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년 기술, 누구에게"…지역 제조업, 승계 비상 중소기업 대표자 고령화 가속…후계자 결정 ‘난항’
윤용성 기자 yo1404@gwangnam.co.kr |
| 2026년 09월 07일(월) 18:07 |
중소기업 대표자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기업 승계가 주요 경영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후계자를 정하지 못한 기업이 적지 않은 데다 승계 과정에서 세금과 자금 부담까지 겹치면서 기업의 지속 여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7일 중소기업중앙회의 ‘2025년 중소기업 기업승계 실태조사’에 따르면 업력 10년 이상 중소기업 대표·임원 및 가업승계 후계자 600명 가운데 60~70세 미만이 41.7%, 70세 이상이 25.0%로 조사됐다.
조사 대상의 66.7%가 60세 이상이었다.
반면 승계 준비는 대표자의 연령만큼 빠르게 진행되지 않고 있다.
자녀에게 승계를 완료했다는 응답은 9.2%, 현재 승계 중이라는 응답은 35.5%, 승계 계획이 있다는 응답은 27.8%였다. 자녀에게 승계할 계획이 없다는 응답도 25.8%에 달했다.
후계자가 있다고 해서 승계가 곧바로 이뤄지는 것도 아니다.
자녀가 기업을 이어받더라도 경영에 참여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고 기존 거래처와 직원들의 신뢰를 확보하는 과정도 거쳐야 한다.
특히 자동차부품과 금속가공업체처럼 숙련도가 중요한 업종에서는 대표자나 핵심 기술자가 오랜 기간 쌓아온 경험이 생산 과정에 녹아 있는 경우가 많기에 기술 전수라는 과제가 추가된다.
도면에 기록되지 않은 작업 방식이나 불량을 판단하는 감각처럼 현장에서 체득한 기술은 매뉴얼만으로 전달하기 어려워서다.
승계를 늦추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조사에서 기업승계 과정에서 경험했거나 예상되는 어려움 가운데 ‘세금 부담’을 꼽은 응답이 80.0%로 가장 높았다. 기업승계 관련 정부 정책 부족 23.0%, 승계 이후 경영 악화 19.3% 등이 뒤를 이었다.
하지만 현장의 고민은 세금에만 머물지 않는다.
자녀가 회사를 이어받을 의사가 있는지, 후계자가 경영능력을 갖출 수 있는지, 기존 직원들이 새로운 경영자를 받아들일 수 있는지 등 경영권 이전을 둘러싼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자녀 승계를 선택하지 않는 기업도 적지 않다.
자녀 승계를 고려하지 않는 이유로는 ‘현재 본인이 젊어서 승계를 고려할 단계가 아니다’가 49.4%로 가장 많았고 ‘기업하기 힘든 환경으로 자녀에게 기업경영의 무거운 책무를 주고 싶지 않다’는 응답도 26.8%를 차지했다.
지역 제조업계에서는 승계 실패가 기업 하나의 폐업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제조업체 한 곳이 문을 닫으면 해당 기업의 근로자뿐 아니라 납품업체와 협력업체, 숙련인력 등 주변 산업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오랜 기간 지역에 자리 잡은 제조업체일수록 거래 관계를 맺고 있는 주변 업체가 많아 기업의 존속 여부가 지역 산업 생태계와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후계자가 없는 기업은 제3자 매각이나 전문경영인 영입 등 다른 방식의 승계를 선택할 수도 있지만 이 역시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다. 기업가치를 평가하고 경영권을 정리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데다 적절한 매수자를 찾는 과정도 쉽지 않아서다.
지역 경제계 전문가는 “중소기업의 승계는 대표자 한 사람의 자리를 바꾸는 문제가 아니라 그동안 기업이 축적한 기술과 거래처, 인력을 함께 넘기는 과정이다”며 “대표자가 아직 경영 일선에 있을 때부터 후계자를 육성하고 기술을 이전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녀 승계가 어려운 기업까지 무조건 가족 승계를 전제로 접근하기보다는 전문경영인이나 제3자 매각 등 기업 상황에 맞는 선택지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지역 제조업체의 경우 승계 과정에서 기술과 고용이 함께 유지될 수 있도록 지역 차원의 지원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용성 기자 yo1404@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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