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편 빚고 한 끼 나누고…광주 곳곳 ‘추석의 정’ 북구 새마을부녀회, 다문화가정 여성들과 명절 문화 나눠
엄재용 기자 djawodyd0316@gwangnam.co.kr |
| 2026년 09월 22일(화) 18: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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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오전 10시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북구 두암3동 행정복지센터에서 다문화가정 여성들이 차례상 차리는 법과 절하는 법 등을 배웠다. |
추석을 일주일 앞두고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북구 두암3동 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송편 빚기 행사장에는 고소한 깨소금 냄새와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광주 북구 새마을부녀회원 30명은 이날 다문화가정 여성 10여명과 마주 앉아 송편을 빚으며 한국의 명절 문화를 함께 나눴다.
알록달록한 한복을 차려입은 여성들은 처음 만져보는 반죽을 조심스럽게 떼어냈다. 손바닥 위에 반죽을 동그랗게 펴고 그 안에 소를 넣은 뒤 가장자리를 꾹꾹 눌러 송편 모양을 만들었다.
하지만 생각처럼 모양이 쉽게 나오지는 않았다.
송편이 터지거나 모양이 삐뚤어질 때마다 부녀회원들은 “조금만 더 눌러야 한다”며 손짓으로 방법을 알려줬다. 서툰 손길로 빚은 송편이 하나둘 쌓이자 곳곳에서는 웃음이 터졌다.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온 지 2년 된 부티후에씨(32)는 “한국말과 한국 생활을 배우고 싶어서 오게 됐다”며 “송편을 처음 빚어보는데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송편을 빚는 방법은 달랐지만 명절을 앞두고 가족과 이웃을 생각하는 마음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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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7일 오전 11시 광산구 고려인마을종합지원센터 1층에서 진행된 합동 생일잔치에 생일을 맞은 어르신들이 촛불을 불고 있다. |
익숙하지 않은 명절 풍습을 하나씩 배우는 사이 서로의 문화에 대한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오갔다.
한국에 온 지 3년이 지난 캄보디아 출신 리앙페악그데이씨(37)는 “광주북구가족센터를 통해 이번 행사를 알게 돼 참여했다”며 “캄보디아에도 명절이 있는데 한국과 명절을 보내는 방식은 다르지만 가족들과 함께하는 행복은 같다는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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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오전 10시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북구 두암3동 행정복지센터에서 다문화가정 여성들과 북구 새마을부녀회원 들이 송편을 빚고 있다. |
(사)고려인마을이 마련한 ‘2026 추석 한마당잔치’에는 고려인 어르신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행사장에는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인 어르신들의 반가운 표정이 가득했다. 축하공연이 시작되자 참석자들은 박수를 치며 무대를 즐겼고, 합동 생일잔치에서는 생일을 맞은 어르신들에게 축하를 전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커다란 생일 케이크가 등장하자 참가자들은 자연스럽게 생일축하 노래를 함께 불렀다.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었다.
이어진 식사 시간에는 수육곰탕과 각종 김치, 고기만두, 청어샐러드 등 다양한 음식이 식탁에 올랐다.
한 상에 둘러앉아 음식을 나누는 모습에서는 타국에서 생활하는 고려인 어르신들에게 추석이 갖는 의미가 고스란히 느껴졌다.
신조야 고려인마을 대표는 “추석을 맞아 원래 살던 곳에서는 많이 해먹었지만 한국에서는 만들기 힘든 음식들도 함께 대접했다”며 “특히 청어샐러드는 고려인들이 고기보다 더 좋아하는 음식이지만 집에서는 만들기가 까다롭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행사를 통해 고려인들이 이웃과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깨닫고 행복한 명절을 보내는 시간이 됐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추석을 앞둔 광주의 풍경은 조금씩 달랐지만 이날 두 행사장에 모인 사람들의 모습에는 닮은 점이 있었다.
누군가는 송편을 빚으며 낯선 명절 문화를 배웠고, 누군가는 오랜 이웃들과 따뜻한 한 끼를 나누며 고향과 가족을 떠올렸다.
태어난 곳도, 살아온 시간도 달랐지만 함께 음식을 만들고 나누며 웃는 순간만큼은 모두에게 같은 추석이었다.
엄재용 기자 djawodyd0316@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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