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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대통령은 5월18일 광주를 찾아와 광주를 보듬어줬습니다. 37년 전 아빠가 군인의 총에 스러지던 날 태어난 딸이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 보내는 편지’를 읽었습니다. 그는 딸의 편지를 듣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대통령은 광주의 딸을 따뜻하게 안아줬습니다.
김소형씨는 “아버지가 안아준 것 처럼 따뜻하고 포근했다. 그 어깨에 기대어 목 놓아 울고 싶었다”고 했답니다. 목울음을 삼키고 살아온 모두가 그 심정이었을 것입니다. 건드리면 여전히 쓰리고 아픈 ‘광주’를 안고 살아온 시민들의 상처를 감싸주는 듯했습니다. 가슴이 뭉클해지고, 박수와 함께 격한 눈물, 행복한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립니다.
대통령의 기념사는 또 다른 선물이자 큰 감동이었습니다. 그는 ‘광주’를 존경하고 광주시민들을 사랑합니다. 새 정부는 광주민주화운동의 연장선 위에 서 있다고 합니다. 진상규명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또 5·18정신을 헌법 전문에 담겠다고 합니다. 10여분의 연설문 중 한 문장도 버릴 수 없는 명문입니다.
망월 묘역에 모인 이들이 ‘님을 위한 행진곡’을 다함께 부릅니다. 목 놓아 부릅니다. 슬픔의 현장에서 기쁜 마음으로 노래를 부릅니다. 희생자의 명예를 지키고 민주주의의 역사를 기억하자는 노래, ‘1980년 5월 광주’의 노래입니다.
18일 기념식에 비해 전날의 전야제는 조금 달랐습니다. 물론 수만의 청중이 한 목소리로 ‘님을 위한 행진곡’을 함께 불렀지만 무겁고 어두운 분위기는 예년과 크게 차이가 없었습니다. 촛불의 성공으로 시민들은 들떠 있으나 무대는 장중한 음악으로 시작해 시종 어둡게 느껴집니다.
달라져야 할 때입니다. 5·18을 다르게 기념하자는 이야기입니다. 추모는 하되 슬픔만 있는 광주가 아닙니다. 전야제도 그렇고 기념식도 그렇습니다. 시민의 승리, 민주의 승리를 세계에 알리고 축하할만한 일이 아닐까요.
“마침내 오월 광주는 지난 겨울 전국을 밝힌 위대한 촛불혁명으로 부활했습니다.” “목숨이 오가는 극한 상황에서도 절제력을 잃지 않고 민주주의를 지켜낸 광주정신은 그대로 촛불 광장에서 부활했습니다.”
새 대통령이 굳이 강조하지 않더라도 이 사실은 명확합니다. 촛불혁명의 뿌리는 광주라는 사실이며, 그러니 우선 광주에서부터 당당해야 합니다. 아니 광주 시민임이 자랑스럽고, 대한민국에 광주가 있음이 자랑스러움입니다.
진상규명, 계속해야 합니다. 학살의 책임자를 찾아내 처벌하는 일도 멈출 수 없습니다. 5월 영령들과 ‘광주’의 명예를 진정으로 살리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주먹밥의 대동세상을 만든 광주를 자랑해야 합니다. 공수부대의 잔인한 학살에 피로써 당당히 맞서 싸우고 죽었던 광주도 증언해야 합니다.
그리고 노래합시다. 다 같이 추모와 승리와 축하의 노래를 부르고 축배를 나눕시다. 80년 5월을 경험하지 못한 젊은이들과 어린이 세대를 위해, 그리고 서울과 부산과 대구에서 광주를 잘못 알고 있었던 그들에게 손을 내밀어 봅시다. 거리에서 싸우던 시민이 함께 나누던 주먹밥을 그들과 함께 나눠야 할 때입니다.
광주는 더 이상 광주만의 것이 아닙니다. 광주를 뿌리로 1700만의 촛불이 역사를 바꿨습니다.
“광주의 아픔이 아픔으로 머무르지 않고 국민 모두의 상처와 갈등을 품어 안을 때 광주가 내민 손은 가장 질기고 강한 희망이 될 것입니다.”(문재인 대통령 기념사 중)
그리하여 이제 5·18이 추모와 축하의 거대한 축제, 세계가 부러워하는 거대한 민주주의 축제로 새 자랑이 될 것을 믿습니다.
2026.03.12 (목) 09: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