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농·축협 연체액 21조원 육박…조합 5곳 중 1곳 적자

대출잔액 385조원…4년 새 연체율 1.21%서 5.45%로
농민 조합원 연체액 2조원…수협·산림조합도 적자 심각

김은지 기자 eunzy@gwangnam.co.kr
2026년 10월 15일(목) 14:50
농협중앙회 본사
지역 농·축협의 대출 연체액이 21조원에 육박하고 조합 5곳 중 1곳은 적자를 기록하는 등 지역 상호금융의 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대출 규모가 커지는 사이 연체액과 부실채권이 빠르게 늘어난 데다 수협과 산림조합에서도 적자 조합이 절반 안팎에 달하면서 지역 상호금융 전반의 경영 건전성을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농협중앙회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지역 농·축협의 대출잔액은 384조8598억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 말 336조1881억원보다 48조6717억원(14.5%) 증가했다.

같은 기간 대출 연체액은 4조819억원에서 20조9584억원으로 5.1배 늘었다. 연체율도 1.21%에서 5.45%로 4배 넘게 상승했다. 대출 규모가 확대되는 동안 제때 상환되지 않은 대출이 더 빠른 속도로 불어난 것이다.

회수 가능성이 낮아진 부실 대출도 증가했다. 지역 농·축협의 부실 대출액은 2022년 5659억원에서 올해 8월 2조1567억원으로 3.8배 늘었다. 회수가 어렵다고 판단해 손실 처리한 금액은 2022년 1862억원에서 지난해 5508억원으로 증가했으며, 올해도 9월까지 4696억원을 기록했다.

조합의 수익성도 악화하고 있다. 올해 8월 기준 적자를 기록한 지역 농·축협은 전체 1106곳 중 215곳으로 19.4%를 차지했다. 5곳 중 1곳꼴로 적자를 낸 셈이다.

수협과 산림조합의 경영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올해 적자를 기록한 수협은 전체 90곳 중 41곳(45.6%), 산림조합은 142곳 중 84곳(59.2%)으로 집계됐다. 적자 조합 비율이 수협은 절반에 가까웠고 산림조합은 60%에 육박했다.

수협의 대출잔액은 2022년 33조254억원에서 올해 33조4147억원으로 1.2% 늘었다. 산림조합은 같은 기간 7조9916억원에서 9조6644억원으로 20.9% 증가했다.

금융 부담은 농민 조합원에게도 이어지고 있다. 금융채무 불이행자로 분류된 농협 조합원은 올해 9월 기준 1만4778명으로, 2022년 8220명에서 크게 늘었다. 조합원 연체액도 2022년 말 4020억원에서 올해 9월 말 2조624억원으로 증가했다.

농지담보대출의 부실채권 회수 여건도 나빠졌다. 올해 3~8월 지역 농·축협의 농지담보대출 부실채권 매각 손실은 226억29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8억7100만원의 2.3배에 달했다. 같은 기간 부실채권 원금은 2403억원이었지만 실제 회수액은 1481억원에 그쳤다.

농지 거래 위축과 담보가치 하락 우려가 부실채권 회수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 올해 3~8월 농지담보대출 신규 취급액은 3조234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조9733억원보다 1조7389억원 감소했다. 다만 농지 거래 위축과 대출 감소 사이의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확인된 것은 아니다.

농협의 금융사업이 농민 조합원보다 준조합원과 비조합원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전국 단위농협 1112곳의 올해 상반기 대출 증가액 12조2329억원 가운데 준조합원과 비조합원 대출 증가액은 10조9366억원으로 전체의 89.4%를 차지했다. 조합원 대출 증가액은 1조2964억원으로 10.6%에 그쳤다.

지역조합의 부실이 심화하면 대출 심사가 까다로워지거나 자금 공급이 줄어 농어업인의 영농·영어자금 조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농업과 어업의 경영 여건이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상호금융의 건전성 악화가 지역 경제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농식품위 의원들은 “지역조합의 부실 원인을 파악하고 농협중앙회의 관리·감독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며 “농협·수협·산림조합이 조합원 중심의 상호금융기관이라는 본래 역할을 유지하면서 부실 대출을 줄이고 경영 안정성을 회복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관리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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