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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 강행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 [UPI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
한국도 다른 모든 나라와 함께 관세부과 대상에 포함됐다.
미국 제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이 같은 일방적 조치에 주요국들이 보복에 나서면서 통상마찰 격화가 예고됐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10일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포고문에 따라 수입하는 모든 철강·알루미늄과 파생 제품에 미국 동부시간 기준 12일 오전 0시 1분(한국시간 12일 오후 1시1분)부터 25%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미국으로 수입되는 철강·알루미늄과 파생 제품 약 1천500억 달러(218조원) 상당이 이번 관세의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로이터와 블룸버그 통신 등은 추산했다.
집권 1기 때 철강 제품에 25%, 알루미늄 제품에 10% 관세를 각각 부과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 알루미늄 관세율도 25%로 올렸다.
아울러 관세 적용 대상을 철강과 알루미늄으로 만든 259개 파생 제품으로까지 확대하기도 했다.
애초 추가 공고 때까지 유예가 발표됐던 범퍼, 차체, 서스펜션 등 자동차 부품과 가전 부품, 항공기 부품 등 87개 파생제품에도 철강·알루미늄 함량 가치를 기준으로 같은 세율의 관세가 부과됐다.
미국 상무부는 파생제품 259개 가운데 87개에 대해서는 추후 공지때까지 관세 부과를 유예하기로 했지만, 이번 관세 발효 직전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은 이들에 대해서도 즉시 관세를 부과하는 것으로 최종 발표했다.
그동안 각국과의 합의에 따라 적용해온 예외와 관세 면제는 전부 없앴다.
이에 따라 한국이 2018년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철강에 적용받던 기존 면세 쿼터(연간 263만t)는 폐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미국이 무역흑자를 보고 있는 호주산에 대해서는 면제를 고려하겠다고 밝혔지만 결국 호주산에도 동일하게 부과된 데서 보듯 미국의 모든 교역 상대국에 이번 관세는 예외없이 적용됐다.
전 세계를 상대로 25% 관세가 적용되기 때문에 한국은 주요 수출 경쟁국과의 대미 수출 경쟁에서 더 불리해지는 것은 아니다.
일각에선 수출 물량 상한이 없어지면서 한국 철강 업체들이 미국 시장에 더 적극적으로 진출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도 나온다.
그러나 관세 장벽으로 인해 US스틸 등 미국업체 제품들의 가격 경쟁력이 향상되면서 기존 한국산 제품의 수요를 미국 제품이 일정 부분 흡수할 가능성도 있다.
미국 상무부 산하 국제무역청(ITA)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대미 철강 주요 수출국은 캐나다(71억4천만 달러·23%), 멕시코(35억 달러·11%), 브라질(29억9천만 달러·9%), 한국(29억 달러·9%), 독일(19억 달러·6%), 일본(17억4천만 달러·5%) 등의 순이었다.
철강 업계와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작년 한국의 전체 철강 수출액에서 미국 비중은 약 13% 수준이다.
알루미늄의 경우 캐나다가 전체 미국의 수입 물량 중 과반을 차지하는 가운데, 한국은 작년 7억8천만 달러(미국의 수입 물량 중 약 4%)의 대미 수출을 기록하며 아랍에미리트(UAE·9억2천만 달러·약 5%)에 이어 3위에 자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20일 백악관 복귀 이후 일차적으로 불법 이민자와 마약류 유입을 문제 삼으며 캐나다·멕시코·중국 등 3개국을 상대로 관세 카드를 뽑아 들었다.
이번 철강·알루미늄 관세는 미국 정부가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미국의 모든 무역상대국을 대상으로 관세를 부과하는 첫 사례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달 2일엔 세계 각국의 대미 관세율과 비관세 장벽 등을 고려해 적용하는 ‘상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워싱턴DC의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열린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의 대화에서 “관세가 (경제에) 엄청나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앞으로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관세의 최대 효과는 제조업 기반이 미국으로 돌아오게 됨으로써 미국의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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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알루미늄 관세가 발효하자 유럽연합(EU), 중국, 캐나다, 영국 등 미국의 주요 무역 상대국들은 반발하며 보복을 예고했다.
EU는 이날 미국의 관세에 대한 대응 조치로 약 260억 유로(약 41조원)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대해 4월부터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EU 집행위원회는 “이들 재조정 조치는 처음으로 전면적으로 시행된다”며 “선박부터 버번위스키, 오토바이에 이르기는 상품들에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도 미국의 관세 부과에 대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하겠다며 보복을 예고하고 나섰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관세 관련 질문을 받자 “미국의 행위는 세계무역기구(WTO) 규칙을 심각하게 위반하고 규칙에 기반을 둔 다자간 무역체제를 심각하게 훼손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마오 대변인은 “중국은 항상 보호주의에는 퇴로가 없으며, 무역전쟁과 관세전쟁에는 승자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는 국제사회의 보편적이고 공통된 인식”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중국은 정당한 권리와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필요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 정부는 이번 관세 조치에 유감을 표명하고 미국과 긴밀한 의사소통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제외를 요청했음에도 일본이 제외되지 않는 형태로 추가 관세 부과가 시작된 것은 유감”이라며 “일본과 미국 경제 관계, 세계 경제, 다각적인 무역체제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이어 일본 철강·알루미늄 제품은 미국 안보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대체가 어렵다는 점을 강조하고 “미국 산업과 고용에도 크게 공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캐나다와 영국도 보복 가능성을 시사했다.
조너선 윌킨슨 캐나다 에너지부 장관은 미국의 관세 조치에 대응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조너선 레이놀즈 영국 상무장관은 “실망스럽다”며 국가 이익을 위한 대응을 위해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관세 집행을 두고 미국 안팎에서는 무역전쟁 격화 우려와 함께 미국 경제가 오히려 타격받을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조처로 해외 철강 제품과 경쟁해온 미국 내 철강업체들은 반색하지만 미국 내 자동차 제조업체와 태양광 패널 등의 제조 비용이 상승해 미국 경제 성장세가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철강과 알루미늄을 원료로 쓰는 제조업체들은 관세 때문에 가격이 상승하면 비용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결국 광범위한 제조업계가 피해를 보면서 미국 경제 전반에 충격이 퍼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제조업 부흥 계획이 오히려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얘기다.
무역전쟁의 격화 때문에 미국 내 수출업자들이 즉각적으로 충격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도 이미 오래 전부터 제기돼왔다.
이번 관세가 트럼프 대통령의 중대 국정 과제인 인플레이션 완화에 부정적으로 작용하리라는 예상도 나온다.
특히 철강·알루미늄 관세가 적용되는 파생제품 중 자동차 부품이 다수 포함돼 있기에 이번 관세가 자동차 소비자 가격 상승으로 연결되면 인플레이션 압박을 키우고, 결국 소비자에게 부담이 전가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연합뉴스 @yna.co.kr