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 받는 곳 없도록…농어촌 기본소득 확대 추진

전남광주특별시, 인구감소지역 16개 군 전면 지급 구상
4개 군 1·2차 시범사업 선정…3차 탈락해도 자체 지원
최대 1211억원 소요 전망…통합시·군 재정 분담 관건

이현규 기자 gnnews1@gwangnam.co.kr
2026년 10월 11일(일) 07:28
전남광주 농어촌기본소득 현황표.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정부의 농어촌기본소득 시범사업에서 탈락한 지역에도 내년부터 자체 재원으로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현재 정부 지원을 받는 신안·곡성·구례·보성군에 이어 나머지 12개 군까지 혜택을 넓혀 관내 인구감소지역 16개 군 전체를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국비 없이 마련해야 할 사업비가 최대 1211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돼 통합시와 해당 군의 재원 확보와 분담 협의가 사업 추진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11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따르면 정부의 농어촌기본소득 3차 시범사업에 선정되지 않은 관내 인구감소지역을 대상으로 자체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민형배 시장은 최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내년 인구소멸 위험 지역을 대상으로 농어촌기본소득 전면 시행을 제안했다. 민 시장은 “정부 시범 지역에 선정되지 않은 곳까지 혜택을 넓히는 길을 특별시가 먼저 열어 가겠다”며 재정 부담과 시행 방식은 해당 군과 충분히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통합시의 구상은 정부 공모 결과에 따라 지급 여부가 갈리지 않도록 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공모에 선정된 군은 국비를 지원받아 사업을 진행하고, 선정되지 않은 군은 통합시와 군이 비용을 나눠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현재 전남광주에서는 신안·곡성군이 지난해 정부의 1차 시범사업에 선정돼 기본소득을 지급하고 있다. 2차 사업에 선정된 구례·보성군도 지난 7월 지급을 시작했으며 사업 기간은 내년 말까지다. 이들 4개 군 주민 13만명이 1인당 15만~20만원을 받고 있다.

아직 선정되지 않은 강진·고흥·담양·영광·영암·완도·장성·장흥·진도·함평·해남·화순 등 12개 군은 3차 공모에 도전한다. 정부는 전국 인구감소지역 69곳을 대상으로 11월 공모를 진행한 뒤 12월 사업 대상지 18곳을 발표할 예정이다.

통합시는 이 결과를 반영해 자체 지원 대상과 사업 규모를 정할 계획이다. 관내에서 정부 지원을 받는 군이 늘어날수록 자체 사업에 투입해야 할 지방비는 줄어든다. 반대로 선정 지역이 적으면 통합시와 군이 감당해야 할 부담이 커진다.

현재 통합시는 12개 군 가운데 4개 군이 추가 선정되는 경우를 가정해 사업비를 추산했다. 나머지 8개 군에 자체적으로 기본소득을 지급하면 832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12개 군 모두를 자체 사업으로 지원할 경우에는 1211억원이 들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소요액은 공모 결과와 지급 방식 등에 대한 협의를 거쳐 구체화된다.

재원은 통합시와 해당 군이 각각 50%씩 부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8개 군 지원에 832억원이 들어간다면 통합시가 416억원을, 해당 군들이 나머지 416억원을 나눠 부담하게 된다.

기존 정부 시범사업과 비교하면 지방정부가 마련해야 할 몫이 크다. 1차 사업은 국비 40%, 통합시비 30%, 군비 30%로 재원을 구성했다. 2차 사업은 국비 비중이 50%로 높아지면서 통합시와 군의 부담이 각각 25%로 낮아졌다. 자체 사업에서는 이 같은 국비 지원 없이 사업비 전액을 지방비로 충당해야 한다.

이에 따라 지급 범위 확대를 실제 사업으로 연결하려면 해당 군과의 재정 협의가 선행돼야 한다. 통합시가 제시한 절반씩 분담하는 방안도 확정된 것은 아니다. 군별 재정 여건과 사업 참여 의견을 토대로 분담 비율과 시행 방식을 조율해야 한다.

통합시는 다음 주 12개 군의 재정 담당자와 농정 관련 부서장 등이 참석하는 회의를 열어 지원 계획을 설명할 예정이다. 정부 공모에 도전하는 군들과 자체 사업의 필요 재원과 부담 가능 규모를 논의하고, 내년 시행을 위한 준비에 나설 방침이다.

민형배 시장은 “정부가 농어촌 기본소득을 2028년 전면 시행한다면 통합특별시가 내년 1년간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재정 부담과 시행 방식은 해당 군과 충분히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농어촌기본소득을 먼저 지급한 신안·곡성에서는 인구와 지역화폐 가맹점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윤준병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신안군의 올해 7월 인구는 사업 선정 전월보다 9.0% 증가했다. 먼저 사업을 시작한 전국 10개 군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로, 이들 지역의 전체 인구 증가율인 5.0%를 웃돌았다. 곡성군은 기본소득 지급 6개월 만에 지역화폐 가맹점이 234개소, 21.9% 늘었다. 10개 군 전체 가맹점 증가율인 15.4%보다 높았다.

윤 의원은 이러한 변화를 근거로 정부 시범사업 확대를 촉구했다. 아울러 기본소득이 주민의 장기 정착과 지역 내 소비 증가로 이어지는지 정밀하게 분석하는 제도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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