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로 미래를 여는 기업]국도머신㈜

절단·절곡기 맞춤 제작…40년 기술 제조현장 바꾼다
서보모터 기반 하이브리드 CNC로 전력 소모 낮춰
설계·제작·수리 전 과정 수행…8시간 내 응대체계
로봇 자동화로 중량물 작업 개선…해외 판로 확대

송대웅 기자 sdw0918@gwangnam.co.kr
2026년 09월 15일(화) 17:25
김준경 국도머신㈜
자동차와 선박, 건축자재, 항공기 부품 등 산업 전반에 쓰이는 철판은 제품의 용도에 따라 자르고 구부리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창틀과 문틀부터 주방기구, 농기계, 자동차 차체와 항공기 부품까지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수많은 금속 제품도 절단과 절곡 공정을 통해 완성된다. 철판을 여러 조각으로 나눠 용접하는 대신 한 장을 정밀하게 접으면 생산시간을 줄이면서 제품의 균일성과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경기도 시흥시와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장성군에 제조 기반을 둔 국도머신㈜(대표이사 김준경)은 40여년간 절단기와 절곡기 분야에서 기술력을 쌓아온 산업기계 전문 제조기업이다.

모든 제품을 정해진 규격대로 일률적으로 생산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고객이 가공하려는 소재와 제품, 작업환경에 맞춰 기계를 설계·제작하는 맞춤형 생산체계를 구축했다. 최근에는 하이브리드 CNC 절곡기와 로봇 자동화 시스템을 앞세워 에너지 절감과 제조현장의 인력난 해소에도 나서고 있다.

국도머신㈜의 역사는 198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창업자 고 김평환 대표이사는 경남 창원 소재의 효성스즈키부터 산업 기계를 운용하는 다양한 회사의 최고 책임자로서 재직하며 쌓은 많은 현장 경험을 기반으로 해 기계식 프레스 유통 및 제조 사업에 뛰어들었다.

당시 지역에는 판금제품 생산업체가 필요로 하는 산업기계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기반과 업체가 전무후무했다. 이미 프레스 시장에는 대형 업체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던 만큼 고 김평환 대표이사는 상대적으로 공급 기반이 약했던 절단기와 절곡기로 눈을 돌렸다.

국도머신㈜은 1989년부터 절단기와 절곡기를 본격적으로 생산했으며 1993년 개인사업자에서 법인사업자로 전환했다. 창업 초기부터 회사가 내세운 원칙은 ‘고객이 원하는 사양의 기계를 직접 만들어준다’는 것이었다.

1992년에는 한 고객사의 요청에 맞춰 절단기와 절곡기를 하나로 결합한 장비를 제작했다. 각각 별도의 전원과 유압 시스템이 각각 운용되던 두 설비를 하나로 구성한 맞춤형 기계였다. 대량생산보다는 고객이 현장에서 겪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춘 국도머신㈜의 기술개발 방향과 그 가치 철학을 보여줄 수 있는 단적인 사례이다.



국도머신㈜ 내 제조공장에서 제품 제작에 필요한 자재들이 쌓여있다.


이 같은 기업 정신은 현재 2세 경영인이자 2대 대표인 김준경 대표이사에게로 이어졌다. 김준경 대표이사는 지난해 10월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 기존의 맞춤형 제작 역량을 바탕으로 에너지 절감과 자동화 기술을 결합하고, 각종 전단기·절곡기의 안전장치 및 부품 공급 등의 사업 영역을 다각도로 넓히고 있다.

현재 국도머신㈜의 주력 제품은 하이브리CNC절곡기, 일렉트릭CNC절곡기, 유압식CNC절곡기, 자동4면절곡기, 파이버 레이저 커팅기, 유압식NC전단기 등 판금재료를 절단,절곡하는 가공기이다.

‘전단기’는 철판을 필요한 크기로 정밀하게 자르는 장비이며 ‘절곡기’는 절단된 철판에 압력을 가해 일정한 각도와 형태로 구부리는 장비다. 같은 제품을 반복 생산할 때 오차를 최소화하고 균일한 품질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국도머신㈜은 고객이 사용하는 철판의 두께와 길이, 가공 형태, 생산량 등을 분석해 장비의 압력과 속도, 제어축, 금형 등을 다르게 설계한다. 고객이 90도로 접힌 제품 100개를 요구하면 최소한 하나의 LOT에서는 대부분의 생산 제품의 결과값이 1도 각도 이내의 허용 공차 이내로 생산될 수 있도록 장비를 설계한다.

