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텍, 배터리 내부 진단 ‘가상 기준전극’ 개발

김민호 교수 성과…추가 센서 없이 음극 전위 실시간 예측

송대웅 기자 sdw0918@gwangnam.co.kr
2026년 10월 06일(화) 17:50
켄텍 김민호 교수(공동제1저자)와 UCLA 겸 ChargeIQ 창업자 유창 리(교신저자)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켄텍)가 별도의 센서를 배터리 내부에 넣지 않고도 음극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급속충전 안전성과 배터리 수명을 높일 기반을 마련해 눈길을 끈다.

켄텍은 에너지공학부 김민호 교수가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UCLA) 유장 리 교수 연구팀과 함께 배터리 내부 음극 전위를 예측하는 ‘가상 기준전극’ 기술을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현재 대부분의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은 셀 전압과 전류, 온도 등 외부에서 측정할 수 있는 정보를 이용해 배터리 상태를 판단한다. 그러나 내부에서는 양극과 음극의 전위가 각각 달라져 전체 셀 전압만으로는 어느 전극에서 문제가 발생하는지 직접 확인하기 어렵다.

특히 급속충전 과정에서 흑연 음극 표면에 금속 리튬이 쌓이는 ‘리튬 전착’은 성능 저하와 안전 문제로 이어질 수 있지만 일반적인 셀 전압만으로 정확하게 진단하는 데 한계가 있다.

리튬 전착 여부를 판단하는 주요 정보인 음극 전위를 직접 측정하려면 양극과 음극 외에 별도의 기준전극을 삽입한 3전극 셀이 필요하다. 연구용 셀에서는 가능하지만 상용 배터리에 추가 전극을 넣으면 구조와 제조 공정이 복잡해져 적용이 쉽지 않다. 연구팀은 물리적인 기준전극을 데이터 기반 모델로 대체했다. 기준전극이 포함된 3전극 셀에서 실제 음극 전위 데이터를 확보해 모델을 학습시킨 뒤, 일반적인 2전극 셀에서 측정한 전압과 전류 등의 정보만으로 음극 전위를 실시간 예측하도록 했다.

배터리 내부에 추가 센서를 넣지 않고도 기존에 측정하기 어려웠던 전극 상태를 소프트웨어로 추정하는 방식이다. 향후 급속충전 중 내부 이상을 진단하고 충전을 제어하는 지능형 배터리 관리 시스템으로 활용 범위를 넓힐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하고 있다.

공동 제1저자로 참여한 김 교수는 UCLA 박사후연구원 재직 당시 배터리 진단 스타트업 ‘ChargeIQ’에서 발전시켜 온 핵심 아이디어를 이번 연구를 통해 학술적으로 구현했다. 배터리 셀 제조와 전기화학, 머신러닝 분야 전문가들이 협력해 셀 설계와 데이터 확보, 전기화학적 해석, 모델 개발을 진행했다.

김 교수는 “외부 전압만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리튬 전착 등의 현상을 실시간으로 진단할 수 있다면 배터리 안전성과 수명을 동시에 향상시키는 지능형 관리 시스템으로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배터리 소재와 계면 연구뿐 아니라 데이터 기반 진단·제어 기술까지 공동연구 범위를 확대해 켄텍과 UCLA 간 지속적인 한미 배터리 공동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 성과는 지난 8월 11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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