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현장]사법부 양형 적정성 도마…5·18 재판 지연도 질타

소촌동 지주택 사기·장윤기 사건 형량 적절성 쟁점
판결문 누락에 성범죄 무죄…양형조사관 확충 요구
5·18 왜곡 소송 장기화 비판…신속 재판 의지 촉구

임영진 기자 looks@gwangnam.co.kr
2026년 10월 20일(화) 18:46
장용기 광주지방법원장이 20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동구 지산동 광주고등법원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전고등법원과 광주고법, 특허법원, 대전지법, 청주지법, 광주지법, 전주지법, 제주지법 대상 국정감사에서 위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최기남 기자 bluesky@gwangnam.co.kr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법원의 양형 적정성과 재판 지연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수백억원대 지역주택조합 사기 사건과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 사건의 형량이 적절한지를 놓고 질의가 이어졌으며, 판결문 누락으로 성범죄 사건에서 무죄가 선고된 사례와 5·18민주화운동 왜곡 사건의 장기화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20일 광주지방법원 6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박균택 의원은 광산구 소촌동 지역주택조합 사기 사건의 형량을 문제 삼았다. 해당 사건은 토지 확보율이 낮은데도 80% 이상 확보한 것처럼 조합원을 모집해 분담금 등을 편취한 것으로, 전체 편취액은 약 188억원에 달한다.

광주지법 형사11부(김송현 부장판사)는 지난 8월 피고인에게 징역 11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다만 1심에서 유죄로 인정된 사기 피해액은 약 76억원이며, 나머지 피해액까지 모두 유죄로 인정된 것은 아니라는 게 법원 측 설명이다. 사건은 쌍방 항소로 광주고법에서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박 의원은 “형량이 징역 11년밖에 안 된다”며 피해 규모와 범죄의 중대성에 비춰 형량이 충분한지를 따져 물었다.

여고생을 살해한 장윤기(23)의 양형을 둘러싼 질의도 이어졌다. 곽규택 의원은 수사 과정에서 고통을 겪은 유족의 진술이 재판에 충분히 반영됐는지 확인했다. 윤상현 의원과 박지원 의원은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 도입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장 법원장은 가석방 여부는 법무부의 권한으로, 재판부가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을 선고하더라도 법적 구속력은 없다고 설명했다. 해당 제도 도입은 중대한 형사정책적 사안인 만큼 국민 여론과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입법적으로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형조사 인력 부족과 판결문 작성·관리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박은정 의원은 광주 법원의 양형조사관이 2명에 불과해 충분한 조사를 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양형조사관의 법적 근거와 직위를 마련하고 인력을 확충해 재판의 신뢰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판결문 누락으로 처벌이 이뤄지지 못한 사례도 거론됐다. 박 의원은 미성년자 의제강간 사건에서 판결문 누락으로 항소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사례와 전자장치 부착 대상자의 준수사항 위반을 제대로 처벌하지 못한 사례를 지적했다. 장 법원장은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판사들과 소통해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5·18민주화운동 왜곡 사건의 재판 지연도 주요 쟁점으로 부각됐다. 이성윤 의원은 “46년이 지났지만 광주는 아직도 고통과 싸우고 있다”며 왜곡 행위에 대한 신속한 사법적 판단을 촉구했다.

이 의원은 고 전두환씨의 회고록을 둘러싼 손해배상 소송이 최종 확정되기까지 8년 8개월이 걸린 점을 지적했다. 광주지법과 광주고법은 회고록의 허위 사실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고, 대법원은 올해 2월 원심을 확정했다. 이 의원은 재판이 장기간 이어지는 동안 5·18 왜곡과 폄훼가 반복될 수 있다며 신속한 판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지원 의원도 5·18 폄훼가 계속되고 있다며 법원의 신속한 판단을 당부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차원의 신고센터를 설치하고 지역 변호사들이 관련 법률 지원에 나서는 방안도 제안했다.

이 밖에 광주 지역 국선변호인 경쟁률이 지난해 2대 1에서 올해 1.5대 1로 낮아진 점과 지역 법관의 대법관·헌법재판관 진출이 감소한 점 등도 개선 과제로 지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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