국도머신㈜의 기술 전환을 보여주는 대표 제품은 하이브리드 CNC 절곡기다.

일반 유압식 절곡기는 전원을 켜놓으면 실제로 철판을 가공하지 않는 대기 상태에서도 모터와 펌프가 계속 가동된다. 유압유를 순환시키는 과정에서 전력이 소모되고 소음과 열도 발생한다.

반면 하이브리드 CNC 절곡기는 서보모터를 적용해 실제 작업이 이뤄질 때만 모터가 작동한다. 일반 유압식 장비가 시동을 걸어놓은 내연기관 자동차처럼 대기 상태에서도 동력을 사용하는 구조라면 하이브리드 절곡기는 필요한 순간에만 동력을 사용하는 방식이다.

불필요한 가동시간을 줄여 전력 사용량을 낮추고 소음과 열 발생도 줄일 수 있다. 유압유가 순환하는 시간도 짧아져 유압실린더 씰링 등 소모성 부품의 마모와 산화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



하이브리드CNC절곡기 1000TON x 8M


또한 소모성인 유압작동유의 교체 주기도 자연스레 늘어난다. 일반 유압식 장비는 사용환경에 따라 6개월에서 1년을 주기로 유압유를 교체해야 하지만 하이브리드 장비는 교체 주기를 최대 3년 가량으로 늘릴 수 있다는 게 제조사 측 설명이다. 초기 구매비용은 일반 유압식보다 높지만 전기료와 소모품비를 고려하면 장기적으로 고객사의 유지관리 부담을 낮출 수 있다. 또한 외국산 설비의 경우 해당 회사에서만 판매,취급하는 특수 오일을 사용해야하는 문제점이 있으나, 국도머신㈜의 제품의 경우 일반적인 범용 제품을 사용해도 문제가 없는 제품을 선정, 설계하여, 고객사의 1년 단위 유지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췄다.

이를 위해 설계와 전기·전장, 유압, 생산, 사후관리 분야별로 전문인력을 배치했다. 현재 직원은 20명 가량이며 평균 근속연수는 17.7년에 달한다. 더불어 장기 근속자뿐만아니라, 60대부터 20대까지(60대 2명·50대 3명·40대 8명·30대 6명·20대 1명·기타 3명) 연령대가 고르게 분포가 돼있다. 5인~10인 이하의 소규모 사업자가 많은 국내 절단·절곡기 업계에서 국도머신㈜처럼 각 분야별 전담인력을 자체적으로 운영하며, 설계부터 조립과 사후관리까지 직접 수행하고 있는데, 이는 동종업계에서는 판매량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운영하기 매우 힘든 구조에 해당한다. 그러나 국도머신㈜는 동종업계의 경쟁업체와 달리 오히려 기술 인력을 늘리고 있으며, 평균 연령이 매우 젊은 편에 속해 고객의 응대 및 수준이 굉장히 빠르다는 평을 듣고 있다.

또한 국도머신㈜은 유럽의 유압·제어·금형 전문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장비 성능도 높이고 있다. 독일계 유명 브랜드 유압시스템 업체인 HAWE(하베)와 이탈리아 ESA(에사)의 CNC 제어장치를 적용하고 네덜란드 WILA(윌라), 이탈리아 ROLLERI(롤레리)의 금형·클램핑 시스템을 고객 요구에 맞춰 공급하여, 품질은 높이고 가격은 국내 가격에 맞게 합리적인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더불어 국도머신㈜는 단순히 해외 부품을 들여와 조립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국내 제조현장에서 축적한 운전자료와 유압기술을 협력업체와 공유하고 고객이 요구하는 출력과 속도, 정밀도를 구현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성한다. 고객마다 사용하는 실린더의 규격과 필요한 힘, 속도, 정밀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국도머신은 작업 조건을 분석해 유압 밸브와 펌프, 전기제어장치를 조합하고 생산현장에 최적화된 장비를 제작한다.



머신 제작중인 모습.


철판의 규격과 가공 조건을 입력하면 작업 순서와 결과를 화면으로 확인할 수 있는 3D 그래픽 제어장치도 적용할 수 있다. 도면을 입력하면 절곡 프로그램이 자동으로 만들어져 작업자의 편의성과 생산 효율을 높인다.

