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근로자 늘어나는데…‘숙련 관리’ 딜레마

인력 공급 확대에도 용접 등 현장 투입까지 교육 필요
언어·안전·숙소 관리까지…중소기업 부담 적지 않아

윤용성 기자 yo1404@gwangnam.co.kr
2026년 09월 16일(수) 17:16
외국인 근로자 공급이 확대되고 있지만 전남광주지역 중소 제조업체들의 인력난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일할 사람이 부족한 상황에서 외국인 근로자가 중요한 인력원으로 자리 잡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단순히 인원만 늘리는 방식으로는 숙련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때문이다.

16일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오는 29일까지 고용허가제(E-9) 외국인력에 대한 4회차 고용허가 신청·접수가 진행한다.

고용허가제는 중소기업이 정부로부터 허가를 받아 외국인력을 고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이번 4회차 신규 고용허가 규모는 총 1만2357명이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9020명으로 가장 많고 농·축산업 1906명, 어업 897명, 건설업 394명, 서비스업 140명 순이다. 초과수요가 발생할 경우 1만명의 탄력배정분도 활용할 계획이다.

정부가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덜기 위해 외국인력 공급을 확대하고 있지만 전남광주지역 제조업 현장의 고민은 여전히 복잡하다.

특히 용접과 CNC, 프레스, 금형 등 일정 수준의 숙련도가 필요한 직무에서는 단순히 인력을 채우는 것만으로 생산 공백을 메우기 어렵다는 게 현장의 설명이다.

외국인 근로자를 채용하더라도 곧바로 생산라인에 투입하기는 쉽지 않다. 작업 공정과 기계 조작법을 익히는 데 시간이 필요하고, 작업 지시와 안전수칙을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한 의사소통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숙소 마련과 초기 교육, 생활 적응 지원 등 기업이 추가로 감당해야 할 부담도 적지 않다.

직원 수가 많지 않은 중소기업의 경우 기존 직원이 생산업무와 외국인 근로자 교육을 동시에 맡아야 하는 경우가 많아 업무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전남광주지역 한 제조업체 관계자는 “사람이 부족한 건 분명하지만 외국인 근로자가 오면 처음부터 작업을 가르쳐야 한다”며 “당장 생산량을 맞춰야 하는 상황에서 기존 직원이 교육까지 맡아야 하다 보니 부담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용접이나 기계가공은 단순 반복 작업과 달리 현장에서 경험을 쌓아야 숙련도가 올라간다”며 “외국인 근로자를 장기간 근무할 수 있는 숙련인력으로 키울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외국인력 확대에도 기업들이 채용을 신중하게 검토하는 데는 제조업 경기와 인건비 부담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감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추가 인력을 고용하는 것 자체가 부담이고, 반대로 주문이 몰릴 때는 필요한 기술을 가진 사람을 단기간에 구하기 어렵다.

생산 물량에 따라 인력 수요가 크게 달라지는 중소 제조업의 특성상 외국인력을 고용하는 것 역시 기업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결정이다.

결국 중소 제조업체들이 원하는 것은 단순한 ‘인원수’가 아니라 필요한 공정에 빠르게 투입할 수 있는 인력이라는 설명이다.

전남광주지역 산업단지는 중소 제조업체 비중이 높은 만큼 인력관리 전담 조직을 갖춘 기업도 많지 않다. 외국인 근로자의 채용부터 교육과 생활 적응, 근무 관리까지 대표나 현장 관리자가 직접 맡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지역 산업계에서는 외국인력 배정 확대와 함께 직무별 숙련도 정보를 사전에 제공하고, 입국 이후 산업안전·한국어·직무교육을 연계하는 지원체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또 외국인 근로자가 일정 기간 근무한 뒤 숙련도가 높아질 수 있도록 장기근속을 유도하는 제도와 기업의 교육 부담을 덜어주는 지원책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외국인력을 단기적인 인력 공백을 메우는 수단이 아니라 지역 제조업의 지속적인 인력 기반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미다.

단순히 외국인 근로자의 숫자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기업이 이들을 안정적으로 숙련인력으로 성장시킬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남광주지역 중소 제조업체 관계자는 “외국인 근로자도 이제는 단순 인력으로 보기보다 숙련인력으로 키워야 한다”며 “기업 혼자 교육과 생활관리를 모두 떠안기보다 산단이나 지자체 차원의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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