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뮤지션 지키기

박성언 음악감독

박성언 gn@gwangnam.co.kr
2026년 09월 10일(목) 18:03
박성언 음악감독
요즘 선후배 뮤지션들을 만나게 되면 ‘지금까지 음악 하면서 요즘처럼 일이 없었던 적이 없다.’ ‘코로나 때보다 더 심각하다’ 등등 하나같이 볼멘소리 들이다. 나는 원래도 행사를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그러려니 했는데 여러 곳에서 그런 얘기를 들으니 상당히 심각하긴 한 모양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부분은 뮤지션들의 생계 문제와 직접 닿아 있으니 얼마나 중요하겠는가. 몇몇 선배님들께 여쭤보고 나름 정리를 해보니 가장 주요한 이유를 찾을 수 있었다.

그중 한 가지는 누구든 음악을 만들 수 있고 무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음악이 특별한 사람들의 전유물은 아니지만 예전에는 악기나 음악에 대한 열정과 노력 없이는 엄두가 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시대는 말 몇 마디에 AI를 활용하여 음악을 만들어 낼 수 있고 여러 반주기들의 발달로 악기연습이나 공부 없이도 무대에 설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물론 오랜 기간 노력한 연주자의 실제 라이브의 감동을 따라올 수는 없겠지만 어쨌든 쉽게 기계 반주를 이용하여 공연할 수는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무대라는 특정한 영역의 성격상 개런티를 받는 행복함도 있지만 특별한 보상을 받지 않고도 무대에 오르는 것만으로 만족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예산이 많은 행사나 공연은 여러 스타일의 가수나 연주자를 섭외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는 예산을 절약하는 차원에서도 이런 스타일의 뮤지션들을 섭외하는 모양이다. 간단하게 얘기해서 개런티를 많이 주고 아주 인기 많은 가수를 중앙에서 섭외하던지 개런티를 거의 주지 않고도 무대에서 반주기나 간단한 연주를 통해 공연해 줄 사람을 섭외하던지 둘 중에 하나인 것이다. 이 부분에서 지역에서 오래 활동하고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는 소위 로컬 인디 아티스트들의 포지션이 모호해지는 것이다, 이들은 게런티를 어느정도는 받아야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뮤지션들의 생계문제와 직면한다.

지역문화가 사라진다면 사실 그곳은 생명력을 잃게 된다. 우리가 타지에 갔을 때를 생각해 보면 이 부분은 정확하다. 한 가지라도 그 지역 고유의 것을 경험하고 싶고 그 지역의 문화를 향유하고 싶어 한다. 그렇다면 타 지역 사람들이 광주에 왔을 때 이 지역에서 펼쳐지는 행사나 공연이나 음악씬들은 우리 광주의 문화를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우리가 해외여행을 가서 막걸리를 절대 먹지 않고 와인을 마시는 것과 비슷하다. 반대로 맥주가 유명한 독일의 사람들이 우리나라에 여행을 오면 라거 맥주를 마시겠는가. 혹여 입맛에 맞지 않아도 막걸리 한잔 먹어보고 싶을 것이다.

지역 음악 생태계를 위해 좀 더 확실하고 현실적인 지원과 대안이 필요해 보이는 요즘이다. 내 주변에서도 뮤지션으로 불리던 사람이 어느덧 생계 때문에 다른 일을 병행하더니 급기야 음악을 그만두게 된 사람도 많다. 나는 우리 지역에 있는 뮤지션들을 귀하게 생각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자신의 음악과 예술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한 명 한 명이 얼마나 소중한가. 그것도 우리 지역에서 생활하며 공연하고 사람들에게 음악을 전해 준다면 모두 광주의 소중한 문화 자산이다. 여러 지원사업단체나 예산처들도 조금 더 지역 뮤지션들을 위해 문을 열어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리고 그에 맞게 예술가들도 열심히 노력해줘야 할 것이다. 막상 지원이 되어도 본인의 게으름이나 현실 안주로 인하여 새롭지 않고 틀에 박힌 음악만을 대중에게 들려주고 보여준다면 냉정하게 외면 받게 될 것이다. 누가 뭐라 해도 잘해야 한다. 아니 최선을 다해야 한다. 너무 잘해서 박수를 칠 수밖에 없던지 너무 열심히 하고 있어서 박수를 칠 수 밖에 없던지 둘 중 하나이다. 관객 입장에서 볼 때 무대의 뮤지션이 안쓰러워서 보내는 위로의 박수는 단 한번이고 두 번째는 공연장에 찾아오지 않을 것이다. 끝으로 지원사업을 전담하는 기관이나 예산처들에는 전하고 싶은 바램이 있다.

‘건물 안에서 직원들끼리 회의 하지 마시고 거리로 나와서 지역의 뮤지션들과 예기 나눠 보세요! 광주에도 정말 멋지고 소중한 예술가들이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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