절곡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도 변화를 추적하는 장치와 금형 낙하를 막는 클램핑 시스템, 장비의 휨을 보정하는 크라우닝 기능 등도 선택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유럽산 고급 장비에 적용되는 기능을 갖추면서 가격은 낮추고 국내 제조·관리 체계의 장점을 살렸다.

빠른 사후관리도 핵심 경쟁력이다.

기계는 일반 소비재와 달리 멈추는 순간 고객사의 생산과 매출에 직접적인 차질이 발생한다. 국도머신㈜은 고장 접수 이후 8시간 이내 응대를 목표로 사후관리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통상 1년인 품질보증 기간도 실제 장비 설치와 작업자 교육 시점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적용한다. 장비를 설치한 날이 아닌 고객사가 교육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가동한 시점을 반영하는 방식이다.

자사 제품뿐만 아니라 외국산과 다른 업체의 장비도 수리·개조한다. 20년 이상 사용한 노후 장비를 분해한 뒤 주요 부품과 제어시스템을 교체하는 오버홀 작업도 가능하다.

기존 부품이 단종됐거나 제조사가 사라진 경우에는 필요한 부품을 직접 설계·제작한다. 장기간 축적한 설계와 유압·전기 기술을 갖추고 있어 특정 업체의 부품 공급이 중단돼도 대응할 수 있다. 국도머신㈜이 생산한 장비는 관리 상태에 따라 최소 30년가량 사용할 수 있다.

지금까지 국도머신㈜의 장비를 사용한 고객사는 국내·외 600여곳에 이른다. 대한항공과 LG화학, 포스코, 현대중공업, KGM 등 대기업·중견기업을 비롯해 한국표준과학연구원과 해군, 폴리텍대학, 공업고등학교 등에 장비를 공급했다.

필리핀과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러시아, 태국, 멕시코, 브라질, 미국 등 해외시장에도 제품을 내보냈다. 국내 절단기·절곡기 업체의 주문을 받아 제품을 대신 생산하는 OEM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절곡기에 로봇을 결합한 자동화 시스템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길이 3m 안팎의 철판도 두께에 따라 무게가 70㎏을 넘는다. 그동안 작업자 2명이 철판을 함께 들어 절곡기에 투입하고 가공된 제품을 꺼내는 경우가 많았다. 이 과정에서 철판이 떨어지거나 작업자가 허리와 어깨를 다칠 위험이 있었다.

로봇 자동화 시스템은 소재 투입부터 위치 조정과 절곡, 완제품 배출까지 반복 작업을 맡는다. 중량물 취급에 따른 작업자의 근골격계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제조현장의 인력난을 완화할 수 있다.



김준경 국도머신㈜ 대표가 자사 제품과 기술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국도머신㈜는 로봇과 절곡기가 효율적으로 연동하도록 생산공정을 설계한다. 로봇의 이동 동선과 철판을 잡는 위치, 절곡 순서 등을 조정해 제품 생산시간을 줄이고 장시간 가동에도 일정한 품질을 유지하도록 한다.

장비와 로봇 자동화에 금융지원 방안까지 연계해 고객사의 초기 투자 부담을 낮추고 있다.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것과 함께 이미 검증된 기술을 국내 제조현장에 맞게 결합하고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국도머신㈜은 국내에서 축적한 기술과 납품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고, 현재 미국 일리노이주의 시카고에 800만불 수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 2027년도 고객사 공장 운영을 목표로 현재 약 30여대 제품을 동시 생산 중이다.

이와 함께 향후 하이브리드 구동방식과 전기제어, 로봇 연동 기술을 지속해서 고도화하고 고객사가 생산하는 제품과 작업환경에 따라 세부 기능을 선택할 수 있는 맞춤형 장비를 확대할 계획이다.

김준경 국도머신㈜ 대표이사는 “창업 초기부터 이어온 ‘고객이 원하는 수준의 기계를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적용하여 직접 만들어준다’는 원칙이 지난 35년간의 국도머신㈜을 성장시킨 원동력이었다면, 앞으로는 50년은 모든 고객들에게 편익과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국도머신㈜의 존재 가치를 올려 2대를 넘어서 3대, 4대가 이어나가는 대한민국에서 없어서는 안될 100년 기업이 되고 싶고, 하이브리드 절곡기와 로봇 자동화 기술을 더욱 고도화하고 국내에서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시장도 적극적으로 개척하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송대웅 기자 sdw0918@gwangnam.co.kr         송대웅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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