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한 잔 너머의 초의선사, 편지로 읽는 삶과 문화

광주박물관 ‘초의선사 유묵 번역집 간찰편’ 발간
박동춘 기증 간찰 86건 155점 번역·정리 2권 구성

정채경 기자 view2018@gwangnam.co.kr
2026년 09월 09일(수) 14:55
변지화가 초의선사에게 보낸 간찰.
정대무가 초의선사에게 보낸 간찰.
국립광주박물관이 조선 후기 대표 선승이자 ‘다성’으로 불리는 초의선사의 간찰을 번역·정리한 학술총서를 발간했다.

9일 국립광주박물관에 따르면 최근 학술총서 ‘박동춘 기증 초의선사 유묵 번역집 간찰편’을 발간했다.

초의선사(1786~1866)는 조선 후기의 대표적인 선승이자 우리나라 차 문화를 정립한 인물이다.

국립광주박물관은 지난 2021년 동아시아차문화연구소 박동춘 소장으로부터 초의선사 관련 유물 169건 364점을 기증받았다. 이후 기증 자료를 체계적으로 조사·정리하고 학술적 가치를 밝히기 위해 2022년부터 유묵 번역사업을 추진해왔다.

이번 간찰편은 그 사업의 주요 성과다. 국립광주박물관은 2023년 시회(詩會)의 내용을 엮은 ‘가련유사’를 시작으로, 2024년에는 시와 산문을 수록한 ‘시문편’을 발간했다. 이어 올해 초의선사 관련 간찰 86건 155점에 대한 번역과 정리를 마무리하며 상·하 두 권으로 구성된 간찰편을 펴냈다.

간찰은 개인 간에 주고받은 사적인 편지다. 문집이나 관찬 기록에서는 확인하기 어려운 당시의 생활상과 감정, 인간관계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자료로 평가된다.

이번 간찰편에 수록된 편지는 초의선사가 교유했던 유학자와 승려, 지방 관리, 아전 등과 주고받은 것이다. 이를 통해 초의선사의 교유 관계와 활동, 당시의 사회·문화적 상황을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특히 초의선사가 차에 대해 저술한 우리나라의 유일한 다서(茶書)인 ‘동다송’의 원래 명칭이 ‘동다행’이었고, 1837년 변지화의 부탁으로 내용을 수정·보완했다는 사실이 변지화의 간찰을 통해 확인됐다.

또 초의선사가 스승으로 모셨던 정약용과의 인연이 손자 대까지 이어졌다는 점도 주목된다. 정약용의 아들 정학유와 손자 정대무의 간찰 등을 통해 이 같은 교유 관계를 확인할 수 있다.

국립광주박물관은 “이번 간찰편 발간을 통해 초의선사의 교유 관계와 사상, 문화적 활동을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하게 됐다”며 “앞으로는 이번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기증품을 전시로 국민께 공개함으로써 기증의 뜻에 부응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동춘 기증 초의선사 유묵 번역집 간찰편’은 국립광주박물관 누리집의 학술 보고서 메뉴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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