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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영수 전남도의회 운영위원장 |
2023년 K-도자기와 함께 강진의 새로운 도전이 시작됐다. 천년의 비색을 지닌 ‘고려청자’ 주산지 강진은 목포, 영암, 무안과 함께 세계도자기엑스포 유치를 계획하고 있다. 목포는 생활자기 생산지로, 영암은 우리나라 최초 시유 도기 발상지로, 무안은 조선 초 분청사기의 대표적인 생산지로 유명하다. 특히 고려청자 생산의 거점으로 그 중심에 있는 강진군은 고려청자 요지가 사적 제68호로 지정돼 있고 고려청자 박물관 인근에서 매년 ‘강진청자축제’를 개최하는 등 명실상부 우리나라 도자 문화·산업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강진군은 세계도자기엑스포 유치를 기점 삼아 서남권을 아우르는 도자벨트를 구축하고 관광 등 도자산업의 확장을 활성화할 콘텐츠를 개발해 지역경제 부흥의 기점을 만들어 나간다는 목표다.
강진군을 비롯 전남도의 4개 시·군이 모이게 된 데는 이유가 있다. 전남 서남부권은 월등한 기술력과 풍부한 원재료를 바탕으로 전국 도자기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는 등 도자산업의 중심지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하지만 크게 형성된 산업권에 비해 낮은 인지도로 경기도 등 타지역에 비해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세계도자기엑스포 유치를 위한 4개 시·군의 협력은 예산확보와 향후 홍보 활동에 유효한 동력을 창출하는 한편, 지속성 차원에서도 도자산업의 발전 방향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 주리라 기대된다. 특히 도자벨트를 기반으로 한 관광 등 연계 콘텐츠의 발굴과 운영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오는 8월 전남도에 강진군을 포함한 전남 서부권 4개 시·군은 엑스포 개최 계획서를 제출한다. 전남도 주관으로 기획재정부에 국제행사 승인을 받는다는 계획이다. 보다 구체화된 로드맵을 확립하고자 최근 세계도자기엑스포 유치를 위한 포럼이 강진군에서 개최되기도 했다. 포럼에서는 성공적인 생활도자 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지자체와 주민, 전문가와 기획자들이 끊임없는 소통을 이어가야 한다는 의견과, 1인 가구, 온라인 유통 플랫폼 서비스 활성화 등 소셜 미디어의 발달과 더불어 변화된 트렌드와 생활패턴을 잘 적용한 도자산업의 기반이 형성되어야 한다는 의견 등이 제시되었다. 엑스포 개최의 당위성과 도자산업의 발전 방향을 짚어보고 국제박람회의 성격과 개최 지역의 상황에 맞는 시설과 프로그램 검토가 필요함을 확인하기도 했다.
특히, 2001년 경기도에서 열렸던 세계도자기엑스포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세계도자비엔날레의 참고 사례를 살펴보고 성과와 한계점을 정리해 도자산업의 향후 방향성을 함께 고민했다. 도자벨트를 연계한 관광상품 개발, 도자기 문화와 지역을 연계한 스토리텔링 개발, 전남 각 시·군의 도자기박물관 체험프로그램 협업화와 도자기 해설사 양성 등 도자엑스포의 관광상품화에 대한 다양한 제언도 이어졌다. 4개 시·군이 함께 일을 추진해 나가야 하는 만큼 미흡한 공조 체계에 대한 아쉬움을 지적하는 의견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엑스포 추친의 당위성에 대해 공감하고 실효성 있는 추진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등 세계인의 문화축제로 육성해 도자기 역사의 새로운 도약점을 만들어가자고 의지를 다지는 시간이 되었다.
이처럼 도자산업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는 시기에 맞춰 강진군에서 중요한 행사가 개최된다. 다름아닌 2월 23일부터 3월 1일까지 개최되는 강진청자축제이다. ‘흙, 불 그리고 강진의 겨울이야기’라는 주제로 개최되는 이번 청자축제는 고려청자의 요지 강진군의 인지도를 제고하고 고려청자가 가진 역사성과 가치를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다. 세계도자엑스포의 가장 든든한 구심점이 될 강진군의 고려청자인 만큼, 유치에 새로운 활력을 창출하고자 축제를 기회 삼아 도의회 차원에서도 지역민들의 붐 조성에 적극 나설 생각이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는 백범 김구 선생의 말씀처럼 우리가 가진 훌륭한 문화 자원을 활용해 쇠락한 도시를 트렌드의 중심으로 탈바꿈시키는 기적이 창출되길 바란다. 승부수를 띄운 K-도자기의 매력이 전남을 넘어 세계로 뻗어나갈 그날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