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서 아시아로, 여성영화의 새로운 출발

'제17회 광주여성영화제' 11월 11~15일 CGV금남로 등서
개막식서 새 명칭 선언…대만 특별전 등 8개국 51편 상영

정채경 기자 view2018@gwangnam.co.kr
2026년 10월 15일(목) 17:03
오는 11월 11일부터 15일까지 닷새간 열릴 ‘광주여성영화제’가 ‘광주아시아여성영화제’로 명칭을 바꿔 지역을 넘어 아시아로 향하는 영화제의 정체성을 강화한다. 사진은 15일 간담회에서 새로운 방향을 설명하는 김채희 광주여성영화제 집행위원장(가운데)과 이다혜 프로그래머(왼쪽), 양주연 감독.
개막작인 이민숙 감독의 다큐멘터리 ‘잃어버린 말들’ 스틸 컷.
“광주여성영화제가 지난 17년간 쌓아온 여성들의 이야기와 연대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제 아시아 여성들의 삶과 목소리를 잇는 새로운 지점에 다다르고자 합니다.”

김채희 광주여성영화제 집행위원장은 15일 오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영화제의 새로운 방향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이어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출범한 만큼, 광주를 넘어 아시아로 향하는 영화제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여성영화제가 없는 전남에서는 순회상영회를 선보여 지역 간 문화 격차를 줄이는 등 국제성과 지역성을 아우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올해로 17회를 맞은 광주여성영화제가 오는 11월 11일부터 15일까지 닷새간 광주극장과 CGV 광주금남로에서 열린다. 특히 행사 첫날 개막식에서 영화제 명칭을 ‘광주아시아여성영화제’로 변경한다고 공식 선언하며 새 출발을 알린다. 광주에서 쌓은 여성영화의 경험과 연대를 아시아로 확장하는 전환점이 될 전망이어서 기대를 모은다.

올해 영화제 캐치프레이즈는 ‘다다르다’로, 여기에는 여성영화인과 관객들이 함께 만들어온 17년의 시간이 변화와 또다른 가능성에 도달했다는 의미가 담겼다. 서로 다른 여성들의 경험을 존중하고, 차이를 지우지 않은 채 함께 나아가겠다는 뜻을 내포한다.

영화제에서는 8개국 장편 19편과 단편 32편 등 총 51편을 선보인다. 개막식은 11월 11일 광주극장에서 열리며, 12일부터 15일까지 CGV 광주금남로에서 상영과 부대행사가 이어진다.

개막작은 이민숙 감독의 다큐멘터리 ‘잃어버린 말들’이다. 캐나다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감독이 세상을 떠난 어머니의 흔적을 찾아 어머니의 고향인 화순과 캐나다를 오가는 여정을 그린다. 작품은 가족의 기억과 언어, 이주와 상실의 경험을 통해 한국 사회의 가부장적 질서와 여성의 삶을 되돌아본다. 영화 상영 후에는 양경언 평론가의 진행으로 이민숙 감독과의 대화가 진행된다.

폐막작은 인도 출신 트리베니 라이 감독의 ‘모모의 모양’이 장식한다. 히말라야의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서로 다른 시대를 살아온 여성 3대의 삶을 그린 이 작품은 가족과 사회의 기대 속에서 자신만의 길을 찾아가는 여성들의 현실과 선택을 조명한다.

올해 주요 프로그램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은 아시아 여성영화인들과의 교류를 확대하는 ‘플래시 아시아: 대만 넥스트 웨이브’ 섹션이다. 지난해 인도네시아 발리 영화 교류에 이어 올해는 대만 여성영화의 새로운 흐름을 집중 조명한다. 이 섹션에서는 여성 예술가와 민주주의, 성소수자, 가족과 세대 문제 등을 다룬 작품을 소개한다. 이와 함께 대만국제여성영화제와의 단편 교류전을 마련하고, 해외 영화인들을 초청해 관객과 직접 소통하는 시간도 갖는다.

한국과 대만의 광장을 연결해 민주주의와 여성의 참여를 살펴보는 포커스 토크 ‘민주주의의 미래’에서는 다큐멘터리 상영을 바탕으로 양국의 시민사회와 여성들이 만들어온 변화, 앞으로의 민주주의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다.

플래시 아시아:대만 넥스트 웨이브 섹션작인 모니카 트로이트 감독의 다큐멘터리 ‘민주주의 요리하기’ 스틸 컷.
폐막작인 트리베니 라이 감독의 극영화 ‘모모의 모양’ 스틸 컷.
전남광주 출신 양궁선수 안산을 조명하는 다큐멘터리 ‘금빛 과녁 너머에서 빛나는 우리’를 초청, 상영과 스페셜 토크가 준비된다. 안산 선수가 직접 참석해 운동선수로서의 삶과 경기장 밖에서 마주한 고민을 관객들과 나눌 예정이다.

광주여성영화제 고유의 경쟁 부문인 ‘귄 당선작’에는 올해 총 522편이 출품됐으며, 심사를 거쳐 장편 6편과 단편 12편 등 18편이 본선에 올랐다. 여성 노동과 연대, 혐오와 폭력, 돌봄과 노년의 삶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룬 작품들이 관객들을 만난다. 수상작은 폐막식에서 발표된다.

아울러 지역 여성영화인들의 작업을 조명하는 ‘지역여성영화제 교류전’ 섹션에서는 대구·전북·인천·제주 지역 여성영화제와의 교류를 바탕으로 각 지역 작품을 선보이고, 지역 작품을 선보이는 ‘메이드 인 광주’ 섹션에서는 이소희 감독의 ‘그 속에서 반짝이는 걸 보았지’와 앵주연 감독의 ‘움직이는 교실’, 장예린 감독의 ‘애정이’ 등 3편을 상영, 광주시청자미디어센터와 함께 배리어프리 버전으로 마련해 관람의 문턱을 낮춘다.

감독의 창작세계를 깊이 들여다보는 마스터클래스에는 ‘우리들’과 ‘우리집’, ‘세계의 주인’을 연출한 윤가은 감독이 참여해 작업 과정과 영화적 고민을 공유한다. 광주극장에서는 작업 흔적과 영감의 원천을 엿볼 수 있는 기획전시 ‘여성 감독의 책상-윤가은 편’이 마련된다.

이밖에 총 18차례의 관객과의 대화를 비롯해 스페셜 토크와 포커스 토크, 지역 독립책방 7곳과 함께하는 책 전시, 스탠드업 코미디 공연 등이 펼쳐진다. 특히 스탠드업 코미디 ‘광주의 다다른 코미디’의 경우, 영화제를 스크린 밖으로 확장하는 새로운 시도로, 여성의 삶과 사회적 경험을 유머로 풀어내며 관객들에게 색다른 즐거움과 생각할 거리를 안겨줄 전망이다.

김 위원장은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 삶의 경험을 지닌 여성들이 차이를 지우지 않고 존중하며 함께 나아가는 것이 광주여성영화제가 지향하는 연대”라면서 “여성들의 다양한 삶을 영화로 만나고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는 자리에 많은 시민이 함께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영화제 예매는 오는 28일 오후 3시부터 공식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며, 행사 기간 현장 예매도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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