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혁명’ 근거한 땅과 풍경…생명력 천착

이기홍 개인전 30일까지 오월미술관
전북 전주 연고로 활동 광주서 첫 선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2026년 09월 09일(수) 19:19
‘넘지 못한 고개 그리고 용못’(송장배미)
‘들녘’
전북 전주에서 왕성한 활동 중인 이기홍 작가의 개인전이 10일 개막, 오는 30일까지 오월미술관에서 ‘’다시 산하(山河)에게‘라는 타이틀로 열린다.

전남광주특별시에서의 전시는 이번이 처음인 이 작가는 그동안 천착하던 대나무 시리즈와 옥수수 시리즈 등을 포함해 대부분 새로운 작품이 출품돼 선보인다.

출품작으로는 전북지역을 넘어 동학혁명을 근거한 땅과 풍경이 다수다.

‘옥수수’
특히 대표작으로 이 전시를 앞두고 완성된 ‘넘지 못한 고개 그리고 용못’이 꼽힌다. 이 작품은 370cm×150cm 규모로 전시장을 압도할만한 대작으로 평가된다. 이 작품은 명제에서 알 수 있듯 일명 ‘송장배미’라고 불리는 저수지를 형상화했다. 1894년 동학농민혁명 당시 우금티 전투 등에서 희생된 무수한 농민군의 시신이 논두렁과 논배미에 가득 쌓이거나 매장됐다고 전해지는 충청남도 공주시에 소재한 비극적인 역사 현장을 일컫는다. 배미는 논을 세는 옛 우리말이자 배미에 송장이 가득 찼다는 의미의 송장배미다. 가을걷이가 끝난 들판은 황량하고 스산하기 그지없다. 하나같이 목이 꺾인 채 바닥을 내려다보는 연 이파리들은 흡사 1894년 혁명의 패배 후 어김없이 참수당한 동학군을 닮았다. 바람에 찢어지고 섬유질만 남은 듯한 이파리가 동학군들의 도포자락을 연상시키며 섬찟하다. 참수당한 것만 같은데도 굳건하게 서서 들판의 바람을 온몸으로 받는 이 송장배미는 작가의 태생적 민중성과 어김없는 리얼리즘을 더욱 공고히 하기에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울림1894’
이외에 우리 땅 풍광을 만날 수 있다. 작가는 들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옥수수와 농촌의 마당가 자생하는 대나무 등으로 자생성과 엄청난 생명력을 우리의 민중성으로 이끌어내 자신만의 화폭에 담았다.

이기홍 작가는 서양화를 전공했으며 1980~1990년대부터 민주화 운동과 민중예술 운동에 참여했다. 단체전으로 ‘동학혁명기념전’과 ‘조국의 산하전’ 등에 참여했으며 대나무를 비롯해 옥수수와 강(만경강·동진강) 등을 통해 시대의 아픔과 민중들의 삶을 그리고 있다. 전북민족미술인협회(민미협) 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전업작가로 왕성한 작업을 벌이고 있다.

개막식은 10일 오후 5시로 이기홍 작가의 하모니카 연주에 이어 작가를 애정하고 전시를 축하하는 뮤지션들의 공연이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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