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창업, 미래를 열다]창업 지원 넘어 성장·정착 연결하는 생태계 필요 <10>전문가 좌담회
김은지 기자 eunzy@gwangnam.co.kr |
| 2026년 10월 20일(화) 18: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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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대훈 동신대학교 교수 |
본보는 지난 19일 ‘청년 창업이 지역 경제의 미래다’를 주제로 좌담회를 열고 전남광주 지역의 청년 창업 현실과 정책 개선 방향을 논의했다. 좌담회에는 박대훈 동신대학교 교수, 노진성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원, 박윤선 광주청년센터 실장, 정가온 데이필름 대표가 참석했다. 이들은 무엇보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을 계기로 청년 창업 정책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인공지능(AI)·반도체·에너지·미래 모빌리티 등 지역 전략산업 육성과 함께 문화콘텐츠·서비스·로컬 창업 등 다양한 분야의 수요를 반영하고, 대학과 행정, 지원기관, 기업을 연결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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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가온 데이필름 대표 |
박대훈 교수는 국가 차원의 창업 지원 확대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지역의 특성과 창업 유형을 반영한 세부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기술 기반 창업과 지역 자원을 활용하는 로컬 창업을 함께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에너지 등 전략산업을 중심으로 기술 창업을 지원하는 동시에 지역의 문화와 콘텐츠, 생활서비스 등을 활용한 창업에도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지역에서 창업하려는 청년들이 안정적으로 사업을 유지할 수 있도록 교육과 창업 지원 체계를 갖춰야 한다”며 “기존의 창업 방식뿐 아니라 과거에는 없었던 새로운 형태의 사업도 정책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창업 지원사업의 문제점이 드러났다고 해서 새로운 시도를 중단하기보다는 사업을 추진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내놨다.
박 교수는 “초기 사업에는 문제가 생길 수 있지만, 부정적인 요소만 보고 시작조차 하지 않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면서 현장에서 드러난 문제를 보완하고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학과 창업지원기관, 행정, 기업을 연결하는 체계도 중요한 과제로 제시했다. 예비 창업자가 사업을 준비하는 단계부터 실제 창업과 성장 과정까지 필요한 역량을 쌓을 수 있도록 교육과 지원이 연계돼야 한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대학에서부터 창업에 필요한 역량을 키우고, 실제 사업을 시작한 뒤에도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성장 경로를 만들어야 한다”며 “지역 안에서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이 교육과 사업화, 판로 개척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경험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남과 광주를 별개의 시장으로만 바라보기보다 통합특별시 전체의 산업 기반과 인구, 생활 여건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점도 짚었다. 광주에 집중된 기능과 전남의 에너지·산업 기반을 연계하면 청년들이 지역에 정착할 수 있는 기회를 넓힐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지역의 산업과 일자리, 주거와 문화생활이 함께 연결돼야 청년들이 머물 수 있다”며 “창업 정책 역시 통합특별시 전체의 관점에서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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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진성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원 |
정가온 대표는 지역에서 창업한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지원금보다 사업을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는 시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창업 초기 비용을 지원하더라도 지속적으로 일감을 확보하고 경쟁력을 키울 환경이 없다면 지역에 남아 기업을 운영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창업만 시켜놓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경쟁력과 자생할 수 있는 능력까지 함께 키워주는 방향이 필요하다”며 “그동안 이 부분에 대한 논의가 부족했다”고 말했다.
특히 공공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가 발주하는 사업에 의존하는 지역 기업의 구조적 한계를 지적했다. 공공부문 사업이 중요한 매출 기반이지만, 제한된 예산 안에서 가격 경쟁이 심화하면 기업이 서비스 품질을 높이거나 직원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그는 “광주에는 기업과 기업이 거래하는 B2B 시장이 충분하지 않다”며 “행정에서 해야 할 일은 기업이 다양한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시장 자체를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같은 과업을 수행하더라도 광주에서는 100을 받는 일이 서울에서는 300을 받는 경우가 있었다”며 “지역 기업이 정당한 대가를 받고 수익을 내야 직원에게도 적절한 임금을 지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창업 지원사업의 운영 방식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원기관이 정한 사업 방향에 맞추느라 창업자가 본래 구상한 사업을 뒤로 미루거나, 이미 창업 경험이 있는 기업에 지원이 반복적으로 집중되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청년들이 하고 싶은 사업은 요식업일 수도 있고 문화콘텐츠일 수도 있는데 지원사업이 특정 분야에 집중되면 창업자가 사업을 지원 방향에 맞춰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며 “다양한 창업을 인정하고 기업별로 필요한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에서 성장 기회를 찾기 어려운 청년들이 결국 수도권이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는 현실도 언급했다. 지역에서 창업한 기업이 공공사업에만 의존하지 않고 민간기업과 협업하거나 자체 콘텐츠를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거래 기반을 넓혀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 대표는 “시장이 커져야 다양한 기업이 생기고, 기업이 늘어야 일자리도 만들어진다”며 “지속적인 지원 없이도 기업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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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윤선 광주청년센터 경영지원실장 |
