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기업을 키우자]중증장애인복지협회 도둠

‘평생 복지 모델’…장애인 사회공헌 새 방향 제시
사무·주방·일반가구 생산…장애인 직업 창출·역량 강화
일자리부터 생산·소비·재활까지 경제적 자립 기반 지원

윤용성 기자 yo1404@gwangnam.co.kr
2026년 09월 10일(목) 17:53
이한철 중증장애인복지협회 도둠 이사장
장애인에 대한 사회공헌의 패러다임이 단순한 후원과 보호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일자리와 직무역량을 제공해 경제적 자립을 돕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장애인을 단순한 복지 수혜자가 아니라 생산과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 바라보고, 일자리와 소득 창출을 통해 자립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다.

특히 중증장애인의 경우 취업과 직업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개인의 능력과 특성에 맞는 직무 설계와 현장 적응 지원, 안전한 근무환경 등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일할 기회’를 어떻게 만들고 지속할 것인가는 장애인 복지의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광주를 기반으로 중증장애인의 직업 창출과 자립 지원에 나서고 있는 중증장애인복지협회 도둠(이사장 이한철)의 활동이 주목받고 있다.



도둠 외부 전경


도둠은 중증장애인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며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고용과 생산활동을 중심으로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가는 것을 주요 목표로 하고 있다.

단순히 장애인에게 필요한 물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장애인이 생산활동의 주체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사무용가구와 주방가구, 일반가구 등 다양한 제품을 직접 생산해 시장에 공급하면서 생산과 장애인 고용을 연결하는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

장애인이 생산과정에 참여하고 자신이 만든 제품이 실제 소비자에게 판매되는 경험은 단순한 소득 창출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자신의 능력을 확인하고 직업인으로서 역할을 수행하면서 사회적 소속감과 자존감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장애인 고용정책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도둠은 지난 4월 광주관광공사와 지역사회 취약계층 및 장애인 복지 증진을 위한 사회공헌 협력 강화와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고용노동부는 2026년 중증장애인 지원고용 예산을 확대하고 장애인의 취업과 고용 유지를 지원하는 전문인력 양성에 나서고 있다.

장애인 고용 전문인력 교육도 이론 중심에서 벗어나 사례와 의사소통, 장애감수성, 안전교육 등 실제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실무 중심으로 개편됐다. 지난해에는 관련 전문인력 2811명이 배출됐다.

장애인 고용의 기준이 단순히 ‘몇 명을 고용했는가’에서 ‘얼마나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일자리를 제공했는가’로 확대되고 있는 셈이다.

도둠이 생산활동을 중심으로 장애인 고용을 이어가는 것도 이 같은 정책적 흐름과 맞닿아 있다.

장애인의 능력에 맞는 업무를 제공하고 생산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경제적 자립뿐 아니라 직무역량을 키우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확대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장애인 고용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일자리를 만드는 것만큼 생산된 제품을 안정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판로 확보도 중요하다.

장애인생산품이 실제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소비자의 선택을 받아야 생산이 지속되고, 생산이 지속돼야 장애인 고용 역시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중증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제도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공공기관과 기업 등이 중증장애인생산품을 구매하면 단순한 물품 거래를 넘어 장애인의 직업활동과 소득, 자립을 지원하는 소비로 연결될 수 있다.

‘장애인이 만든 제품이기 때문에 구매한다’는 차원을 넘어 제품의 품질과 경쟁력을 인정하고 지속적으로 구매하는 것이야말로 장애인생산시설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방법이다.

도둠이 제품 생산과 판로 확대를 함께 고민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장애인이 생산활동에 참여하고 제품이 시장에서 판매돼 매출이 발생하면, 그 경제적 가치는 다시 장애인의 고용과 직업재활, 근로환경 개선 등을 위한 기반으로 활용될 수 있다.

생산이 일자리를 만들고, 일자리가 소득과 자립으로 이어지며, 소비가 다시 생산과 고용을 뒷받침하는 선순환 구조다.

이는 기업의 사회공헌을 단순한 비용이나 일회성 후원으로 바라보는 기존 시각과도 차이가 있다.



도둠 내부 사진


기업과 공공기관은 필요한 제품을 구매하면서 사회적 가치 창출에 참여하고, 장애인생산시설은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하며, 장애인은 지속적인 일자리를 얻는 구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기업 경영에서 강조되는 ESG와 사회적 가치 역시 이러한 방향과 연결된다.

사회공헌을 별도의 기부활동으로만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생산과 소비, 고용 과정 자체에 사회적 가치를 담아내는 방식이다.

도둠은 이 같은 생산·고용 모델을 장애인의 생애 전반을 아우르는 평생복지로 확대하는 구상도 제시하고 있다.

장애인이 일을 할 수 있는 시기에는 안정적인 일자리와 생산활동을 제공하고, 고령이나 장애 정도의 변화 등으로 직업활동이 어려워진 이후에는 재활과 돌봄을 통해 존엄한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장애인 복지의 중심이 ‘보호’에서 ‘자립’으로, 장애인 고용의 기준이 ‘고용 인원’에서 ‘일자리의 질’로 이동하는 가운데 도둠의 활동은 지역사회에서 장애인 사회공헌의 새로운 방향을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또 도둠이 추구하는 장애인 평생일자리·생산·재활·돌봄 모델이 지역사회에서 새로운 장애인 복지와 사회공헌의 방향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도둠은 지난 7월 광주청사 1층 시민홀에서 열린 ‘잡페스타’에 참가했다. 잡페스타는 경력보유여성과 결혼이주여성 등 광주·전남 지역 다양한 계층의 여성 구직자에게 취업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일자리 박람회다.


이한철 중증장애인복지협회 도둠 이사장은 “장애인을 위한 일자리를 만드는 것을 넘어, 장애인이 만든 제품이 품질로 인정받고 그 수익이 다시 장애인의 좋은 일자리와 재활에 투자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장애인이 나이가 들어 일을 할 수 없게 되더라도 끝까지 존엄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장애인 평생복지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단순한 장애인복지사업을 넘어 ‘장애인 평생일자리·생산·재활·돌봄 복지사업’이라는 하나의 큰 비전으로 발전시키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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