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자금 받고 한달 내 폐업…골목상권 ‘경고등’

전남광주 5년간 209건·44억원…올해도 27건
전국 음식·숙박업 절반…심사·사후관리 도마

송대웅 기자 sdw0918@gwangnam.co.kr
2026년 09월 28일(월) 17:51
전남광주에서 소상공인 정책자금을 대출받은 뒤 한 달 이내에 폐업한 사례가 최근 5년간 209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업체에 투입된 지원금이 44억원에 달하는데, 경영 안정과 성장을 뒷받침해야 할 자금이 지원 직후 사업을 접는 업체에도 쓰이면서 대출 전 사업 지속 가능성에 대한 검증과 사후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허성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정책자금 지원 및 폐업 현황’에 따르면 2022년부터 올해 7월까지 광주·전남에서 정책자금 직접대출을 받은 뒤 1개월 이내 폐업한 건수는 209건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 광주는 194건에 대출금액 40억4000만원, 전남은 15건에 3억6000만원이었다. 양 지역을 합한 지원금액은 44억원이다.

광주의 연도별 폐업 건수는 2022년 94건에서 2023년 24건, 2024년 19건으로 줄었다가 지난해 45건으로 다시 늘었다. 지난해에는 전년보다 26건 증가해 두 배 이상으로 불어났다.

해당 업체에 지원된 대출금액도 2022년 11억2000만원, 2023년 6억4000만원, 2024년 5억2000만원에서 지난해 13억1000만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지원금액은 전년보다 7억9000만원 늘어 분석 기간 중 가장 많았다.

올해도 정책자금 지원 직후 폐업하는 사례가 이어졌다. 지난 7월까지 광주에서는 12건·4억5000만원, 전남에서는 15건·3억6000만원이 집계됐다. 양 지역에서 올해 들어서만 27건의 폐업이 대출 한달 이내에 발생했고, 이들 업체에 지원된 금액은 8억1000만원이었다.

전국적으로는 2022년부터 올해 7월까지 정책자금 대출 후 1개월 이내 폐업한 건수는 2910건에 달했다. 이들 업체에 지원된 대출금액은 608억8000만원이었다.

연도별로는 2022년 1187건·134억5000만원, 2023년 465건·132억2000만원, 2024년 472건·123억3000만원, 지난해 467건·126억8000만원으로 조사됐다. 올해는 7월 기준 319건·92억원이었다.

업종별로는 음식·숙박업에 집중됐다. 전체 2910건 가운데 음식·숙박업이 1508건으로 51.8%를 차지했다. 서비스업 718건, 도소매업 485건, 제조업 137건 등이 뒤를 이었다.

올해는 이러한 쏠림이 더욱 뚜렷했다. 전국 319건 중 음식·숙박업이 192건으로 60.2%에 달했다. 정책자금을 받고 한달 이내 폐업한 사례 10건 중 6건이 음식·숙박업에서 발생한 셈이다.

단기 폐업 업체에 지원된 자금의 회수 실적도 저조했다. 대출 후 1년 이내 폐업 업체의 지원액은 2022년부터 올해 7월까지 3989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회수액은 339억원으로 8.5%였고, 결손액은 859억원으로 21.5%를 차지했다.

실제 폐업 사유에는 방문객 감소와 상권 활력 저하, 원가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 등이 포함됐다. 이는 매출 기반이 약해진 상황에서는 대출을 통한 자금 공급만으로 영업을 유지하는 데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다.

더욱이 사업체 매각이나 폐업 후 재창업을 이유로 문을 닫은 사례도 있어 대출 심사 단계에서 영업 지속 여부와 자금 사용계획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 한 업체의 경우 올해 6월 4일 혁신성장촉진자금 6000만원을 대출받고 불과 사흘 뒤인 7일 폐업했다. 프랜차이즈 인기 하락과 내점객 감소에 따른 폐업 후 재창업이 사유였다.

또 다른 업체는 4월 29일 같은 자금 6000만원을 받은 뒤 7일 만인 5월 6일 사업체 매각을 이유로 문을 닫았다.

현재 소진공은 대출 신청·심사·약정 과정에서 국세청 조회를 통해 휴·폐업 여부를 검증하고 현장실사로 사업성과 업황을 확인하고 있다. 신용 취약 소상공인 가운데 매출이 일정 수준 이하이거나 사실상 휴업이 의심되는 경우 등에는 현장실사를 필수로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신용 취약 소상공인이 대출 실행일부터 90일 이내 폐업하면 대출금 사용내역을 점검하고 결과에 따라 후속 조치를 하고 있다.

다만 지원 직후 폐업하는 사례가 반복되는 만큼 영업 여부 확인을 넘어 매출 흐름과 상환 능력, 사업체 매각 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살피는 심사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회생 가능성이 있는 업체에는 경영 회복을 위한 지원을 연계하고, 영업 지속이 어려운 경우에는 폐업·채무조정·재기 지원으로 연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허성무 의원은 “전국의 수많은 성실한 소상공인에게 돌아가야 할 기회가 관리 부실로 허망하게 사라지고 있다”며 “정책자금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되지 않으려면 대출 전 공공·금융 데이터를 연계한 사전 선별 체계를 즉시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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