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재수첩] 해든이 사건, 아동학대 근절 출발점 돼야 임영진 사회부 차장
임영진 기자 looks@gwangnam.co.kr |
| 2026년 09월 08일(화) 18:29 |
![]() |
해든이 사건 항소심 결과가 나온 뒤 마음이 무거운 이유다.
해당 사건을 심리한 광주고등법원 제2형사부는 아동학대살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친모에게 1심 무기징역보다 낮은 징역 35년을 선고했다. 친부에게는 징역 4년6개월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범행이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됐다고 보기 어렵고, 범행 후 반성하는 모습과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교화 가능성 등을 감형 사유로 들었다. 형벌의 목적에 갱생과 사회 복귀도 있다는 재판부의 설명이다.
재판부의 판단에는 법과 양형 원칙에 따른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시민들은 이번 감형에 대해 대체로 공감하지 못한다.
해든이에게는 두 달 가까이 19차례의 학대가 이어졌다. 마지막에는 폭행을 당한 뒤 욕조에 방치돼 숨졌고, 아이의 몸에서는 여러 골절과 장기 출혈 등이 확인됐다.
다만 형량보다 더 중요한 사실은 따로 있다. 왜 학대가 반복되는 동안 아이를 구하지 못했는가이다.
아동은 스스로 학대를 신고하거나 위험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특히 영아는 자신의 고통을 말로 표현할 수도 없다. 결국 주변의 관심과 사회의 보호체계가 아이의 생명을 지키는 마지막 안전망이 될 수밖에 없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아동학대 신고 이후의 관리와 재학대 방지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다시 살펴봐야 한다. 한 번의 신고와 확인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위험 신호가 사라질 때까지 지속적으로 살피는 체계가 필요하다.
해든이의 죽음이 또 하나의 사건으로 기록돼서는 안 된다. 감형에 대한 아쉬움은 아쉬움 대로 남기되, 그 분노가 제도와 현장을 바꾸는 힘으로 이어져야 한다.
더 이상 말하지 못하는 아이가 학대의 흔적을 안고 세상을 떠나는 일이 없어야 한다. 해든이의 짧은 삶이 아동학대를 끝내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
임영진 기자 looks@gwangnam.co.kr
임영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