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세평] 야차룰과 인성교육 박병훈 톡톡브레인심리발달연구소 대표
광남일보 gn@gwangnam.co.kr |
| 2026년 10월 14일(수) 18: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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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병훈 톡톡브레인심리발달연구소 대표 |
얼마전 끝난 일본에서 열린 아이치-나고야 아시안 게임에서 우리나라 국가대표팀 일부 선수들의 깃털처럼 가벼운 언행으로 최고의 성취를 이뤄내고도 큰 사회적 파장과 함께 국민적 분노를 일으켰다. 몇몇 선수들이 보인 경거망동은 그들의 마음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과정을 따지지 않고 결과만 좋으면 괜찮다는 인성의 부재를 드러냈다. 이에 그치지 않는다. 이들이 자랑으로 삼은 병역면제 특혜는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가 아니다. 이들의 헌신과 국위선양에 대한 국민들의 사회적 인정이 전제됐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들이 받은 병역면제는 특권이 아니라 오히려 다른 방법으로 국민들에게 되돌려줘야 할 또 다른 책무이다.
따라서 이들이 표현했어야 할 이야기는 미안함과 고마움이었어야 했다. 생각을 조금만 깊이하고 인성을 갖췄다면 미안함과 겸손함이 자연스럽게 우러났을 것이다.
서울 배재고등학교와 광주제일고등학교 야구 경기에서 있었던 탱크데이 응원은 어떤가? 우리 교육의 현 주소를 말해주고 있다. 인성교육의 부재 말이다.
한편 교육부에서 실시한 2026년도 학교폭력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교폭력 피해를 경험했다고 응답한 학생은 2.9%였다. 작년보다 증가한 수치다.
학교폭력 피해자들이 경험한 학교폭력 형태로는 집단따돌림과 신체폭력 순으로 많았다. 그런데 최근에 유행하고 있는 학교폭력 중에 야차룰이라는 것이 있다. 야차는 불교 용어로서 팔부의 하나로 사람을 괴롭히는 사나운 귀신으로 설명된다. 최근에는 거칠고 위협적인 사람을 뜻한다. 혹은 싸움이나 대결을 나타내는 은유적 표현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상담을 하다보면 사회의 밑바닥에서 수면 위로 솟아오르려고 꿈틀거리고 있는 현상을 가장 먼저 포착할 수 있다. 집단따돌림이 그랬다.
한 상담자가 집단따돌림을 경험한 한 명 한 명을 만나다 보니 사회적 현상이라는 점을 간파했다. 이를 곧 공론화시켜 집단따돌림과 관련한 여러 대안을 만드는 계기가 됐다. 요즘 청소년들이 일으키는 비행은 그 수법이나 강도로 볼 때 성인 범죄 못지 않다. 대담하고 계획적이며 피해자들 마음을 공감하거나 이해하지 못한다.
야차룰이 그렇다. 야차룰은 유튜브 채널 야차클럽에서 파생된 용어이다. 체급이 없이 글러브를 끼지 않고 맨주먹으로 맞짱을 뜨는 혈투다. 물론 사전에 어떤 상해나 피해를 입더라도 민사나 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합의서를 서로 작성한다. 한마디로 아무런 규칙이 없는 맞짱 혈투이다.
지역 학교도 예외는 아니다.
교육부의 야차룰 등 신종학교폭력에 대한 심의 및 조치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24년부터 2026년 8월까지 ‘야차룰’ 등으로 심의가 이뤄진 학교폭력은 광주 55건, 전남 15건으로 밝혀졌다. 광주는 2024년 17건에서 작년도에는 21건으로 증가했고, 올해는 3월부터 8월까지 벌써 17건의 심의가 이뤄졌다.
야차룰 같은 신종학교폭력은 중학생 사이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다. 피해학생도 중학생이 7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야차룰의 암묵적 규칙인 서로 책임을 묻지 않기로 합의서를 작성했다고 해 폭행이 합법적 경기로 바뀌지는 않는다.
상담자로서 경험한 야차룰 뒤에는 주로 조직적으로 활동하는 무리들이 존재한다. 야차룰이 발생하는 곳은 교실 뿐만이 아니다. 야차룰을 빙자해 힘있는 아이들이 힘없는 아이들을 폭행하기도 한다. 폭행 후에는 피해자들이 신고하지 못하도록 피해자들의 특정한 신체부위를 촬영한 후 신고를 하면 인터넷에 유포하겠다는 협박도 서슴치 않는다.
이제 우리의 초점을 바꿔야 한다. 서울대학교 10개 만들기보다 중요한 일이 있다. 금메달만 손에 움켜쥐면 최고라고 생각하는 결과중심주의 교육을 바꿔야 한다. 자신의 내면을 바르고 건전하게 가꾸고 타인, 공동체,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데 필요한 인간다운 성품과 역량을 기르는 인성교육이 우선이다. 아이들에게 측은지심(側隱之心), 수오지심(羞惡之心), 사양지심(辭讓之心), 시비지심(是非之心)을 통한 인의예지를 기르쳐야 한다. 온고지신의 지혜가 절실히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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