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바우처 줘도 쓸 곳 없는 읍면동 ‘전남 15곳’…전국 최다

온라인몰 꾸러미배달도 이용률 11.9% 불과
신장식 "대안 절실…‘먹거리기본법’ 제정해야"

이성오 기자 solee235@gwangnam.co.kr
2026년 10월 18일(일) 14:10
취약계층의 균형 잡힌 영양 섭취와 국산 농산물 소비 촉진을 위해 도입된 ‘농식품 바우처’ 사업이 정작 인프라가 열악한 농어촌 취약지역에서는 ‘식품 사막화(Food Desert)’로 인해 사용조차 못 한 채 대거 소멸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 18일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3,628개 읍·면·동 가운데 오프라인 지정 사용처가 단 한 곳도 없는 지역이 67개 읍·면·동에 달했다.

지역별로는 전남·광주가 15곳으로 가장 많았고, 전북 13곳, 강원·경북·경남·충북 7곳 등이 뒤를 이어 주로 비수도권 농어촌 지역에 사용처 공백이 집중됐다.

현행 농식품 바우처는 취약계층의 식품 접근성 강화를 위해 생계급여 수급 가구를 대상으로 가구원 수에 따라 월 4만 원~18만 7000원 상당의 바우처를 지급하는 제도다. 지난 9월 기준 전체 대상 가구 16만617가구 중 88.8%에 달하는 14만2633가구가 지원받고 있다.

그러나 농식품 바우처는 올해 상반기 기준 총 충전액 약 551억 4200만 원 중 7.3%에 달하는 40억 4400만 원이 사용되지 못하고 소멸됐다. 매월 말일까지 사용하지 않으면 잔액이 소멸(지원액의 10% 미만만 이월 가능)되기 때문이다.

군·구 단위 농식품바우처 소멸률 상위 10곳을 살펴보면, 경북 의성군(20.5%), 경북 청송군(20.3%), 전남광주 완도군(19.8%), 강원 정선군(19.8%), 경북 봉화군(18.7%) 등 농어촌 지자체의 소멸률이 전체 평균(7.3%)의 두 배를 훌쩍 넘어섰다.

오프라인 사용처가 전혀 없는 읍·면·동의 경우 평균 소멸률이 11.1%로 전체 평균 소멸률(7.3%)을 소폭 상회했다.

화순군 청풍면의 경우 상반기 충전된 금액 전액이 소멸됐으며, 전북 임실군 덕치면(56.7%), 전북 남원시 보절면(54.4%), 경남 창녕군 성산면(53.5%) 등 오프라인 사용처가 없는 면 지역 곳곳에서 충전액의 절반 이상이 사용되지 못하고 소멸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농식품부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바우처 이용자가 농산물 꾸러미 상품을 온라인몰에서 구매하면 직접 배달해 주는 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농촌 취약계층에게는 높은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전체 바우처 사용액 대비 온라인 결제 비중을 보면 서울(30.7%), 인천(34.4%), 경기(27.3%) 등 수도권은 활성화된 반면, 전북(11.0%), 강원(12.2%), 충남(12.6%), 경남(12.2%) 등 비수도권 농어촌은 10% 안팎에 그쳤다.

특히 읍·면 거주자의 온라인 이용률은 11.9%에 불과해 디지털 접근성이 떨어지는 고령·농촌 가구는 온라인 소비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신장식 의원은 “신선하고 영양가 높은 먹거리를 구매하기 어려운 ‘식품 사막화’ 현상이 정주 여건 악화와 지방 소멸을 부추기고, 복지 혜택의 지역 간 불평등까지 심화시키고 있다”며 “농식품부와 지자체는 원인을 면밀히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모든 국민이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보장받는 ‘먹거리기본법’ 제정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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