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부부 대출잔액 8년 새 130% 증가…4쌍 중 1쌍 3억원 이상 빚

대출 중앙값 1억7900만원…3억 이상 5.3%→24.0% 확대
유주택 부담 커져…고금리 기조에 상환능력 적신호 우려

김은지 기자 eunzy@gwangnam.co.kr
2026년 09월 28일(월) 14:47
‘신혼부부 대출 추이’ 그래프. 연합뉴스
결혼 5년 이내 신혼부부의 대출잔액이 8년 사이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출잔액이 3억원 이상인 신혼부부가 전체의 4분의 1에 달하는 등 고액 대출 비중이 빠르게 확대됐다.

주택 매입과 전월세 보증금 마련에 필요한 자금 부담이 커진 가운데 금리 상승까지 이어지면서 신혼부부의 가계 재정에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8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초혼 신혼부부의 대출잔액 중앙값은 1억7900만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5.0% 증가한 규모다.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16년 7778만원과 비교하면 8년 만에 130.1% 늘었다.

대출잔액 중앙값은 대출이 있는 부부의 대출액을 크기순으로 나열했을 때 한가운데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전체 평균과 달리 일부 고액 대출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으면서 신혼부부의 전반적인 대출 규모를 보여주는 지표다. 통계에는 제1·2금융권 가계대출과 개인사업자의 기업대출이 포함된다.

신혼부부의 대출 규모는 부동산 가격 상승기와 맞물려 꾸준히 커졌다. 2017년 9000만원이던 대출잔액 중앙값은 2018년 1억원으로 늘었고, 2021년에는 1억5000만원을 넘어섰다. 이후에도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2022년 1억6000만원대, 2023년 1억7051만원을 기록했다.

대출 규모가 커지면서 고액 대출에 해당하는 부부의 비중도 확대됐다. 대출잔액이 3억원 이상인 신혼부부 비중은 2016년 5.3%에서 2024년 24.0%로 4배 이상 늘었다. 신혼부부 4쌍 중 1쌍가량이 3억원 이상의 대출을 보유한 셈이다.

반면 소액 대출 비중은 감소했다. 대출잔액이 1000만원 미만인 부부의 비중은 같은 기간 8.8%에서 4.6%로 줄었다. 1000만~3000만원 미만은 14.7%에서 5.7%로, 3000만~5000만원 미만은 12.1%에서 5.6%로 각각 낮아졌다. 대출이 소액에 분포하기보다 상대적으로 큰 금액에 집중되는 흐름이 나타난 것이다.

주택 보유 여부에 따른 차이도 뚜렷했다. 2024년 기준 주택을 소유한 신혼부부의 대출잔액 중앙값은 2억2824만원으로, 무주택 부부의 1억4160만원보다 8664만원 많았다. 3억원 이상 대출 비중 역시 유주택 부부가 33.2%로 무주택 부부(16.7%)의 약 2배였다.

주택을 보유한 신혼부부의 대출 규모가 큰 것은 주택 구입 과정에서 발생한 차입 부담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주택 가격이 높을수록 매입에 필요한 자금이 늘어나고, 보유 자산과 함께 대출 규모도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에 거주하는 유주택 신혼부부 가운데 보유 주택 공시가격 총액이 6억원을 초과하는 비율도 2015년 5.9%에서 2024년 31.4%로 상승했다.

맞벌이 여부와 자녀 유무에 따라서도 대출 규모에 차이가 있었다. 맞벌이 신혼부부의 대출잔액 중앙값은 1억9800만원으로 외벌이 부부의 1억5787만원보다 4000만원 이상 많았다. 3억원 이상 대출 비중도 맞벌이가 28.0%로 외벌이(18.8%)를 웃돌았다.

자녀가 있는 부부의 대출잔액 중앙값은 1억8826만원으로 무자녀 부부(1억6950만원)보다 많았다. 3억원 이상 대출 비중 역시 유자녀 부부가 26.8%, 무자녀 부부가 21.1%로 집계됐다. 자녀 양육에 따른 지출과 주거 공간 확대 등이 대출 규모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늘어난 대출 부담이 향후 이자 상환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신혼부부는 중장년층에 비해 소득 기반이 충분히 형성되지 않았거나 자산을 축적할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을 수 있어 금리 변동에 취약하다. 대출 원리금 상환액이 늘어나면 주거비뿐 아니라 양육비와 생활비, 저축 여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실제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지표도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2026년 8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는 연 3.18%로 집계됐다. 올해 4월부터 7월까지 4개월 연속 상승한 뒤 8월에는 전월 수준을 유지했다. 금리 부담이 이어질 경우 변동금리 대출을 보유한 신혼부부의 상환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데이터처 관계자는 “주거비와 결혼 관련 비용이 동시에 늘어나는 상황에서 대출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가계의 재무 여력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신혼부부의 주거 안정을 위해서는 주택 공급과 금융 지원뿐 아니라 소득 수준에 맞는 대출 관리와 금리 변동에 대비한 상환 부담 완화 방안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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