행정서비스를 받는다’는 3청사 운영 명분도 무색해진다.

문제의 시발점은 지난 2005년 1과 3담당 17명의 ‘동부출장소’를 지역 여론 무마를 위해 계속 키운데 따른 것이다.

여수와 순천 광양 정치권을 중심으로 ‘동부권 소외론’을 외치면서, 2014년 1국 3과 11담당 56명의 ‘동부지역본부’로 격상된데 이어 2019년 1국 6과 135명, 2023년에는 1본부 4국 1관 13개 부서 320명 규모의 통합 동부청사를 개청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통합특별시 출범으로 다시 한번 몸집을 불리게 된 것이다.

하지만 사무공간조차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조직부터 확대하고 결국 민간건물에 부서를 쪼개 배치한다면 ‘균형발전’이 아니라 지역별 조직 나눠 갖기에 그칠 수밖에 없는 우려를 키우고 있다.

그동안 ‘동부권 소외’를 주장하며 동부청사 확대를 요구했던 지역 정치권은 정작 조직 분산에 따른 행정 비효율과 추가 재정부담에 대해서는 별다른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어 비판을 면키 어려워 보인다.

3청사 균형 운영 기조가 바뀌지 않는한 문제 해결은 쉽지 않아 보인다. 이 때문에 준비가 미흡한 상황에서 조직개편의 속도전으로 밀어붙이면서 부작용만 키운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시청 한 관계자는 “과거 드라마 속 ‘한 지붕 세 가족’은 들어봤어도 ‘세 지붕 한 가족’은 금시초문이다”며 “더욱이 3청사 균형 운영을 명분으로 동부청사가 갈갈이 쪼개져 운영되는 것은 시민을 위한 것도 아니고, 시장의 의도와도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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