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반도체 전력망 비용 분담·전기료 선납 ‘도마’

1단계 구축비 1조4000억원…한전 "삼성·SK가 80% 부담"
25조원 제안 무산…사채 발행한도 축소 앞두고 재원 고심

송대웅 기자 sdw0918@gwangnam.co.kr
2026년 10월 12일(월) 19:03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망 구축에 필요한 기업의 비용 분담과 25조원 규모의 전기요금 선납 제안이 12일 한국전력 국정감사에서 도마에 올랐다.

한전은 수요기업을 위한 전용 설비인 만큼 기업이 비용의 상당 부분을 부담하는 구조라고 설명하고, 전기요금 선납은 사채 발행한도 축소에 대비해 투자 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이었다고 밝혔다.

김동철 한전 사장은 이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1단계 전력 공급 설비 구축에 총 1조4000억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의 송전설비 예산 관련 질의에 “한전이 부담하는 것은 20%도 되지 않는다”며 “삼성과 SK하이닉스가 나머지를 부담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당 조지연 의원이 전체 비용의 80%를 실사용자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부담하는 것이 맞느냐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김 사장은 두 기업을 위한 전용 전력설비라는 점을 비용 분담의 배경으로 들었다. 다만 국가 지원 여부에 따라 부담 방식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특별법에 따른 지원이 없을 때는 한전과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전력 사용 비중에 따라 비용을 부담한다는 것이다.

반도체특별법 시행령은 클러스터의 전력공급시설 등 산업기반시설 조성·운영 비용에 대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시설별 총사업비의 50~100% 범위에서 지원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구체적인 지원 비율은 산업통상부 장관이 정해 고시한다.

전력망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한전이 추진한 전기요금 선납 방안도 질의 대상이 됐다.

김도읍 의원은 한전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전기요금 선납을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며 제안 이유를 물었다. 앞서 한전은 두 기업에 향후 5년 치 전기요금에 해당하는 총 25조원을 미리 납부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확보한 자금을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망 건설에 활용하려는 구상이었지만 기업 측의 거절로 무산됐다.

김재군 한전 전력계통부사장은 사채 발행한도 축소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자본금과 적립금 합계의 5배까지 허용된 발행한도가 축소되는 상황에서 자체적으로 재무 문제를 해결하고자 선납을 제안했다는 것이다.

현행 한국전력공사법상 사채 발행한도는 원칙적으로 자본금과 적립금 합계의 2배다. 이를 5배까지 확대하는 한시적 특례는 2027년 말 종료된다. 한전은 전력망 투자 재원을 확보하면서 특례 종료 이후의 자금 조달 여력에도 대비해야 한다.

김 사장도 “한전 입장에서는 사채 발행 배수를 2배 이내로 유지하는 게 가장 큰 문제인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 박정 의원의 정책 제안과 법안 발의를 계기로 한전이 선납 계획을 설계해 두 기업에 제안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400조원씩 총 800조원을 투자해 메모리 반도체 생산공장 4기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정부는 광주 군공항 일대에 2029년 첫 생산공장을 준공하고 2030년 양산을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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