노진성 의원은 창업 지원사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예산 투입 이후의 성과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청년들의 실제 수요를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창업 지원이 임대료와 사업화 자금 등을 제공하는 수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지원받은 기업이 실제로 매출을 올리고 고용을 늘렸는지, 일정 기간 사업을 지속했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는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노 의원은 “지원 체계가 마련되면 매출과 고용 등 성과도 함께 관리해야 한다”며 “인재 양성에 투입한 예산이 실제 취업과 창업, 기업의 지속성으로 이어졌는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청년 창업 정책이 지역의 모든 청년을 포괄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꼬집었다. 반도체와 AI 등 전략산업 육성은 필요하지만, 모든 청년이 해당 분야에서 창업하거나 취업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는 “전략산업을 육성하는 것과 함께 요식업, 문화콘텐츠, 로컬 창업 등 다양한 분야의 수요와 요구를 파악해야 한다”며 “청년들이 실제로 무엇을 원하는지 먼저 살펴보고 그 결과를 정책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 이후에는 서로 다른 청년 정책과 지원 체계를 조정하는 작업도 과제로 꼽았다. 광주와 전남은 청년의 연령 기준부터 지원사업의 운영 방식까지 차이가 있는 만큼, 단순히 조직이나 사업을 합치는 방식으로는 실효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노 의원은 “통합 이후에는 더 큰 틀에서 새로운 기준을 명확히 세울 필요가 있다”며 “성공한 창업자뿐 아니라 실패를 경험한 청년들의 목소리도 듣고, 실제 현장에서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전략산업 육성 과정에서 지역 인재의 취업 기회를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등 대규모 산업 투자가 지역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지만, 투자 자체가 지역 청년의 양질의 일자리로 자동 연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그는 “인재를 양성하는 데서 끝나서는 안 된다”며 “기업과 협의해 지역에서 교육받은 인재가 실제 채용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방안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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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남일보는 지난 19일 본사 1층 아카데미홀에서 ‘청년 창업이 지역 경제의 미래다’를 주제로 좌담회를 열고 전남광주 지역의 청년 창업 현실과 정책 개선 방향을 논의했다. 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박대훈 동신대학교 교수, 박윤선 광주청년센터 경영지원실장, 정가온 데이필름 대표, 노진성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원. 최기남 기자 bluesky@gwangnam.co.kr |
박윤선 실장은 청년 창업 지원사업이 기관별로 분절적으로 운영되면서 지원의 연속성이 떨어지는 문제를 지적했다. 유사한 사업이 여러 기관에서 반복되는 반면, 창업자가 어느 단계에 있고 다음 단계로 성장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종합적으로 살피는 체계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는 “기관마다 중요한 사업을 운영하고 있지만 전체적인 흐름에서 기업이 어디까지 성장했는지 파악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기관 간 역할을 조정하고 사업을 연계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청년이 지역에서 일자리를 찾고 정착할 수 있도록 취업 지원과 창업 지원을 연결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일경험 사업 등을 통해 지역 기업에서 일할 기회를 얻은 청년이 기업과 잘 맞더라도 지원사업이 끝난 뒤 인건비 부담 등으로 고용이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박 실장은 “청년들은 가족과 친구 등 생활 기반이 있는 지역을 떠나고 싶어 하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결국 먹고사는 문제 때문에 다른 지역으로 이동한다”며 “지역 기업이 청년을 채용하고 계속 함께 일할 수 있도록 지원사업을 단계적으로 연계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의 부담 능력을 고려한 지원 방식도 제안했다. 초기에는 공공 지원으로 청년과 기업이 함께 일할 기회를 제공하되, 이후 기업이 인건비 일부를 점진적으로 부담하도록 해 장기 고용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기업과 청년이 서로의 가능성을 확인한 뒤에는 기업도 일정 부분 부담하면서 고용을 이어가는 방식이 필요하다”며 “각각의 사업이 따로 운영되면 이런 연계 방안을 만들기 어렵기 때문에 기관 간 소통과 조정 역할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창업 지원사업이 정량적인 실적을 채우는 데 치우치지 않도록 운영 방식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업 횟수나 참여 인원만으로 성과를 판단하기보다 실제로 청년과 기업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박 실장은 “정해진 실적을 채우기 위해 사업을 운영하면 결국 숫자만 남을 수 있다”며 “기관마다 역할을 분명히 하고 중복되는 사업을 조정해 지원의 효과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 이후에는 청년의 연령 기준과 지역별 정책 차이를 조정하는 동시에, 지역에 남아 창업하고 일하려는 청년들이 체감할 수 있는 지원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은지 기자 eunzy@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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