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금슬금 톱질하세" 서석당 채우는 박 타는 소리

전통문화관, 26일 ‘김선이 동초제 흥보가’
소리 맛보기·절기체험 등 시민 놀이마당도

정채경 기자 view2018@gwangnam.co.kr
2026년 09월 22일(화) 18:08
광주문화재단 전통문화관은 오는 26일 오후 3시 광주 전통문화관 서석당에서 2026 토요상설공연 제18회 무형유산 초청 공연 ‘김선이 동초제 흥보가’를 선보인다. 사진 제공=광주문화재단
흥보의 박 속에 담긴 복과 놀보의 박 속에 담긴 벌이 소리로 풀어진다.

광주문화재단 전통문화관은 오는 26일 오후 3시 광주 전통문화관 서석당에서 2026 토요상설공연 제18회 무형유산 초청 공연 ‘김선이 동초제 흥보가’를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무형유산 동초제 흥보가 예능보유자 김선이를 중심으로 판소리 ‘흥보가’의 주요 눈대목과 살풀이춤을 함께 만나는 무대다. 사회는 박선주가 맡는다.

동초제는 동초 김연수가 완성한 판소리 유파로, 사설이 정확하고 인물의 감정과 장면을 섬세하게 표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흥보와 놀보가 각각 박을 타는 대목을 차례로 들려준다. 같은 박 타는 장면이 흥보에게는 복으로, 놀보에게는 벌로 이어지는 이야기를 통해 판소리 특유의 해학과 풍자를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다.

김선이 보유자는 염금향, 조통달, 오정숙, 김수연 명창에게 소리를 배웠으며 제25회 전국판소리경연대회에서 대통령상을 받았다. 동편제 수궁가와 서편제 심청가, 동초제 흥보가를 여러 차례 무대에 올렸고, 현재 백제남도소리고법진흥회 이사장으로 활동하며 판소리 연구와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다.

첫 무대에서는 김선이 보유자가 ‘흥보가’ 중 ‘흥보 박타는 대목’을 부른다. 제비가 물어다 준 박씨를 심어 거둔 박을 타자 금은보화가 쏟아지는 장면이다. 오랜 가난 끝에 복을 맞은 흥보 부부의 놀라움과 기쁨을 생생한 소리로 전한다.

이어 김해진이 살풀이춤을 선보인다. 살풀이춤은 흰 수건을 들고 한과 슬픔을 풀어내는 남도의 대표적인 민속춤이다. 국가무형유산 판소리고법 보유자 박시양의 장단에 정회완의 대금, 김민지의 아쟁 연주가 어우러져 깊은 울림을 더한다.

마지막 무대에서는 김미경이 ‘흥보가’ 중 ‘놀보 박타는 대목’을 들려준다. 욕심 많은 놀보가 박을 탈 때마다 온갖 재앙이 쏟아져 나오는 대목으로, 판소리의 익살과 풍자를 흥미롭게 만날 수 있다.

김미경은 국가무형유산 판소리 심청가 이수자로, 제19회 전국국악대전에서 대통령상을 받았다. 현재 사단법인 한국판소리보존회 울산지회장과 김미경판소리연구소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함평 돌머리굿판 대표인 고수 박시양과 과김해진 사단법인 명인명창추모사업회 이사장, 정회완 남도민속보존회 음악감독, 민속악회 율맥 대표이자 아쟁 연주자 김민지씨가 무대를 함께한다.

본 공연에 앞서 오후 2시 30분부터는 오픈 리허설 ‘소리 맛보기’가 열린다. 출연진이 공연 내용과 ‘흥보가’ 줄거리를 알기 쉽게 설명하고 주요 장면을 미리 들려줘 판소리가 낯선 관객도 공연을 쉽고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전통문화관은 매주 토요일 오후 1시부터 체험 프로그램 ‘토·토·전!’도 운영한다. 절기 체험을 비롯해 농악 공연과 타악 체험, 한복 체험, 시민 참여 놀이마당 등을 마련해 가족 단위 관람객이 함께 즐길 수 있다.

공연은 사전 예약 없이 현장에서 등록한 뒤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공연이 끝난 뒤에는 QR코드를 활용한 모바일 만족도 조사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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